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우표로 보는 2014년 갑오년

2014년 갑오년은 어떤 해가 될 것인가. 정치인에게는 지방선거의 해가 될 것이지만, 김연아 선수에게는 동계올림픽, 홍명보 감독에게는 월드컵의 해가 될 것이다.

각 분야마다 다르니 일일이 알아보는 것이 어렵고, 그렇다고 역술인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정인은 걱정할 것 없다. 국가적 주요 사업이나 관심사, 의미 있는 행사 등을 간단히 살펴보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해의 우표 및 엽서 발행계획을 보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새해에 16회에 걸쳐 62종의 우표를 발행한다. 엽서는 5회 5종을 발행할 예정이다. 한국의 캐릭터 네 번째 묶음, 추억의 인물 두 번째 묶음, 가야 김수로 특별우표 등 시리즈 우표와 우표취미주간 특별우표, 연하우표 등 연례적인 것을 제외하면 2014년 갑오년을 주제로 한 우표와 엽서는 16가지다. 이를 통해 올해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와 흥미가 있을 것이다.

우표는 살아 있는 역사 기록이다. 우표 발행계획을 통해 그 해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사진은 제24회 아시아국제우표전시회. | 우정사업본부 제공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필라코리아 2014 세계우표전시회’ 기념우표가 두 차례나 발행되는 점이다. 4월 9일 8종, 개막일인 8월 7일 4종 등 총 12종이다. 필라코리아 기간인 8월 8일에도 우표취미주간 특별우표가 발행된다. 이래저래 우취인에게 올 8월은 가장 뜨거운 여름이 될 것 같다.

필라코리아 못지않게 올해의 뜨거운 소재는 스포츠다. 소치 동계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 등 초특급 이벤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6월 3일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TM 기념우표’, 7월 31일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기념우표’를 각각 발행한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와 달리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을 겨냥해서는 기념우표 발행계획이 없다.

3월 20일 발행하는 지적재조사사업 기념우표도 눈길을 끈다. 지적재조사사업이란 지적정보(地籍情報), 즉 토지의 위치, 형태, 이용, 지번, 경계, 면적, 사용 목적, 건축물 등 땅의 모든 정보를 기록해놓은 이른바 ‘땅의 주민등록’을 새롭게 측량해서 재구축하는 국가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100여년 전 일제가 토지 수탈을 목적으로 만든 종이로 된 지적도는 부정확할 뿐 아니라 시대적 환경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최첨단 측량방법으로 바로잡고 디지털, 3D 지적정보로 전환하게 된다. 이 사업은 2012년 하반기부터 시작돼 2030년까지 계속된다.

올해는 충남 공주와 부여의 향토축제인 백제문화제가 60회를 맞는 것을 비롯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창립 60주년, 한국-우루과이 수교 50주년, 산재보험 50주년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창립 60주년과 산재보험 50주년은 엽서로, 제60회 백제문화제와 한국-우루과이 수교 50주년은 우표로 기념한다. 8번째 맞는 세계 한인의 날 기념우표도 발행한다.

국제행사로는 2014 세계수학자대회, 생물다양성협약 제12차 당사국총회, 2014 ITU 전권회의를 대상으로 기념우표가 발행되고, 세계헌법재판관회의 제3차 총회는 기념엽서가 발행된다. 세계수학자대회는 국제수학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수학 학술대회로서 ‘수학 올림픽’으로 불린다. 8월 13일부터 21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세계 193개 당사국 대표단 및 국제기구, 산업계, NGO 등 2만여명이 참가하는 생물다양성협약 제12차 당사국총회는 10월 6~17일 강원 평창에서 열린다. 10월 20일부터 11월 7일까지 3주간 부산에서 열리는 2014 ITU 전권회의는 유엔 정보통신기술 분야 전문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최고 의사결정체로서 4년마다 개최하는 ‘정보통신 올림픽’ 격이다. 세계헌법재판관회의 제3차 총회는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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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충남 서천의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서울 용산의 국립한글박물관이 추진 8년 만에 개관하는 해이기도 하다. 우정사업본부는 3월에 해양생물자원관, 5월에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기념엽서를 발행할 계획이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