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각 나라 우정사업 CEO들이 모인 이유

코로나19는 국가 간 우편 발송 물량에도 영향을 줬다. 항공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배송지연이 잇따랐고, 국제우편의 운송품질 역시 악화됐다.

국내에서는 해외로 국제특급우편(EMS)을 발송했지만, 도착지의 검역상황에 따라 우편물이 제때 도착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난 2년 내내 반복됐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우편물 상황도 비슷했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왼쪽)이 지난 7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카할라 우정그룹 CEO 회의에 참석해 국제우편 운송 품질 개선과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심지어 중국은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확산하자 감염경로의 주범으로 ‘국제우편물’을 지목하면서 국제적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카할라 우정그룹 CEO 회의’에 참석해 국제우편 품질 향상과 시장확대에 관한 사업성과 보고 및 의결사항을 논의했다.

카할라 우정그룹(Kahala Posts Group)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진 우정사업자들의 주도로 2002년 설립됐다. 각 나라 우정사업 CEO들이 국제우편 사업 진흥과 관련한 공동전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 중국, 호주, 홍콩, 스페인, 영국, 프랑스, 태국, 캐나다 등 11개국이 회원국이다.

이번 회의는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변화된 국제우편 물량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EMS 물량 감소에 따른 수익악화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카할라 회원국 기준 국제우편 EMS 발송 물량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3156만통이었으나, 2020년 2615만통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339만통으로 25%나 감소했다.

한국 역시 코로나19 발생 이전 EMS 발송 물량 627만통(2019년)에서 지난해 456만통으로 2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편 부족에 따른 서비스 중지 등 일시적 요인으로 정상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물량 감소의 원인으로 파악했다.

카할라 우정그룹은 이날 회의에서 국제우편 운송품질 개선을 통해 중지됐던 구간의 접수를 재개하고, 통관지원시스템과 같은 전자상거래 맞춤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공동사업 전략을 실현해 코로나19로 변화한 시장상황에 함께 대처하자고 뜻을 모았다.

점점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기후변화에도 다 함께 대처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우편 분야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이 자리에서 청취했다. 국가별 경영사례도 검토했다.

또 유럽연합(EU)의 통관정책 강화 등 세계적인 추세에 대한 대응전략도 함께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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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 참석한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은 “한국 우정당국의 국제우편 품질개선을 위한 노력을 공유했으며, 통관정책 강화 추세에 대응해 우편물 사전통관 정보의 수신율 향상을 위한 각국 우정기관들의 지속적인 협조도 강조했다”면서 “앞으로도 우정사업본부는 한국 우정의 대표로서 카할라 우정그룹의 관련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인하 경제부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