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세계 희귀우표 서울에서 만난다

‘청마의 해’인 2014년 갑오년은 우정인과 우취인에게 특별한 해다. 근대 우편 도입 130주년이자 필라코리아가 열리는 해이기 때문이다. 우취(philately)와 한국(Korea)의 영문 합성어인 필라코리아는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규모의 우표전시회를 말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필라코리아 2014 세계우표전시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10여년 주기로 개최하는 이 행사의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조직위원회 명예위원장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위원장은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 부위원장은 라제안 한국우취연합회장이 맡았다. 날짜와 장소, 일정, 공식 휘장, 마스코트 등도 정해졌다. 8월 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며, 세계 100여개국에서 출품한 2500여 틀, 1000억원 상당의 우표작품이 전시된다.

2009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국제우표전시회. | 우정사업본부 제공

엠블럼은 ‘필라코리아 2014 세계우표전시회’의 주제인 ‘사랑·평화·화합’을 다채로운 색상과 친근한 이미지로 디자인한 것으로서, 전 세계 우표를 사랑하는 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인류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편지와 우표의 느낌을 조화롭게 표현했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마스코트인 피코(Phiko)와 하모(Hamo)는 필라코리아(Philately+Korea)와 화합(Harmony)을 상징한다고 한다. 피코는 세계우표전시회가 대한민국 개최를 통해 세계 우표문화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은 희망 전령사이고, 하모는 우표를 통해 세계 각국의 문화를 알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지구촌 화합을 이루는 전령사라는 것이다.

필라코리아 2014 세계우표전시회에는 세계 최고의 희귀 우표들도 초청·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1918년 미국에서 실수로 아래와 위가 뒤집혀 인쇄된 커티스 제니 우표가 그 하나다. 일명 ‘뒤집힌 제니(Inverted Jenny)’로 불리는 이 우표는 발행 당시 한 장에 24센트에 불과했지만 현재 15억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전 세계에 오직 한 장만 남아 있는 우표도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다. 1856년 영국령 가이아나에서 발행된 이 1센트짜리 임시우표는 36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필라코리아 2014 세계우표전시회 마스코트와 ‘뒤집힌 제니’ 우표.

국제우취연맹(FIP)이 후원하는 세계우표전시회는 G20 국가에서 10년 주기로 열린다. 한국은 1975년 FIP에 가입한 뒤 1984년 근대 우정 100주년을 기념하여 첫 필라코리아를 연 것을 시작으로 1994년과 2002년에 이어 이번에 네 번째로 전시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명예조직위원장인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우표는 우리나라 5000년의 찬란한 문화유산, 국민의 창의력, ICT를 접목시킬 수 있는 창조적 문화 콘텐츠”라며 “전시회를 통해 한류 및 전통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 세계 문화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표를 통해 세계 각국의 문화를 쉽게 접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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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 현실을 집약한 문화상품이다. 필라코리아는 비록 우취인이 아니더라도 수준 높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필라코리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philakorea.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