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우체국 체험연수’ 일자리 희소식

서울 광화문우체국 금융서비스 창구. 현장체험연수자들은 주로 이곳의 실무를 배우며 일한다.

요즘 관공서에 가면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시청이나 구청에서 행정·단속업무 보조요원 등으로 채용한 젊은이다. 시민들은 “추운데 고생이 많구먼” 하며 격려를 보내지만, 알고 보면 이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학생들이다. 관공서 알바는 보수도 적지 않고 관청 경험도 쌓을 수 있어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 일자리는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12월에 모집이 끝나 지금은 신청조차 할 수 없다.

그래도 혹시 빈 자리 없을까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귀가 번쩍 뜨이는 희소식이 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우체국업무 현장체험연수’ 희망자 1066명을 선발한다고 공고한 것이다. 보수는 시간당 4440원 하루 8시간에 2만9460원. 보수도 관공서 알바 이상이지만, 더 매력적인 것은 참가자가 근무시간과 근무기간을 자기 형편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전 11시부터 3시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혹은 ‘2월 10일까지만’ 하는 식으로 본인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일자리는 겨울방학 동안인 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용되지만, 꼭 대학생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18세부터 30세 미만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대학생에게는 또 하나의 관공서 아르바이트이지만, 미취업 청년실업자에게는 단기 공공근로인 셈이다. 모든 공공근로는 실업자를 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대학(원)생을 받아주지 않지만, 이 일자리는 기본적으로 ‘체험연수’여서 그런 제한이 없다.

사실 ‘연수’는 ‘근로’와는 다르다. 근로는 노동이지만, 연수는 학습이다. 그래서 우본의 이번 일자리는 노동시간 못지않게 학습시간도 비중 있게 들어 있다. 본디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목적이 업무 보조원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청년실업 해소에 이바지하면서 국영보험인 우체국 보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체국 보험의 탄생 배경과 운용실태, 민간보험사와의 비교 등을 담은 교육자료가 이미 마련돼 있다. 우본 보험기획팀 정순영 사무관은 “보험실무도 배우고 조직생활 적응력도 기를 수 있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장체험연수는 전국 219개 총괄우체국별로 시행된다. 총괄우체국이란 시·군·구에 소재한 우체국. 이곳에서 필요에 따라 1~3명을 뽑는다. 잘하면 1 대 1로 보험교육을 받으면서 돈도 버는, 도랑치고 가재잡고, 님도 보고 뽕도 따게 되는 것이다.
문의 : 1588-1900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종탁〉

[우표이야기]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는 1921년에 파리로 건너가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작가가 되었다. 20세기 대표작가로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1961년 7월 그는 두 발의 엽총탄으로 자살했다. 네 번의 결혼, 비행기 추락사고, 심한 음주벽 등으로 우울증에 시달렸을 것 같다.

헤밍웨이는 쿠바인이나 다를 바 없다. 생의 반평생을 아바나의 핑가 비하이에서 보냈다. 최근 두 개의 슬픈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미국 페어팩스 카운티에 있는 21개의 도서관에서 헤밍웨이의 작품이 대출 실적에서 하위권으로 밀려 자칫 자취를 감추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쿠바의 핑카 비하이의 집이 방치되어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헤밍웨이와 절친했던 어부 그레고리오 푸엔테스가 자살 소식을 듣고는 해변에다 헤밍웨이 흉상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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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작품 속에는 에스파냐 내전과 이탈리아 전선에 참가했던 경험이 흠뻑 배어 있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 그리고 ‘노인과 바다’ 등은 모두 영화로 제작되어 많은 사람이 관람했던 작품이다. 쿠바에서 발행되었던 헤밍웨이 우표 외에도 서너 종이 나와 있고 여기 소개한 우표는 1990년 스웨덴에서 우표철로 발행되었던 요판우표다.

여해룡〈시인·칼럼니스트〉 yhur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