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여야 대권레이스, 각 후보캠프 필승전략은

민주당 12일 1차 슈퍼위크… 국민의힘 15일 1차 컷오프

“충청권에서 하위 탈출하고 그 여세를 몰아 점차 키워나가면서 지금부터 국가적 어젠다를 내놓으려고 합니다. 김두관이 내놓은 가장 큰 화두가 탈서울입니다. 서울공화국 해체가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무기예요.” 기자와 통화한 유원일 전 의원의 말이다. 그는 김두관 ‘국민아래’ 캠프에서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이 9월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내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관 6차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후보.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인해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후보는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경선, 기적은 가능할까

김두관 후보는 현재 어느 정도 지지를 받고 있을까. “우리는 조직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낡은 선거운동을 지양하고 새롭게 국민에게 다가갈 방법을 찾고 있다.” 유 전 의원의 말이다. 경선에 참여한 이상, 다른 길은 없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선 대선 경선에서 진 후보는 출마할 수 없다. “결과가 어떻게 됐든 경선은 끝까지 완주한다는 방침이다. 끝까지 완주하면서 가장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로, 조직선거보다는 미래선거전을 펼치겠다. 여전히 우리 후보가 본선 경쟁력은 제일 높다.” 그에게 김두관 후보만의 강점은 뭐냐고 되물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이다. 예선에서는 안 먹혔지만 본선에서는 가장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인생 자체가 변절 없이 살아왔다. 민주화운동을 해왔던 유일한 후보다.” 이재명 후보도 변호사시절 재야운동에 참여했는데? 유 전 의원이 말을 정정했다.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등록된 유일한 후보로 안다.”

민주당은 9월 4일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역경선에 들어간다. 9월 5일에는 세종·충북, 11일 대구·경북, 12일 강원 순으로 예정돼 있다. 경선 세 구도에서 윤곽이 드러나는 것은 9월 12일 ‘1차 슈퍼위크’다. 권리당원 투표결과와 1차 국민·일반 당원선거인단 투표결과를 합산해 발표한다. 최종 200만표를 목표로, 현재 70만표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1차 투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장담하는 대로 과반을 달성한다면 그 결과가 이후 영호남과 수도권에서 치러지는 2~3차 투표결과로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경선에서 어떻게 보면 마지막 흥행카드는 3위를 하는 박용진이 2위를 잡고 결선에 올라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8월 30일 제주 대선 경선후보 기자간담회에서 박용진 후보의 발언이다. 2위는 이낙연 전 대표를 말한다. 박용진 후보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2위와 격차가 많아서 어찌보면 나도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이지만 이런 상황은 곧 깨질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이 민주당이 좀 달라져라, 한국정치 좀 변해라 하고 간절히 촉구하고 있다. 그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다른 후보들, 뻔한 후보, 뻔한 인물과 주장만 반복하는 경선이 아니라 새로운 인물, 새로운 비전, 새로운 미래를 이야기하는 박용진이 결선에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박용진 후보가 설정하고 있는 현실적인 목표는 2위 이낙연 후보를 제치고 올라선 뒤, 다시 과반득표자가 없다는 전제 아래 10월 10일 4~5일 후에 치러질 결선투표에서 다른 경쟁후보들의 표를 흡수해 역전하는 것이다.

2002년 노무현 경선 때와 지금의 차이

“룰을 잡을 때부터 노골적으로 저쪽 편을 든 것 아닌가. 조직이라고 할 게 우리한테는 없고, 저쪽은 이전부터 조직을 가동하고 있었다. 충청부터 시작한 것도 일부러 저쪽을 띄우려 한 것이고….” 이재명 캠프 관계자의 말이다. 여기서 저쪽은 2위 주자인 이낙연 쪽이라는 것이다. 구태적인 조직동원 선거가 일어나고 있다는 불만이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낙승을 점치고 있었다. “우리 채널을 총동원해 몇 번 다시 계산해 봐도 이미 게임은 끝났다. 지역순회경선·1차 슈퍼위크 때부터 확연하게 차이가 벌어질 것이다.” 과연 그럴까.

“결선도 결선이지만 충청에서 이겨 쭉 가겠다는 것이 우리 쪽 생각이다.” 이낙연 캠프 핵심인사의 말이다.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1위와 2위 지지율이 더블스코어 차가 나오고 있는데? “모든 여론조사 결과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듣고 취합한 분위기는 다르다. 그래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그렇게 신뢰하진 않는다.” 이낙연 캠프 쪽 역시 조직이 선거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진 않았다. “당대표 선거라면 또 모를까 대의원 당심이 민심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1위를 하는 것이 목표지만 혹시 1위가 안 되더라도 결선투표는 가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이재명 지사 쪽에서는 자신들이 대세이니 결선 갈 일이 없다고 하는데, 대세론이 정말 맞는지는 까봐야 안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대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경선에 참여하는 모든 캠프 인사들이 희망적인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한 캠프인사에 참여하고 있는 당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조직 이야기하는데 200만명이 투표하는데 조직이 먹히겠나. 1위와 2위 후보가 서로 네거티브를 하며 싸우는데 3~6위는 사실상 끝난 것이다.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으니….”

