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외풍에 흔들리는 우본, 운명은?

서울 광화문에 있는 우정사업본부 전경.

요즘 우정사업본부의 신세가 바람에 일렁이는 갈대와 같다. 동풍이 불면 와르르 서쪽으로 기울었다가 서풍이 불면 순식간에 반대쪽으로 쓰러지는 형국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본의 우정청 승격은 확정적인 정부 방침이었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은 언론인터뷰나 국회 답변을 통해 이를 수차례 확인했고, 우본 직원들도 우정청 출범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난 9월 당정협의에서는 우정청 승격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냈다. 식품안전처 신설, 여성부와 청소년위원회 통합 등을 추진키로 한 만큼 우정청까지 신설하면 고위 정무직이 너무 많아진다는 이유였다. 이렇게 물 건너간 우정청이 방송통신융합 추진 과정에서 다시 살아났다. 정통부와 방송위원회가 결혼해 합방을 하면 정통부의 딸린 자식인 우정사업본부는 독립해 나가야 하지 않냐는 것이다.

신랑 신부 결혼을 위한 계약안(방송통신위원회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공개(입법예고)되자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법안 초안에 ‘우정청을 신설해 위원회 산하에 둔다’는 내용이 있자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일부 위원들이 ‘우정기능을 분리키로 한 당초 합의와 다르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정통부는 우정(郵政)이 통신의 근원이라고 맞섰다. 체신부 시절 우정이 부처업무의 A에서 Z였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통신의 근원이 되는 기구를 통신과 방송을 합친 통합기구 산하에 두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국세청이 재경부 산하의 독립 외청이듯 우정청도 위원회 산하의 외청으로 두자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물론 정통부의 현실적 계산도 깔려 있다.

정통부 본부인원은 450명에 불과하지만, 우본은 3개 기관 8개 체신청에 2700여 개 우체국이 있고 소속직원도 3만 명이 넘는다. 우본이 없으면 정통부의 인사 폭은 훨씬 좁아진다. 예산을 보면 우본의 위력은 더 분명해진다. 통신사업특별회계에서 통신부문 예산은 7000억 원이 채 안되지만 우정부문은 4조 원을 웃돈다. 이러니 정통부는 놓지 않으려 하고, 방송위는 공연히 조직의 주도권만 정통부에 뺏길 것을 우려해 아예 떼어놓자는 것이다.

티격태격한 끝에 ‘우정업무는 다른 법률에 의해 소관사무의 변경이 있을 때까지 위원회가 담당한다’는 부칙이 삽입됐다. 당분간 위원회에서 우정기능을 맡는다는 것만 분명히 했을 뿐, 다른 문제는 미정으로 남겨놓았다. 우본의 향방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종탁〉

[우표이야기]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유물

흔히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유물·유적 가운데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제외하고는 채택된 것이 다소 상이하다. 그래서 7대 불가사의를 국제적으로 새로 선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해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웨버재단은 후보군을 압축해 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재 21개로 압축됐고 세계의 누리꾼까지 투표에 참가시킨 후 결과는 2007년 7월 7일에 발표한다고 한다. 선정여부에도 국력에 따라 거센 입김이 좌우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피라미드만은 탈락없이 포함될 전망이다. 피라미드는 기원전 2500년 무렵 왕족의 무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은 나일강변 ‘기자’에 있는 3개 가운데 ‘쿠푸의 대 피라미드’가 단연 으뜸이다. 2.5t의 돌덩어리가 230만 개나 사용됐고 밑변 229ｍ 높이 145ｍ라니 엄청난 신비이다. 사각추 모양으로 된 이 돌덩어리를 피라미드라 이름 지은 이는 역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로도토스였다.

우정이야기 구독

이 세상에서는 영원하다거나 불가사의라고 표현하지만 창조주의 입장에서 보면 결코 아닐 것이다. 지상에서 영원하다는 것은 반드시 사라지고 말 테니 불가사의라고 해도 좋을까. 우표에 디자인된 ‘세계 7대 불가사의’는 1980년 헝가리에서 발행됐다. 그 중에서 피라미드를 골랐다.

여해룡 <시인·칼럼니스트> yhur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