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미학적 인간으로 살아가기 外

미학적 쾌감은 인간의 본성

<미학적 인간으로 살아가기> 최광진 지음·현암사·1만5000원

‘미학’이란 말을 실생활에서 쓰는 경우는 드물다. 어딘가 고상한 표현이 필요할 때 부수적으로 갖다 붙일 뿐 사실 미학 또는 미학적 인간이란 무엇인지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도 많다. 진·선·미 세개의 가치 중 참된 진리를 추구하는 과학과 옳고 그름을 가르는 도덕에 비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마음은 어떤 경로로 표현될까? 저자는 미학이란 ‘쾌’와 ‘불쾌’의 감정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쾌감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막연한 진리나 절대선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훨씬 세간의 삶에 가깝다. 저자의 설명은 이어진다. 미학적 쾌감은 인간 본성에서 우러나는 것이고, 더 나아가 타자와 분리되면서 불쾌감이 나타난다고 볼 때 미적 쾌감은 타자와의 합일에서 오는 사랑의 감정이라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런 미학과 미학적 인간상은 현대사회가 발전할수록 더욱 외면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과 역할을 하나씩 대체해가는 시대, 마지막까지 남은 가장 인간다운 모습은 미학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창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순발력 있는 적응은 단지 쾌감과 행복을 주는 정도를 넘어 생존과 미래 계획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량이다. 감성이 중시되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필요한 미래의 인간상은 경직된 관습의 굴레에서 벗어난 미학적 인간이란 주장은 그래서 ‘오래된 미래’ 같은 표현과 공명한다. 미학적 창조력이 어떻게 발현되어 낡은 형식과 체제를 녹이는지, 그래서 그런 미학의 실천인 예술이 일상 속 삶과 얼마나 깊게 연결되고 서로를 북돋울 수 있는지에 관한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미스코리아 순위처럼 진·선·미에 차등이 있다고 생각한 인식이 얼마나 불균형했는지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