김두관,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정세균, 이재명 후보(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그는 지금 경선의 가장 큰 문제는 ‘경선관리를 하지 않은’ 송영길 당대표 체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자가격리를 겪은 후보가 벌써 두명(김두관·정세균)이다. 토론 날짜를 옮기라고 요구를 해도 1등 이재명 편을 들어주려고 가만히 있고 네거티브 문제로 서로 싸워도 가만히 있다. 당내 경선에서 1·2위가 그렇게 싸우면 나머지도 죽는다. 이재명이야 네거티브 한두 번 해본 것이 아니니 상관없겠지만….”

경선에서 1·2위를 제외한 다른 언더독 주자들이 대역전극을 벌여 후보가 되는 건 이제 불가능해진 것일까. 당장 노무현 전 대통령만 하더라도 한자리 지지율에서 출발해 지역순회경선을 통해 대선주자가 된 것이 아닌가.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인 이 인사는 그때 당시 민주당 경선 현장에 있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그때는 순회경선을 처음 해보는 것이었고, 이인제도 자기가 되리라고 생각해 너무 쉽게 방기한 면도 있었다. 당시엔 초반 준비가 많은 영향을 미쳤고, 또 사실상 결선이 없었으니….”

이 인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연설을 해도 후보자와 1인 이외에 아무도 배석하지 못한다. 투표도 떨어진 곳에서 하게 돼 있다. 이건 코미디다. 자가격리자는 방법이 없다고 영상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순회경선이냐. 코로나19 핑계로 정당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자기들이 미는 후보 역시 2위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역시 이런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할 수 있는 것이 TV토론밖에 없는데, 그것도 방송국에 맡기니까 시청률을 따져 재미를 좇아야 하니 제대로 토론도 할 수 없다. 뭐라도 비전을 밝히고 그런 시간을 충분히 줘야 풀타임으로 하는데 1분 동안 하라고 하니. 지난 대선처럼 4명이면 정확하게 서로 짚고 문제를 드러내기 좋은데, 6명이 되다 보니 정신이 없다. 1:1 토론도 6명 중복을 배제하면 15번 해야 하는데 (방송국 측에서는) 그것도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닌가. 이러니 깜냥을 잴 방법이 있나.”

그는 혼잣말처럼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답답하다. 정책이나 비전, 개인적 리스크를 따져야 하는데, 따질 시간을 안 주고 장외에서 따지면 네거티브라고 하고. 선거가 너무 선거답지 않다.”

민주당에 비해 야권 대표정당인 국민의힘은 일정이 늦다. 한달 정도 차이로 보면 된다. 8월 30일과 31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9월에 후보자들의 농촌봉사활동, 프레젠테이션 공개면접 형식의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국민의힘의 1차 컷오프는 9월 15일. 여론조사 100%로 8명으로 줄인다. 이후 압박면접, 방송사 주최토론회, 팀배틀 비전토론회 등을 거쳐 10월 8일 2차 컷오프를 해 다시 4명으로 줄인다. 컷오프 방식은 당원선거인단 30%와 전 국민 여론조사 70%를 더해 하위 절반을 탈락시키는 방식이다.

지금 난립하고 있는 대선주자들이 거의 정리되는 것은 10월 중순쯤으로 보인다. 여야 양당 밖의 제3후보가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이 시점이면 민주당 유력주자 5명, 국민의힘 출마 주자 8명은 정리된다.

10월 중순 여야 대진표 정리될 듯

“제가 국민의힘 12명 경선 출마자 중 유일한 군 출신입니다.” 8월 31일 밤 통화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말이다. 그가 출마를 결심한 것은 한달도 안 됐다. “예비역 장성단에서 저에게 그러는 겁니다. 그래도 안보정당은 국민의힘이고, 국가를 떠받치는 것이 경제와 안보인데, 국방전문가 한명 정도는 대선에 나가 권위 있게 문재인 정부의 안보 실정도 파헤치고 균형도 잡아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요.” 박 전 대장은 “지금은 1993년 YS(김영삼) 집권 때부터 해서 문민정부 전체 30년을 재평가해봐야 하는 시기”라며 “1992년부터 30년을 보면 경제적으로는 지나친 포퓰리즘 정책 때문에 국가동력이 저하됐고, 안보적으로는 북핵을 막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야권주자들이 내놓은 공약도 들여다보면 선심성·선명성 경쟁에 빠져 자신들이 비판했던 문재인 정부의 ‘아니면 말고’ 식으로 흐르고 있다”며 “국민적 지지를 받을지 안 받을지 모르지만, 당당하게 올바른 방향이라도 제시하고 싶어 출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론조사 등에는 아예 그를 조사대상으로 올리지도 않고 있는데? “9월 15일 8강에 들어가면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단기필마예요. 조자룡처럼 말 하나에 창 한자루 차고. 어쨌든 9월 15일이 되면 새로운 선택을 해야겠죠.”

