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6.12.13ㅣ주간경향 1205호
시사 2판4판
왕누나 뒤에 왕누나
글·윤무영 그림·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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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2판4판]왕누나 뒤에 왕누나

<5년 전>

아그 형님. 아그들이 돈을 제대로 주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형님 큰형님한테 이야기를 해야지.

아그 큰형님이라면?

형님 저쪽 높은 곳에 계신 큰형님을 말하는 거지.

아그 그럼 큰형님에게 말씀드리고 이참에 확실하게 손을 보는 게 좋겠습니다.

형님 그게 큰형님께서 결정내릴 것이 아닌 것 같은데.

아그 그럼 누가 결정을 내립니까?

형님 큰형님 뒤에 또 큰형님이 계시지. 만사형통 큰형님이라고…. 그 분이 결정을 내려야 하지.

<5년 후>

동생 누님, 재벌들이 돈을 제 날짜에 주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님 왕누나에게 이야기를 해야지.

동생 왕누나라고 하면?

누님 저쪽 높은 곳에 계신 왕누님을 말하는 거지.

동생 그럼 왕누님에게 말씀드려서 제 날짜에 입금하지 않으면 손을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누님 왕누님은 순전히 영업사원이고, 실질적인 결정은 왕누님이 하지 않지.

동생 그럼 누가 결정을 내립니까?

누님 왕누님 뒤에 또 왕누님이 계시지. 조선의 국모라고…. 그 분이 결정을 내려야 하지.

이명박 정부에서는 만사형통(모든 일은 형님으로 통한다)이 유행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만사실통(모든 일은 최순실로 통한다)이었음이 드러났다. 10년 동안 비선실세들이 집권해온 것을 보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억장이 무너질 만하다.

<글·윤무영 그림·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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