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이야기]“제발 살아오기를…”

많은 이들의 기억은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에 머물러 있다. 참사가 발생한 지 5년이 된 지난 3월 18일 서울 광화문의 세월호 천막은 철거됐지만 국민들은 왜 배가 침몰했는지 명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304명의 무고한 목숨이 희생된 대형 참사였지만 정치권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진실과 거리가 먼 정쟁을 벌였다. 왜 침몰했으며, 왜 구조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누구도 답을 내놓지 못했다.

‘국가는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역시 여전히 ‘물음표’로만 남아있다.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 15명은 각각 징역 1년 6월에서 최대 무기징역 확정판결을 받았다. 배를 운항했던 이들에게 처벌은 내려졌으나 그들에게만 참사의 책임이 있을까. 그날 그 시각, 국가는 무엇을 했는지 국민들은 여전히 모른다.

침몰한 배는 2017년 3월 25일, 참사 1075일 만에 바다 위로 전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진실은 인양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2014년 4월 16일부터 현재까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장면을 모아 세월호 사건을 되짚어봤다.

제발 살아오기를…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바랐던 마음은 시든 국화꽃처럼 남았다. 많은 이들이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조되기를 기원했지만 304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 서성일 기자

세월호 최후의 모습
세월호는 2014년 4월 18일 완전히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2014년 4월 16일 팽목항 앞바다로 출동한 해양경찰 등 수색대는 선체 내로 진입하지 못한 채 침몰하는 세월호를 바라봤다. / 김영민 기자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19박 20일 도보행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2015년 1월 26일부터 2월 14일까지 ‘안산~팽목항’ 19박 20일의 도보행진을 벌이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 이상훈 선임기자

가족협의회 출범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도보행진에 앞서 2015년 1월 25일 사단법인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를 창립했다. 이들은 추운 겨울에도 집회를 열어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 연합뉴스

특조위 1차 청문회
2015년 12월 14~16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가 열렸다. 그러나 당시 여당 추천위원 5명이 청문회에 불참해 파행을 빚었다.
특조위가 ‘참사 당일 청와대 대응 조사’를 하기로 결의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 정지윤 기자

“박근혜 대통령 퇴진하라”
6차 촛불집회가 열린 2016년 12월 3일. 세월호 유가족들은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인근 경찰버스 차벽 앞에서 희생된 아이들의 얼굴이 새겨진 보자기를 두르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 김창길 기자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분향소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는 늘 붐볐다. 많은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조문했다. 참배객들은 희생된 단원고 아이들의 사진을 한 명 한 명 바라보며 눈물을 닦았다. / 강윤중 기자

단원고 생존 학생들의 졸업식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아이들도 있었다. 그 아이들은 2016년 1월 12일 졸업식을 가졌다.
그러나 미처 아이를 떠나보내지 못한 희생자 가족들은 아이가 참석하지 않은 졸업식에 대신 참석해서 편지를 썼다. / 강윤중 기자

참사 1072일 만에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
2017년 3월 22일, 침몰 1072일 만에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선체 전부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첫 인양작업이 시작되고 사흘 뒤였다. / 정지윤 기자

세월호 육상 거치
2017년 4월 9일 세월호가 육상에 완전히 거치됐다. 배는 기울어진 채 뭍으로 올라왔다. 배를 세우는 작업은 육상에 거치된 지 1년 뒤인 2018년 5월 9일에야 이뤄졌다. / 김창길 기자

단원고 교사들 현충원에 안장
세월호 참사에서 순직한 교사들의 합동안장식이 2018년 1월 16일 열렸다. 숨진 9명의 단원고 교사는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됐다. / 연합뉴스

단원고 희생자 명예 졸업식
드디어 아이들이 졸업했다. 안산 단원고는 2019년 1월 12일 희생된 아이들에 대한 명예 졸업식을 치렀다. 살아 돌아왔다면 3년 전에 받았어야 할 졸업장을 아이들은 2019년에야 받았다. / 김영민 기자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이 2019년 3월 18일 유가족과의 원만한 합의에 따라 철거됐다. 이제 그 자리에는 ‘기억공간’이라는 새로운 추모 전시관이 들어선다. 영원히 잊지 말자는 뜻이다. / 강윤중 기자

‘잊지 않을게’ 단원고 기억교실
안산 단원고 2학년 교실에 설치됐던 ‘기억교실’은 안산교육청 별관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아이들에 대한 기억은 그대로 남아있다. 아이들아, 우리는 너희들 한 명 한 명을 잊지 않을게. 꽃 피는 내년 봄에 또다시 만나자. / 정지윤 기자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