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후]보육교사 책임감에 걸맞은 처우를

연휴가 낀 주말을 지나고 오면 출근이 기다려집니다. 아무리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라도 하루종일 보살피며 지지고 볶는 일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듭니다. 직장 스트레스는 사장이 주는 월급을 위안 삼아 견딘다지만, 육아 스트레스는 아이들이 (잠깐) 주는 사랑 외에는 보상도 없습니다. 키우는 게 ‘곡소리’ 나게 힘들어도 무한정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 마음 하나로 견디는 게 부모일 듯합니다.

류인하 기자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아이를 돌보는 것이 직업입니다. 직업의 근무 강도를 상·중·하로 나눌 수 있다면 아마도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대로 쉴 수도, 화장실을 갈 수도 없습니다. ‘자유가 상실된 정글’ 속에서 일을 해야 합니다. 말 안 듣고, 떼쓰는 아이들을 돌보며 받는 스트레스는 아마도 상상 이상일 듯합니다.

취재과정에서 몇몇 보육교사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보육교사들은 아동학대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교사 개인의 인성’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아이를 때리지 않는 교사는 아무리 극한상황이 와도 때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개인의 인성, 그리고 가해교사를 둘러싼 주변의 방임이 더해지면 결국 아동학대가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애초에 아이를 돌보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말아야 할 사람이 보육교사로 진입하면서 문제가 불거진다는 것이 전·현직 보육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더 괘씸한 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아주 어린 연령대의 아이들이 학대의 대상이 된다는 데 있었습니다.

아이는 사랑으로 돌봐야 합니다. 부모의 손으로 아이의 하루를 오롯이 책임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누구는 맞벌이를 해야만 하고, 누군가는 다른 이유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합니다. 보육교사는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돌본다는 막중한 사명감과 함께 훈육과 학대를 가릴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한마디로 ‘전문가’여야 합니다. 아이를 사소하게라도 때리기 시작한다면 자신이 아동학대 가해교사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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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 사회는 보육교사에게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지게 하면서 늘 그렇듯 처우는 열악합니다. 2018년 기준 1호봉 신규교사의 월급은 각종 수당을 제외하고 170만2800원에 불과했습니다. 월급이 곧 노동의 가치라면 170만2800원은 적합한 보육교사 노동의 가치는 아닌 듯합니다. 앞으로 보육교사 처우에 대한 취재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