9월 1일 통화한 재야인사 출신인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도 국민의힘 경선에 출마했다. 지난 14대 때부터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계속 낙선했다. 선출직에 당선된 적 없는 인사가 대선경쟁력이 과연 있을까. “성인(聖人)도 여세출(如世出)이라는 말이 있어요. 장기표의 때가 지난날은 아니었던 거지. 지금에 와서 내 때를 만난 겁니다. 이번에는 다릅니다. 솔직히 국회의원 한 번 안 한 게 천만다행입니다. 했다면 나설 명분도 없겠지요. 이준석을 보세요. 안 됐으니 당대표가 된 것 아닙니까.” 그는 “장기표야말로 정치신인”이라며 “민주노총·전교조와 같은 귀족노조와 맞서 이들의 횡포·국가적인 해악을 논리적으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할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지도 자체가 없는 상황 아닐까. “야권 적합도 조사 여론조사에서 2%를 기록해 7등이 나왔습니다. 예비후보를 등록했으니 이제 후보가 된 것이죠. 코로나19 상황이니 선거운동은 어차피 온라인으로 할 수밖에 없어요. 달라질 겁니다.”

8월 31일, 이번 경선에 참여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당 밖 대선주자인 허경영 국민혁명당 후보를 만났다는 뉴스가 포털 조회수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허경영을 만난 안 전 시장은 “허경영의 공약이 차라리 현실적”이라며 여권 1위 후보인 이재명의 기본소득 공약을 비판했다.

언더독 후보들 “내가 후보여야 하는 이유”

(첫째 줄 왼쪽부터) 박진, 박찬주, 안상수, 둘째 줄 왼쪽부터 유승민, 윤석열, 원희룡, 셋째 줄 왼쪽부터 장기표, 장성민, 최재형, 넷째 줄 왼쪽부터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후보(가나다순)

“상호 간에 교환 방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내가 시장 재직시절 주도한 인천 송도와 인천대교를 방문하는 걸 이야기했는데, 이 양반(허경영)은 자기가 송도 포스코에서 사무실을 가지고 있어서 잘 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포스코와 인천대교를 상호방문하자고 했고요. 아마 다음 주 월요일(9월 6일)쯤 갈 겁니다. 답방 차원에서 허경영 후보가 있는 경기도 양주의 하늘궁을 방문했고요.” 이날 저녁 통화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말이다. 당 밖 주자와 이벤트보다는 당내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지금 나는 이렇게 봐요. 8강에 들어가지 않으면 언론에서 취급하지 않으니까. 일단 8강에 들어가면 4강에 들어갈 확률이 50%가 됩니다. 왜냐면 지금 8강에 들어가면 TV토론이라든지, 여러 당내 행사가 각 후보 사이에 비슷하게 배정될 것 아니에요.” 그는 일단 자신이 8강에 들어가면 4강에 들어가는 것은 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이나 일자리 문제는 제가 신의 한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다 거짓말입니다.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없어요. 따라서 TV토론에서 자세하게 설명하면 국민이 주목할 것이고. 4강에 들어가면 더 많은 시간이 배정될 것입니다. 그러면 언론주목도도 높아질 것이고….” 물론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당장 상대 당인 민주당만 보더라도 경선토론을 통해 순위가 바뀌진 않고 있지 않나. “홍준표 의원 말마따나 학예회 비슷하게 가면 안 됩니다. 치열한 토론이 있으면 등수도 바뀐다고 봅니다. 싸움이라는 건 말이에요, 겁먹으면 집니다. 내가 보기엔 윤 측이 겁먹고 있어요. 콘텐츠가 없으니까요. 또 지금 신상에 관해서도 우리야, 열 번 이상 검증했으니까 털 거는 없어요. 그렇지만….” 지금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 등의 신상문제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태경 의원 역시 본선에 진출하면 가장 큰 확장성을 보일 후보는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주간경향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서 가장 중요한 지지층이 중도층과 청년층인데, 지난 10년간 국회의원을 하면서 좌우 양극단과 싸워왔기 때문에 중도층에 호소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4년에는 청년층 문제 해결에 집중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1위가 돼야 한다. “그게 가장 고민이 큰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충격요법은 없다.” 9월 1일 통화한 하 의원의 말이다. 그는 “대신 제가 가지고 있는 차별성, 중도와 청년 확장성을 경선이 막 시작됐으니 점점 더 많은 국민에게 알려낼 것”이라며 “현재 1위 후보(윤석열)가 부실해 바로 그 부분을 채워내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같이 비교가 되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 의원은 보수일각에서 제기됐던 지난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음모설이라며 싸우고 있다. 최근 대선 경선국면에서 이 부정선거 주장을 다시 꺼내든 이는 황교안 전 대표다. 황교안 전 대표로서는 지난 총선참패의 지휘책임 문제가 가장 넘기 어려운 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글 등을 통해 부정선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총선참패 책임론을 돌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닐까.

