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미국의 미래 外

파멸하는 패권국가, 희망은 없을까

<미국의 미래> 크리스 헤지스 지음·최유신 옮김 오월의 봄·2만4000원

‘무소불위의 패권국가 미국이 파멸한다.’ 미국 멸망론이 담론을 너머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종군기자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크리스 헤지스는 르포르타주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나타나는 파멸현상을 기록했다. 소수 자본이 지배하는 미국 사회는 물신주의와 극단적인 자본주의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수준에 이르렀다. 저자는 쇠망과 헤로인, 노동, 사디즘, 도박, 증오, 자유 7개 키워드로 미국 사회에 만연한 ‘죽음에 이르는 병’을 진단한다.

경제적 기반이 파괴된 소외계층의 불안감은 외국인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혐오’로 표출된다. 도널드 트럼프는 혐오를 부추겨 대통령에 올라섰고 민주·공화 양당 역시 기업 권력에 사로잡혀 구조적인 문제를 풀지 못한다. 자본과 권력이 사회를 방치한 사이 젠트리피케이션은 만연하고 주거환경은 파괴된다. 사법체계마저 약자를 착취하는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 희망은 없을까. 저자는 걷잡을 수 없는 미국의 붕괴를 막아낼 유일한 희망은 시민사회의 연대와 저항뿐이라고 호소한다.

▲독일 현대사-1871년 독일제국 수립부터 현재까지 | 디트릭 올로 지음·미지북스·3만8000원

두 번의 통일과 세계대전이 녹아 있는 독일 근현대사는 기록 그 자체로 세계의 대서사시가 된다. 비스마르크와 히틀러, 귄터 그라스, 메르켈까지 서사의 주인공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책에는 1871년 독일 통일 이후 재임한 총리들의 모든 정책이 빼곡히 정리돼 있다. 주목할 부분은 2차 대전과 홀로코스트를 일으킨 나치의 발화부터 몰락까지의 과정이다. 책은 나치의 뿌리는 반유대주의에 있지만 세력화의 근본원인은 사회 가치의 합의구조를 붕괴시킨 대공황에 있다고 설명한다.

▲나는 드라마로 시대를 기록했다 | 고석만 지음·창비·1만8000원

드라마 <수사반장> <간난이>로 1980년대를 주름잡은 1세대 스타 PD 고석만의 비망록이다. 드라마를 통해 개발독재 시대의 민낯을 조명하고자 했던 저자는 작품을 만들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절을 겪었다. 억압과 중단으로 점철된 고석만 PD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