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은 왜 <슈퍼인턴>을 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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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JYP CCO(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는 Mnet <슈퍼인턴> 첫 회에서 “백업 댄서로 연예계 생활을 했다”고 고백한다. ‘백댄서’ 혹은 ‘빽갈이’라고 불린 백업 댄서는 박진영이 데뷔했던 1990년대 연예계에서 천대받는 위치 중 하나였다. 그는 “(그런 경험이 있기에) 우리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느낀 좌절감, 고민을 알 것 같다”며 “시청자들이 ‘공정성’에 마음의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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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바람대로 ‘NO스펙’을 표방한 <슈퍼인턴>의 채용과정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SWOT 분석을 통한 1차 서류전형, 박진영의 2차 면접 전형을 거쳐 선발된 13명의 인턴들은 고교생, 대학생, 직장인, 취업준비생, 아기엄마 등 각양각색이다.

지난 방송에서는 JYP 소속 가수들의 컨설팅을 통해 자사 아티스트들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실현 가능성이 불분명한 아이디어가 다수였지만 옥석이 가려지고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원하는 인재상의 윤곽이 시청자들 눈에도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인턴의 역할이 복사나 커피 심부름 같은 허드렛일에 머무는 게 아니라 실제 연예기획사의 일원으로 콘텐츠를 직접 기획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JYP의 취업과정을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향후 엔터테인먼트 업종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또 다른 기준점을 제시해준다.

순기능이 있으면 역기능도 있는 법. <슈퍼인턴>은 3회에서 3명의 탈락자를 배출했다. 조별 과제에서 자신의 역할이 부각되지 못한 이들이다. 박진영은 불합격 후보자들에게 ‘최후변론’을 물었고 이 과정에서 제대로 대답을 못한 이들은 불합격 처리됐다. 서류 전형에서 총무팀을 지원한 한 지원자도 마케팅과 콘텐츠가 주가 되는 컨설팅 과제를 숙지하지 못해 인턴 합격증을 반납했다. 모든 과제를 수행한 뒤 종합평가를 하는 게 아니라 단지 첫 과제 결과만 가지고 성급하게 판단했다는 인상이 앞선다. 내성적인 성향의 지원자들이나 마케팅 외 타 분야 지원자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방송 전부터 우려했던 ‘악마의 편집’이나 아이돌 가수 오디션을 연상시키는 제작진의 무감각한 편집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제작진은 1회에서 체형이 큰 지원자의 외모를 부정적으로 부각시켰고 2회에서는 일부 여성 지원자들에게 ‘미모의 인턴’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NO스펙’임에도 일부 지원자들의 학벌을 공개하거나 자기주장이 강한 지원자를 비호감으로 보이게끔 편집해 시청자들에게 선입견을 심어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답답한 건 왜 박진영이 자사 직원을 <슈퍼인턴>을 통해 뽑으려고 하는지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JYP는 <슈퍼인턴>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채용과정에 없던 인턴십 제도까지 만들었지만 결국 이 모든 과정은 지원자들의 열정페이로 만들어진 리얼리티쇼에 방점을 찍었다. 박진영은 인턴들에게 그토록 강조했던 ‘맵핑’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줬을까.

<조은별 브릿지경제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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