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벼랑 끝 승부가 더 재밌다

'축구토토' 6회차 승부처는 여기…
1부리그 탈락 위기에 놓인 팀의 선전에 기대

세계 프로축구에서 이른바 '빅리그'라 하면 이탈리아의 세리에A,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 등 4개 리그를 든다. 세계 축구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남미 축구의 프로리그나 네덜란드리그인 에레디비지, 프랑스리그인 르샹피오나는 '4대 리그'와 비교해서 선수들의 이름으로나 연봉에서 밀린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우리나라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하긴 했지만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프리메라리가의 이천수(누만시아)뿐이다. 차두리(SG프랑크푸르트)는 독일 2부리그에서 뛰고 있으며 벨기에를 거쳐 영국에 진출한 설기현(울버햄프턴)은 프리미어리그보다 낮은 챔피언십리그에서 뛰고 있는 실정이다. 이영표와 박지성(PSV아인트호벤)도 아직 빅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채 히딩크감독과 함께하고 있다.

빅리그의 경기는 그 명성만큼 흥미진진하다. 축구팬이라면 빅리그의 클럽과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나름대로 팀간 전력도 평가하고 경기를 분석하며 다음 경기를 예측하기도 한다. 이같은 면은 스포츠토토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필수이다. 축구토토 승무패 6회차의 대상경기는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세리에A 등 3개의 빅리그 경기다.

2월의 첫 주말 프리미어리그의 다섯 경기는 대부분 상위팀과 하위팀 간의 경기여서 다소 흥미는 떨어진다. 경기 결과에 대해서도 상위팀의 승리로 점치거나 아니면 무승부를 예측하기 쉽다. 비록 하위팀이지만 최근 상승세에 있거나 절대 2부리그로 추락할 수는 없다며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고 '덤비는' 팀이 있다면 의외의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가 그런 팀이다.

1월 27일 현재 리그 17위에 머물고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는 더 이상 추락하다가는 자칫 다음 시즌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위기감 때문인지 크리스탈 팰리스는 1월 22일 경기에서 저메인 데포와 '아일랜드의 영웅' 로이 킨이 활약하고 있는 토튼햄에 3-0으로 완승했다.

주목받는 크리스탈 팰리스

그러나 이번에 상대해야 할 볼튼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토튼햄과 다르다. 아프리카 대륙을 대표할 만한 제이 제이 오코차(나이지리아), 엘 하지 디우프(세네갈) 등 두 선수가 이끄는 볼튼을 상대하기에는 다소 버거워 보인다. 그러나 크리스탈 팰리스에는 티에리 앙리(16골)에 이어 득점 2위(14골)를 달리고 있는 앤드루 존슨이 있다. 믿을 만한 킬러가 있다는 것은 분명 큰 힘이다.

그다지 관심을 끌 만한 빅매치가 없는 가운데 그나마 축구팬의 흥미를 유발하는 경기는 뉴캐슬과 찰튼의 대결이다.

리그 12위라는 성적은 전통의 강호 뉴캐슬에 걸맞지 않다. 앨런 시어러와 파트릭 클루이베르트(네덜란드)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리버풀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마이클 오언을 임대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마저도 뜻대로 안 되고 있다. 더욱이 팀동료들간 내분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팀 분위기가 엉망이다.

반면 찰튼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톱3인 첼시,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위협할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5위권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게임메이커 매트 홀랜드(아일랜드)의 경기운영과 데니스 롬메달(덴마크)의 득점이 잘 어우러져 조직력이 강한 팀이다. 능력 있는 선수 영입에 여념이 없는 뉴캐슬과 '소리없이 강한' 찰튼의 대결에서는 뉴캐슬의 승리보다는 무승부 혹은 찰튼의 승리를 조심스레 점치는 사람이 많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데포르티보와 아틀레틱 빌바오의 대결이 관심을 끈다. 데포르티보의 경기는 아기자기하다. 다른 팀에 비해 유럽 출신 선수보다는 남미 출신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용병 중 유럽 출신 선수는 수비수인 조르제 안드라데(포르투갈) 정도. 아기자기한 축구를 보여주면서도 데포르티보는 프리메라리가에서 늘 강자로 꼽혀왔다.

그러나 리그 10위라는 데포르티보의 올시즌 현재 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이마저도 1월 23일 에스파뇰에 4-1 대승을 거두며 기나긴 '무승행진'에 종지부를 찍은 후 뛰어오른 성적이다. 프리미어리그에 뉴캐슬이 있다면 프리메라리가에는 데포르티보가 있다고 할 정도다.

'몰락한 강호'의 재기전 될까

'몰락한 강호' 데포르티보의 상대는 리그 8위에 랭크돼 있는 아틀레틱 빌바오. 비록 팀순위에서는 빌바오가 앞서 있지만 이번 경기가 에스파뇰에 대승함으로써 탄력을 받은 데포르티보의 홈경기라는 점, 빌바오가 원정경기에서는 평균 1골(0.9)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골가뭄에 허덕인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세리에A의 4경기도 비교적 경기결과를 예측하는 데는 수월하다. AC밀란과 라치오의 경기는 이름만으로는 AC밀란의 승리가 예상된다. AC밀란은 현재 리그 2위이다. 승점 8점차로 3위 우디네제를 따돌린 채 1위 유벤투스를 승점 5점차로 쫓고 있다. 반면 라치오는 리그 14위에 머물러 있다.

선수 면면을 봐도 AC밀란은 화려하다. 세르징요-카카(브라질), 에르난 크레스포(아르헨티나), 욘 달 토마손(덴마크), 필리포 인자기(이탈리아), 안드레이 셰브첸코(우크라이나) 등은 하나같이 월드컵대회가 열리면 각국의 '대표 킬러'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마누엘 루이 코스타(포르투갈), 클라렌세 세도르프(네덜란드), 마씨모 암브로시니 등이 있는 미드필더진도 어느 팀에 비해 손색이 없다.

유벤투스 대 팔레르모의 경기에서도 다비드 트레제게(프랑스), 델 피에로, 파벨 네드베드(체코) 등이 뛰고 있는 유벤투스의 승리를 예측하는 사람이 많다.

스포츠 토토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는 재미있는 통계가 하나 있다. 프리미어리그나 프리메라리가에 비해 무승부 경기가 월등히 많다는 점이다. 총 34라운드 중 20라운드를 소화해낸 현재 세리에A의 50% 이상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다. 특히 강팀간의 경기나 약팀간의 경기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결국 축구토토 승무패 6회차의 대상경기인 세리에A의 4경기는 모두 신중한 베팅이 필요하다. 특히 칼리아리 대 레체, 메시나 대 키에보 등 두 경기는 더욱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