[스타데이트]채림 “오달자처럼 힘차게 살래요”

“이제 ‘봉순영’은 없어요. 여기엔 채림이 있을 뿐이에요.”

탤런트 채림이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이브의 모든 것’ ‘저 푸른 초원 위에’에서 여리지만 꿋꿋한 여성상을 선보여 인기를 모은 그녀는 2004년 KBS ‘오 필승 봉순영’을 마지막으로 안방극장을 떠났다. 홀연히 한국을 떠난 2년 동안 채림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홍콩 ATV ‘신취타금지’, 대만 CTV ‘양문호장’의 주연을 잇따라 맡으며 중화권의 스타로 떠오르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러나 지난 3월에는 남편인 가수 이승환과 전격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다.

“많은 분들이 제가 겪은 일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사실 알아요. 하지만 아직 저조차 준비돼 있지 않아 뭐라 말하기 힘든 걸요. 적어도 저는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온 채림은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됐다. 바로 ‘오달자’다. 내년 1월 3일 처음 방송되는 KBS 새 수목드라마 ‘달자의 봄’의 타이틀롤이다.

채림은 극중 홈쇼핑 채널 MD로 명성을 얻었지만 애인이 없어 고민하는 30대 노처녀 역을 맡았다. 애인을 구하던 그는 애인대행업체 직원 강태봉(이민기), 홈쇼핑 회사 대표 엄기중(이현우)과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발랄한 20대 여성만 연기하던 제가 새로운 역을 연기하는 건 어려운 결정이었죠. 6살 어린 연하남(이민기)을 상대로 연기하는 것도, 저보다 나이 많은 30대를 연기하는 것도 처음이에요. 하지만 이제는 언제나 활기차고 매력적인 달자 역에 매력을 느껴요. 요즘 드라마 촬영하면서 날씨가 너무 춥지만, 달자처럼 힘차게 살자고 생각하며 에너지를 얻고 있답니다. 비록 제가 달자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제 노처녀의 고민이라면 한 80% 정도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채림은 ‘달자의 봄’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활기차고 코믹하다. 여자 화장실에 갇히는 등 망가지는 코믹 연기는 예사다. 극중 ‘킬빌’ ‘사무라이 픽션’ 등 각종 영화장면을 패러디하며 땅에 묻히거나 와이어를 타고 날아다니는 연기까지 펼쳤다.

“중국드라마를 찍으며 와이어 연기에는 익숙해졌어요. 하지만 고등어로 맞고, 땅에도 묻혀보고, 못하는 노래에 춤까지 춘 건 처음이죠. 내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예요. 이 드라마는 그동안 상상만 해오던, 절대 하지 못할 일들을 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밤샘촬영이나 빡빡한 일정으로 앓기도 했지만 새로운 도전 같아서 언제나 재미있어요.”

채림은 실제 나이보다 다섯 살이 많은 오달자 역을 맡으며 많이 변했다. 2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인 데다 개인적인 아픔을 삭이며 출연 결정을 내린 채림. 어려서부터 연기를 했기 때문에 항상 ‘파장’을 먼저 생각하며 살았다는 그녀다.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으니만큼, 연기에 대한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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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자 역을 하며 많이 변한 것일까요. 어느 순간부터 1순위는 바로 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다음에야, 누구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어요.”

<스포츠칸/이종원 기자 higher2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