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인증과 보안 충족, 지문인식 혁신

새롭게 출시된 아이폰5S에는 지문인식 센서가 탑재됐다. 스마트폰에 담기는 개인정보가 갈수록 방대해지고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보안문제 또한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마트폰의 잠금을 풀 때, 금융 관련 앱을 사용할 때, 결제를 할 때마다 어김없이 패턴이나 숫자, 문자로 된 암호를 입력하는 방식이 이용돼 왔다. 그런데 갈수록 간편한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심은 이러한 과정마저도 생략하는 것을 바라게 됐다.

지문인식 센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필요로 하는 인증과 보안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주며 그간의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해소시킬 유력한 도구가 됐다. 손가락만 가져다 대면 잠금화면에서 암호를 입력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향후 지문인식 API를 이용하는 앱들이 늘어가면 보안이 필요로 하는 기능 사용 시에도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문인식 센서는 인터넷 서비스 사용 시에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더 큰 가치는 현실 속에서 스마트폰이 ‘나’를 증명하는 인감도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문을 포함해 생체정보를 활용한 인증방식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낮아지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보안성과 범용성을 높이는 데 아이폰5S의 지문인식 센서와 같은 생체인식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 애플 홈페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하루 24시간 중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가상공간 속에 있는 시간보다는 온전히 현실공간에서 누리는 시간이 더 긴 것이 사실이다. 현실 속에서 요구되는 기존의 인증 수단으로는 주민등록증이나 회사 사원증·운전면허증과 같은 신분증이나 전통적으로 사용된 도장 등이 있다. 스마트폰과 지문인식 센서는 이들 인증 수단과 마찬가지로 현실 속 인증에서도 훌륭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이미 스마트폰은 개인을 대변하는 아바타가 된 지 오래다. 지갑은 집에 두고 나올 수 있지만 스마트폰은 휴대하지 않으면 하루가 불안하고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지갑을 대체하고 있기까지 하다.

지갑 속에 들어가는 현금과 카드·쿠폰·스탬프는 점차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편리함은 주지만 보안은 완전하지 않다. 보안을 완전하게 하면 스마트폰의 특징인 간편함은 사라지고, 보안을 강화하면 불편함이 커지는 딜레마가 있었던 것이다.

지문인식 센서는 간편함과 보안 모두를 가능하게 해준 스마트폰의 혁신적인 기능이다. 특히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공간에서 이 센서가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더욱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문인식 센서는 스마트폰을 온전히 나를 대변하는 신분증으로 만들어주는 가장 효과적 수단인 셈이다. 내 모든 것이 담긴 스마트폰을 나만이 접근할 수 있게, 스마트폰을 통해 나를 세상에 안전하게 연결하고 대변할 수 있게 해준 것이 생체인식 기반의 센서이다.

향후 지문 이외의 다양한 생체인식 센서의 발전은 현실 속에서의 나를 디지털 세계로 쉽게 인증할 수 있게 하고, 또 결제와 보안 등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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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스마트폰의 센서는 위치나 방향 정보, 온도·소리· 빛과 같은 주변의 상황들만 인식할 뿐 사람의 몸과 관련된 정보를 인식하는 데는 미흡했다. 그러나 지문인식과 같은 생체인식 기술의 등장은 디지털이 사람의 신분과 상태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현실과 가상의 결합과 융합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김지현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직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