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남사당놀이 무형문화유산 기념우표

동물은 움직이는 생물을 통틀어 말한다. 인간도 동물이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은 다르다. 움직임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도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렇다. 인간은 움직임에 재미를 느낀다. 그게 놀이다. 놀이도 놀이로 끝나지 않는다. 운동으로 발전하고 경기로 진화한다. 놀이에 흥이 가미되면 춤이 되기도 한다. 춤을 어울려 추면 집단무가 되고, 기술을 가미하면 묘기가 된다. 도구도 사용한다. 악기를 다루거나, 줄을 뛰거나, 모자를 돌리거나, 무동을 태우거나 모두가 놀이에서 나온 춤이다.

이런 모든 요소를 갖고 있는 놀이가 바로 남사당패 풍물마당놀이다. 남사당패는 유랑 민중놀이패다. 가장 큰 특징은 남자들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다. 남자 사당의 준말이다. 사당을 요즘 말로 표현하면 ‘천민 탤런트’다. 이들은 조선 사회에서 가장 천대받았던 부류다. 이 때문에 이들은 전국을 유랑하며 살게 됐다.

우정사업본부는 남사당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3호)를 소재로 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기념우표 2종(총 50만장)을 10월 27일 발행했다.

남사당패는 어린 나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40~50명으로 이뤄진다. 남사당패는 6개의 마당놀이를 통해 민중의 편에서 양반을 희극적으로 비판했다. 그들의 말없는 몸짓과 소리짓은 민중에 큰 공감을 얻었다. 남사당놀이는 단순히 관객들과 어우러져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는 얘기다. 당대의 부조리를 풍자하고 문제점을 폭로하는 등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더욱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사당패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연예 집단인 안성 남사당패다. 안성 남사당패의 바우덕이는 흥선대원군으로부터 정3품 당상관 벼슬을 얻었다고 한다. 지금으로 말하면 중앙부처 국장급의 높은 벼슬이다. 반상의 구분이 엄격했던 시절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던 내막은 드라마틱하다. 경복궁 복원사업 때 바우덕이가 이끄는 남사당패가 ‘축하공연’에 초대됐다. 우연히 이를 본 흥선대원군이 그의 기예에 감복해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바우덕이는 금녀의 영역인 남사당패에서 살아남은 여성이다. 뿐만 아니라 유리천장을 깨고 단체의 우두머리(꼭두쇠)에 오른 팜므파탈이었다. 풍물 6마당 모두에서 그의 기예는 출중하기 이를 데 없었다고 한다. 특히 줄타기는 당대의 최고의 경지로 칭송받았다고 한다.

여자 꼭두쇠가 이끄는 안성 남사당패는 지역을 초월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공연했던 유일한 사당패였다.

우정사업본부는 10월 27일 남사당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3호)를 소재로 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기념우표 2종(총 50만장)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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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행되는 우표는 남사당놀이 중에서 꼭두각시 인형극인 ‘덜미’와 농악놀이인 ‘풍물’, 곡예놀이를 하는 ‘무동타기’를 담았다. 덜미는 우리나라 전통인형극인 꼭두각시놀음인데 이를 남사당에서는 덜미라고 불렀다. 인형의 목덜미 또는 뒷덜미를 잡고 움직이는 인형놀이라는 데서 이름이 유래한 듯하다. 풍물은 사물놀이의 확대판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물놀이는 꽹과리, 징, 장구, 북 등 사물로 연주하는 데 비해 풍물은 여기에 태평소, 피리 등 다양한 다른 악기를 추가해 연주한다. 무동놀이는 풍물놀이에서 악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어른 무동과 어린이 무동이 농악꾼의 어깨 위에 올라가 춤을 추거나 재주를 부리는 것을 말한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번 우표 발행으로 전통문화유산들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