8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그건 아니다. 대표 스타일이 원칙이나 법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황교안 전 대표는 공직 생활 대부분을 선거나 안보 범죄를 다루면서 보냈다. 자신이 가졌던 원칙이나 경험에 비춰봐서 말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28일 부정선거 증거가 대법원에서 울산지법으로 넘어갔고, 영등포을에서는 재검표에 들어갔다. 원칙과 법치에 비춰봤을 때 단 한표와 관련된 혐의가 있더라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공정한 선거 차원에서 문제 제기이다.” 황교안 캠프 총괄을 맡고 있는 조청래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의 말이다. 그 역시 1위 주자 윤석열과 2위 홍준표의 싸움으로 굳고 있는 지금의 형태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단 1·2차 컷오프까지 가면서 숫자도 줄어들면서 언론보도 기회도 공정해지고 실제 토론회를 하면서 검증 안 된 후보는 지지율이 출렁거릴 것이다”라며 “결국 국민의힘 전통적 지지층의 향배에 따라 후보는 결정될 것이며 대통령 권한대행 등 여러 경험을 가지 황교안 전 대표가 그 과정에서 주목을 받고 지지층이 돌아올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권교체 된다면 ‘협치’ 제일 잘할 후보는

“1차 컷오프는 당연히 8명 안에 되겠죠. 저희는 4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용태 전 의원의 말이다. 그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 최근 이준석 당대표와 전화통화 발언 진실게임으로 “원칙론자인 원희룡이 손해를 본 셈”이라고 그는 말했다. “사실 원희룡으로서는 (당대표와) 하등 싸울 이유가 없다. 원희룡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당헌당규대로 하라고 하는 과정에 불거진 문제다. 당헌당규를 위배하고 있는 것이 이준석 대표다.” 김 전 의원이 보기엔 이준석 대표가 본인의 아이디어로 경선을 풍부하게 해서 흥행하게 하려는 건 좋은데, 당헌당규 원칙으로부터 너무 나갔다는 것이다. “경선준비위원회가 만든 안을 보면 토론은 없고, 솔직히 예능만 있다.” 그는 원희룡의 최대강점으로 “타협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체질화된 사람”이라는 것을 꼽았다. “대선에서 보수가 집권한다고 하면 집권환경은 최악이다. 현재의 여당이 압도적이니. 민주당 쪽 국회의원들이 정권을 빼앗기면 가만히 있겠나. 그 사람들은 2년 내에 정권이 망해야 다음 총선에서 다시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위치가 바뀌었을 때 야당에 줄 것은 주고, 국정성과를 내는 데 최적화된 사람은 다시 생각해봐도 원희룡밖에 없다.”

본격 경선국면에 접어들면서 야권기류엔 변동이 생겼다. 보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홍준표의 급부상이다. 8월 31일 홍준표 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의 조사자료를 제시하며 “추석 전후로 골든크로스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동아일보 인터뷰에서는 “좌우를 떠나 민주당 총리를 모실 수 있다”고도 밝혔다. 물론 자신이 대통령이 됐다는 것을 전제로 한 국정구상이다. 중도층 흡수를 위한 확장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대통령은 청와대에 앉아 180석 야당과 힘겨루기 하고 보수 국민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며 싸우는 자리가 아니다. 그들을 잘 이끌어내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 과거 그런 사례가 없는 것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됐을 때 여당은 80석이었다.” 홍준표 캠프 여명 대변인의 말이다. 중도확장전략 차원의 발언이라기보다 국정 운영전략 비전을 밝힌 것이라는 주장이다. 추석께 골든크로스는 실현 가능할까. “우리 캠프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긴 한데 늦다. 이분들은 정권교체 열망이 높은 분들이다. 범 보수권 내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따라붙고 있다. 가시권에 들어가면 금방 그 표는 우리에게 올 것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