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짐 콜린스는 “버스가 어디로 갈지를 정하는 것보다 좋은 사람을 태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생 버스’는 행선지보다 탑승객이 중요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흔히들 ‘know how 시대’는 가고 ‘know who 시대’가 왔다고 말하는 것과 맥락이 같은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날까. 이 질문에 사회학자 솔라 폴은 대답한다. 그는 100일 동안 한 사람을 추적조사한 뒤 3500명 정도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숫자는 필연적·인위적·우연적 만남을 통해 형성된 인연을 모두 포괄한다.
3500명에는 일정 기간 동안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았더라도 이것이 얼마 동안 지속된 것인지는 모른다. 또 얼마나 진정성과 안정성이 있는 인관관계인지도 알 수 없다. 그것을 짐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마도 집안의 애·경사가 아닐까 생각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한평생 평균 17회 정도의 관혼상제를 경험한다고 한다. 다른 ‘조사 결과’도 있다. 애경사에는 보통 250명 내외의 하객이나 조문객이 방문한다고 한다. 날마다 평균 5대 이상, 그것도 12년 동안 포드자동차를 판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의 주장이다. 이를 ‘250의 법칙’이라고 한다. 한 사람이 미칠 수 있는 인간관계의 범위가 250명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250의 법칙’은 마케팅의 고전이 됐다. “한 사람에게 신뢰를 잃으면 그것은 곧 250명의 고객을 잃는다”, “250명을 대하듯 지금 대하고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지라드의 말은 마케팅의 격언이 됐다.
우정사업본부는 3월 3일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계좌번호 없이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우체국페이를 출시했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왼쪽)과 우체국페이 1호 가입자인 우체국금융 모델 탤런트 고아라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제공
애경사 참석은 마케팅에 비교되지 않는 일이다. 적어도 애경사에 참석하는 지인은 나와 매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으로 간주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인간관계의 안정성은 감정에 드러나는 법이다. 우리 누구나 한두 번은 꼭 참석해야 할 지인의 애경사에 참석하지 못한 일을 경험했을 것이다. 더욱이 축의금이나 부조조차 하지 못했을 때 난감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터이다. 반대로 꼭 올 것으로 기대했던 지인이 자신의 애경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때의 서운함은 커지게 마련이다.
우정사업본부는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이 같은 난처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지난 3월 3일 출시한 ‘포스트페이(우체국 페이)’다. 포스트페이는 우체국의 특화서비스인 경조금 배달서비스를 핀테크와 접목한 간편송금·간편결제 서비스다. 포스트페이는 공인인증서 필요 없이 가입할 수 있다. 상대방의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편리하게 경조금을 보낼 수 있다.
포스트페이는 스토어(앱마켓)에서 다운로드하여 이용할 수 있고, 기존 인터넷뱅킹·스마트뱅킹보다도 빨라지고 간편해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잊어버리기 쉬운 경조금을 원하는 날짜에 송금이 가능하도록 예약기능을 설정하고 전국 우체국에서 현금 교환도 가능해 어르신들이나 미성년자(만 14세 이상)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은 “포스트페이를 통해 우체국예금의 보편적 서비스 역할을 제고하고, 누구나 금융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활동과 온·오프라인 핀테크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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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채 상병 의혹
‘이채양명주’ 의제로 올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