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스리랑카 수교 40주년 기념우표

우정사업본부는 한국과 스리랑카 수교 40주년을 맞아 스리랑카 우정과 공동으로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스리랑카와는 1977년 11월 14일에 수교했다. 수교 기념우표를 발행한 17번째 나라다. 수교 기념우표는 1982년에 처음으로 발행됐다. 한·미 수교 100주년을 기념한 것이다. 수교 기념우표는 해당국과 공동으로 발행된다. 수교 기념우표 발행은 호혜적 우호관계를 상징한다.

스리랑카는 인도의 남단에 물방울처럼 매달려 있는 섬나라다. 제국주의 시대 때 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1948년에 독립했다. 신생독립국임에도 한국전쟁 전후 복구를 돕기 위해 쌀을 지원했다. 1972년 국호를 실론에서 스리랑카로 바꿨다. 스리랑카는 사회주의를 지향했다. 우리보다 북한과 더 가까웠다. 상대적으로 수교가 늦어진 이유이다. 수교과정에서 조계종의 역할이 컸다. 스리랑카는 사실상 불교국가다. 인구의 75%를 차지하는 싱할라족은 불교를 신봉한다. 1977년 정식 외교관계를 맺은 후 양국의 교류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10년간 스리랑카 제1의 투자국이었다. 당시 한국의 경제 투자는 스리랑카에 대한 전 외국기업 투자의 50%를 상회했다. 현재 스리랑카에 한국이 투자한 공장은 80개 정도라고 한다. 약 900명의 한국인(어린이 포함)이 주재한다. 최근에 스리랑카에 한국인 여행객이 부쩍 늘어났다. 내전에도 불구하고 수려한 원시자연과 문화유산은 잘 보전되어 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이 일곱 개나 된다. 특히 우뚝선 거대한 바위 위에 세워진 시기리아의 고대 캔디 왕궁은 10대 세계 불가사의로 꼽힌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1월 14일 한국과 스리랑카 수교 40주년을 맞아 스리랑카 우정과 공동으로 수교 기념우표 2종 64만장을 발행했다.

스리랑카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한국으로 고용되는 인력을 뽑기 위한 한국어 시험 당일에는 장사진을 이루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현재 한국에서 일하는 스리랑카 근로자는 약 5000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83년부터 시작된 싱할라족과 타밀족(힌두교)의 뿌리 깊은 종족·종교 간 갈등과 반목으로 빚어진 내전이 격화되면서 양국의 교류는 주춤했다. 1996년 스리랑카 대통령의 한국 방문이 전환점이 됐다. 그 이후로 정치 및 경제 교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달 말에도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이 방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양국이 교류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과 함께 ‘남아시아의 트리오’로 불린다. 이는 급성장세를 타던 시절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을 ‘아시아의 4마리 용’이라고 불렀던 것과 같은 의미다. 자연재해와 수출부진 등으로 스리랑카의 성장폭이 예전만큼 크지 않지만 잠재력은 대단하다. 내전이 종식된 이후 8%대의 성장세를 상당 기간 유지했다. 스리랑카는 동인도양과 서인도양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넥스트 차이나’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와 인접한 국가다. 인도 경제권이라는 얘기다.

수교우표 발행도 양국의 교류·협력 확대라는 의지의 표현이다. 스리랑카 수교 기념우표는 양국의 화려한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궁중무용인 한국의 ‘춘앵전’과 스리랑카의 ‘캔디안 댄스’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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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앵전은 춘앵무라고도 부른다. 춘앵전은 1828년 조선 순조 때 효명세자가 예제한 춤으로 효명세자의 모친인 순종비 순원왕후의 보령 40세 탄신을 경축하는 진연에 무동 김형식이 초연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공연되어 온 궁중무용이다. 스리랑카의 ‘캔디안 댄스’는 캔디 왕조 시대에 궁전 연회에서 추었던 춤과 스리랑카 각 지역의 민속무용을 융합한 춤이다.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희들이 북소리 등 다양한 전통악기에 맞춰 보여주는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춤사위가 인상적이다. 남성 댄서들의 기민하고 박력 넘치는 움직임과 여성 댄서의 화려한 의상과 부드러운 율동의 조화는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