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본 세상]아저씨와 고양이-인간과 반려동물이 서로에게 반응하는 모습

사진으로 일상을 공유하게 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등장한 이후, 아마 이 바닥 최고의 스타는 고양이가 아닐까 한다. 관련 해시태그는 온라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 중 하나이고, 인스타그램에 고양이 사진을 공유하는 한 계정은 벨기에 전체의 인구보다 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다. 이 현상을 관찰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도 나왔다. 현재 우리에게 고양이는 점점 더 친숙한 대상이 되고 있다.

사쿠라이 우미의 <아저씨와 고양이> 시리즈 한국어판 표지 / 디앤씨미디어

많은 사람의 입에 고양이가 언급된다는 것은 그 아이템이 돈이 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고양이와 관련된 뉴스를 검색해봤다. 고양이 분양 전문업체가 24시간 상담을 한다거나 합리적인 분양가로 프리미엄 고양이를 분양한다는 기사가 보인다. 이게 왜 신문기사의 형태로 올라오는지는 모르겠으나. 여기에 동물병원 진료비가 부르는 게 값이라 스케일링을 받았더니 100만원이 나와 커뮤니티에서 논란이라는 소식도 있다. 역시나 돈이 문제다.

무언가가 사랑을 받고 인기를 얻으면 그것에 대해 반감을 표현하는 이들도 나타난다. 때로는 그 반감이 매우 극단적인 표현으로 바뀌기도 한다.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는 줄에 목이 묶인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고, 서울 관악구에서는 사냥에 쓰는 올가미에 걸린 고양이가 계속해서 나타나 수사 중이라는 뉴스도 있었다. 놀랍게도 이 모두 하루 동안에 올라온 소식이다. 고양이에 관한 많은 것이 화제가 되는 건 확실하다.

트렌드에 민감한 출판시장 역시 고양이와 관련된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의 에세이나 웹툰이 인기가 많고 전문적인 내용의 번역서도 상당히 많이 나와 있지만, 나는 덜 알려진 만화 한 편이 특히 좋았다. 일본 작가 사쿠라이 우미가 (작가 본인의 말에 따르면) 생각 없이 트위터에 올리는 만화 <아저씨와 고양이>는 대부분 서사를 생략한 짤막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온라인에서 시작하긴 했지만, 전형적인 출판만화의 포맷을 띠고 있어 책으로 읽기에도 적합하다.

<아저씨와 고양이>는 펫 숍에서 성묘가 된 고양이를 혼자 사는 아저씨 칸다가 분양받으면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어린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미 자라버린 고양이는 펫 숍에서 인기가 없다. 나중에 ‘후쿠마루(복덩이라는 뉘앙스)’라는 이름이 붙는 주인공 고양이는 그런 펫 숍의 유리장 안에서 오랜 시간 반려인을 기다리다 마침내 선택을 받게 된다. 작가는 펫 숍에 있는 성묘를 보면서 이 만화를 상상했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상품으로 생각하는 한 이 문제는 계속해서 뜨거운 감자일 것이다. 버려지는 고양이와 야생에서 탈락하거나 구조되어 인간의 도움이 필요한 동물이 이미 너무 많음에도 말이다.

만화로 본 세상

이 만화는 아저씨와 고양이의 시점을 오가며 인간과 반려동물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반응하는 모습만으로 독자의 감정을 살랑이게 한다. 유리장 안에서 사료를 남기던 고양이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밥이 너무 맛있다며 마구 먹는 모습에 눈물이 떨어졌다면 주책일까. 심지어 같은 사료였단 말이다! 욕실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고양이에게 고마운 감정을 느꼈다면 과장일까. 동물의 이런 행동에 마음이 뭉클한 이유는 꾸며진 행동이 아니라서가 아닐까. 물론 간식을 타내려는 수작일 수도 있다만, 힘든 업무를 떠넘기려는 것보다는 나을 테다.

<황순욱 초영세 만화플랫폼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