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자리
희정 지음·포도밭출판사·1만6000원
![[신간]여전히 남은 이들의 이야기](https://img.khan.co.kr/weekly/2024/02/21/news-p.v1.20240215.eb5fda4c98724234863d8f99a1c513c5_P2.jpg)
뒷자리란 ‘어떤 일을 한 뒤의 흔적’을 의미한다.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2011), <캐노피에 매달린 말들>(2023) 등 사회의 아픈 이면을 기록해온 ‘기록노동자’ 희정 작가의 신간이다.
싸움이 끝났다고 선언하고 떠난 곳에 여전히 남아 문제와 맞서는 사람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뒷자리에서도 더욱 그늘진 자리에서보다 치열하게 싸웠던 사람들, 목소리를 무시당한 채 그림자처럼 대우받는 사람들. 작가가 이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1, 2, 3부에 각각 담았다.
1부는 ‘여전히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송전탑이 세워진 밀양, 50년간 군의 폭격 훈련장으로 쓰이다 반환된 매향리, 월성원전과 맞닿아 있는 마을 나아리. 작가는 현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싸움이 끝난 뒤 흔적을 더듬고, 남아 있는 이들이 과연 무엇을 지키고 또 여전히 이루려고 하는지 들어본다.
2부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야말로 뒷자리에 서 있는 이들이다. 보이지 않는 이유는 숨어서가 아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존재를 드러냈지만, 누군가는 그 존재를 지우고 감추고 잊은 탓이다. 2000년 롯데호텔 직장 내 성희롱 집단소송 투쟁, 2018년 용화여고 ‘스쿨 미투’ 사건 등을 돌아본다. 이런 싸움들이 여전히 더 드러나고 ‘앞자리’에 자리해야 한다는 게 저자 생각이다.
3부는 ‘그늘로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노년노동자, 이주노동자,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다. 공단의 높은 담벼락 아래서 일하는 노년노동자, 변두리 공단의 고려인 노동자, 잡부 취급을 받는 경리노동자를 만났다. 작가는 한 노동자의 말을 전하며 책을 끝맺는다. “설사 승리를 못 하더라도, 아무것도 못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는 뭐든 다 해봤어요. 저는 제가 기특해요. 잘했어. 기특해. 난 내가 너무 자랑스러워.”
그것은 쿠데타였다
이성윤 지음·오마이북·2만원
![[신간]여전히 남은 이들의 이야기](https://img.khan.co.kr/weekly/2024/02/21/news-p.v1.20240215.8ce94fd29bb94f529f7c321f890f17b4_P2.jpg)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회고록이다. ‘검사 이성윤’의 눈으로 바라본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검찰 이야기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해 “합법적으로 권력을 쥐었으나 내용상으로는 ‘하나회’가 한 짓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먹지 못하는 여자들
해들리 프리먼 지음·정지인 옮김·아몬드·2만2000원
![[신간]여전히 남은 이들의 이야기](https://img.khan.co.kr/weekly/2024/02/21/news-p.v1.20240215.c9f3206f12c64ab3b04994bc2dc429fb_P2.jpg)
거식증을 겪어본 당사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의 경험담이자 거식증 분석서다. 전문가와 의사, 상담사 등과 나눈 인터뷰를 통해 거식증과 유전·성격과의 관계, 강박장애 문제 등 거식증에 대한 새로운 가설도 다룬다.
재난의 시대 21세기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이수현 옮김·책갈피·2만2000원
![[신간]여전히 남은 이들의 이야기](https://img.khan.co.kr/weekly/2024/02/21/news-p.v1.20240215.090f7ceedef340b1a2b30f50ed8510ea_P2.jpg)
‘EBS 위대한 수업’에 출연해 우리 눈앞에 닥친 재난 시대를 분석했던 저자가 강연 내용을 보다 풍부하게 보완해 발간한 책이다. 재난들의 공통된 뿌리는 ‘다차원적 위기’이며, 극우세력이 그 득을 보고 있다고 비판한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