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듣보잡들이 너무 설쳐요.”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1월 8일 대구시청을 방문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홍 시장은 “대통령을 호가호위하고, 이용해 먹고, 아마 지금 최근에 대통령이 많이 깨달았을 것이다”며 “그런 세력을 혁신위에서 정리를 좀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하고 거리가 가까웠다고 그 사람들이 설치는 바람에 위계질서가 다 깨지고 당이 개판이 됐다. 이거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 위원장의 “시장님이 좀 (당 분위기) 만드는 데 도와달라. 정말이다”는 요청에도 “듣보잡들 때문에 싫다. 듣보잡들은 내년에 다 자동으로 정리될 것이고, 정리된 뒤 새로 시작하면 되는 것”이라며 “총선에 일체 관여하지 말라고 다 죽여놨는데 지금 와서 총선에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홍 시장과의 면담 후 인 위원장은 “거침없는 분이다. 당이 생길 때부터의 역사를 많이 배웠다”며 “(홍 시장이) 너무 많은 말씀을 주셔서 한참 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홍 시장 발언을 두고 “맞는 말 대잔치다. 당 원로로서 뼈아픈 말씀을 주셨다”며 “내년 4월 이후면 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간곡한 제언을 했고, 반대로 누가 승리를 가로막는 ‘내부총질’을 했는지 명백히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