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편리성 확장한 ‘대화형 커머스’의 급성장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하다가 만날 장소의 주소를 받으면 그 주소를 클릭한다. 그런 뒤 교통편을 선택할 수 있고 바로 우버를 골라 호출할 수 있다. 작년 12월에 페이스북과 우버가 공개한 서비스 방식이다.

/ 페이스북 공식블로그

아마존의 에코 박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도미노 피자를 시키거나 우버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단지 ‘알렉사, 우버 좀 불러줘’ 하는 말만 하면 가능하다. 에코는 이런 기능을 별도의 알렉사 앱의 ‘스킬’ 메뉴에 등록하면 새로운 능력이 추가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제 3자가 원하는 기능을 더할 수 있도록 API를 공개했다.

핏빗은 운동 기록과 운동과 수면 습관에 대해 코치를 해주며, 캐피털 원은 계좌 내역과 결제일 안내 등을 할 수 있다. 이는 모두 에코의 ‘알렉사’를 음성으로 불러서 처리한다. 페이스북은 인공지능 메신저 기능으로 ‘M’을 테스트 중인데, M은 가까운 식당을 예약하거나 항공권을 알아봐 주고 내가 원하는 옵션을 찾아서 예약을 해줄 수 있다. 이를 모두 자연어 문장으로 처리한다. 이런 흐름은 메신저와 가상 비서가 커머스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고, 이는 전반적으로 새로운 커머스 방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소위 ‘대화형 커머스’라는 흐름의 시작은 원래 아시아의 메신저 플랫폼에서 출발했다.

위챗, 라인, 카카오톡 등이 보여준 기업 서비스가 이들에게 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미 아시아의 메시징 플랫폼은 구매, 결제, 주문, 택시 부르기 등을 접목시켜 왔다. 그러나 대부분 단순 확장이나 추가 앱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기업은 이를 좀 더 고도화시키거나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그 편리성을 크게 확장시켰다. 나아가서 플랫폼 개념에 맞게 API를 공개해 더 많은 외부 개발자들이 참여하도록 만들어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 1월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상위 4개 모바일 메시징 앱의 사용자가 4대 소셜 네크워킹 사용자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제 메시징이 사람 간의 소통에서 가장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으며, 사람과의 대화를 넘어서 다른 앱이나 기업과의 소통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9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가진 왓츠앱이 전면 무료를 선언한 것은 사용료보다는 비즈니스 영역과 커머스 영역으로 수익을 더 낼 수 있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화형 커머스 기능은 스냅챗 디스커버나 슬랙 앱스토어에서처럼 추가적인 방식을 제공하거나, 대화 중 특정 데이터를 인식해서 가동하는 방식, ‘알렉사’ 같은 특정 봇 이름을 불러서 사용하는 방식들이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사용하는 음성이나 자연어 입력이 대세가 될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내가 요청하는 주문을 처리하는 상대 기업 측 사람이 앉아서 메시징을 받아서 처리할 수 있거나 중간에서 양측의 대화를 지원하는 서비스 자체를 새로운 앱으로 소개하는 식일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북 M이나 아마존 에코를 생각하면 이 기술은 점점 인공 지능 기술이 처리하게 될 것이고, 이를 지원하는 기술 스타트업이 점점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 최근 동향이다.

시리, 구글 나우, 코타나 같은 음성 기반의 가상 비서 역시 자연스럽게 커머스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다. 단지 검색을 지원하는 수준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 비서의 역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화형 커머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기를 일관성 있게 지원하고, 상황을 인지하면서 매우 지능적인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나의 구매 패턴이나 선택의 특징, 선호 방식 등을 알아서 처리해주지 못한다면 이는 진정한 비서도 아니고 소비자에게 대화가 더 불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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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내가 메시지를 보내서 주문을 하거나, 일 처리를 요청하는 상대가 사람이 아닌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