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만들어진 성장 外

GDP 중심 경제성장의 오류

<만들어진 성장> 데이비드 필링 지음·조진서 옮김·이콘·1만8000원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쉬운 답이 있다. 흔히 쓰이는 척도인 ‘국내총생산(GDP)’이다. 그런데 GDP 수치가 나타내듯 경제가 성장한 것처럼 보여도 한편으론 실제 삶은 그만큼 나아지지 않는 듯한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 책은 이러한 물음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며 GDP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경제성장이라는 신화의 오류를 짚어낸다. 경제학자들이 정한 전문적인 수치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실생활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앞으로 체감할 수 있는 삶의 행복을 위해선 어떤 경제를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한다.

사실 GDP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측정되는 지표인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저 오르면 오를수록 좋다고만 여기고 있고, 심지어 GDP가 높은지 낮은지에 따라 나라가 잘 살고 못 사는 나라를 구분할 정도다. 이런 GDP 수치로만 보면 세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좋은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고 인류의 구매력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중요한 문제들이 가려져 있다. 소득과 자산을 비롯한 경제 전 영역에서 나타나는 불평등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다. GDP를 이용해 경제의 규모를 재는 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내용이 양질인지 저질인지를 드러내는 질적인 특성이 배제되는 문제도 크다. 공공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출이나 가사노동 등이 제대로 포함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시대가 바뀌며 변화하는 개인의 경제활동, 예컨대 ‘그림자 노동’이라 불리는 개인의 활동에 대해서도 포착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물론 허점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GDP를 대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경제의 본질이 ‘돈벌이’만이 아니라 ‘살림살이’에도 있다는 점은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대체 지표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고전 여행자의 책 | 허연 지음·마음산책·1만6000원 문학·철학·사회·

과학·경제 등 분야를 막론하고 지성사의 흐름을 개관할 수 있게 해주는 동서양의 고전 116편을 소개한다. 고전 작품마다 대표적인 명문장을 발췌해 원문의 깊이를 전하는 한편 작품의 탄생 배경과 당대적 의미, 작가 소개를 함께 엮었다.

▲어쩌다 파일럿 | 정인웅 지음·루아크·1만8500원

현직 민항사 기장이 들려주는 비행기 조종실 내부의 생생한 비행 이야기를 담았다. 흔히 ‘칵핏(cockpit)’이라 부르는 조종실에 앉은 두 명의 조종사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훈련을 거쳐왔는지와 같은 이야기를 직접 하늘을 날아온 경험과 함께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