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24)승리의 여신 니케가 향하는 곳

세계적인 축구 축제인 월드컵에서 우리 국민이 염원했던 원정 경기 16강 진출의 꿈을 이뤘다. 특히 조별리그 마지막 포르투갈 경기에서 황희찬의 결정적인 골 덕분에 승리의 깃발을 꽂을 수 있었다.

‘사모트라케의 니케의 여신상’ (기원전 190년경, 대리석, 루브르 박물관 소장)

그리스신화에서 승리의 여신은 니케, 로마신화에서는 빅토리아다. 니케는 티탄 신족인 팔라스와 저승의 강을 관장하는 스틱스의 딸이다. 니케의 형제들은 경쟁을 뜻하는 젤로스와 힘을 상징하는 크라토스, 그리고 폭력을 상징하는 비아다. 니케의 남매들은 제우스를 도와 티탄 신족과의 싸움을 승리로 이끈다. 특히 니케는 제우스의 전차를 몰아 혁혁한 공을 세운다. 니케는 이후 제우스, 아테나가 관련된 전쟁에서 승리의 배후 인물로 활약한다. 단독으로 활동하지는 않았다.

니케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 사모트라케 섬에서 발견된 ‘니케 여신상’이다. 날개가 달린 여인이 앞으로 나가고 있는 조각상으로, 날개가 있어 천사처럼 보이지만 승리의 여신 니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승전 소식을 전해주는 승리의 여신을 날개로 표현했다.

두 날개 때문에 가벼워 보이지만 받침대를 뺀 조각상의 크기만 3ｍ가 넘고, 무게만 수t이 넘는 거대한 작품이다. 여신상의 옷자락이 몸을 감싸고 있다. 거센 비바람을 나타낸다. 옷의 주름 때문에 두 다리가 선명하게 드러나 관능적으로 보인다. 물에 젖은 듯한 몸의 곡선과 얇은 옷감의 표현은 헬레니즘 조각의 특징이다. 니케 여신이 입고 있는 얇은 옷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입던 아마로 된 긴 속옷이다. 그리스 조각상을 보면 대부분 이 옷을 입고 있다.

동상의 머리는 날개가 부러지면서 떨어져 나갔다. 목과 어깨 부분에서 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두 팔이 떨어졌지만, 여신의 자세를 보면 오른팔을 높이 치켜들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1950년경 발견된 오른손에 남아 있는 손가락의 형태로 미뤄 승리의 신호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1863년 에게해 북서부의 사모트라케라는 그리스 섬 언덕 꼭대기의 성소에서 발견됐다. 조각상이 있던 성소는 바닷사람들을 보호하는 카비르 신들을 위해 마련된 곳이다. 배 모양의 받침으로 미뤄볼 때 해전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100여개가 넘는 파편으로 발굴됐다. 이후 이 조각들을 파리로 옮긴 후 제대로 맞춰 지금의 조각상 형태가 됐다.

미국 육군의 지대공 미사일도 승리의 여신 이름을 붙여 나이키 미사일이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도 승리의 여신에서 회사 이름을 지었다. 로고도 니케 여신의 날개를 표현했다.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

승리의 여신이 항상 우리 편은 아니다. 비록 카타르월드컵 16강 전에서 멈췄지만 그래도 잘 싸웠다. 그들처럼 우리도 열심히 자기 자리에서 승리를 위해 싸우면 언젠가 꿈은 이루어지리라.

<박희숙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