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Ⅰ]친권의 이름으로 ‘함부로 무시무시하게’

아동학대 81%는 부모가 가해자… ‘친권 상실·제한’ 제도상 미비점 보완해야

2012년 당시 17세이던 ㄱ양은 아버지가 휘두른 칼에 허벅지를 맞았다. ㄱ양의 어머니는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어 주민센터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남편과 이혼하고도 알코올 중독 때문에 다시 남편에 의존해 살아왔던 ㄱ양의 어머니였다. 고등학생이던 ㄱ양은 아버지의 폭력과 성추행 때문에 다시는 아버지를 보고 싶지 않았지만 아버지 없이는 생활이 힘든 어머니 때문에 학대를 견디고 있던 터였다. 학대에 시달린 ㄱ양은 아버지가 운전하는 자동차와 비슷한 차만 지나가도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학대당하는 아동에게 친권은 ‘덫’
사건을 접한 구청 사례관리팀은 지역아동복지센터, 정신보건센터, 아동복지센터 등의 담당자들과 함께 아버지 몰래 ㄱ양을 격리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아버지에게는 알려지지 않게 비밀리에 서울시 아동학대예방센터에서 한 달간 일시보호를 한 뒤, 관할 구청을 통해 양육시설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ㄱ양을 학대의 주범인 아버지로부터 떼어놓는 일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ㄱ양이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을 해야 했음에도 이전 학교에서는 ㄱ양의 친권자 동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대며 거부했다. 그나마 ㄱ양에게는 어머니가 남아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한 어머니의 동의서를 받고서야 ㄱ양은 전학을 할 수 있었다. 학대를 일삼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나야 했지만 ‘친권’이라는 덫 때문에 다시 학대를 받을 위기에서 겨우 벗어난 것이다.

가정 내 아동학대가 무서운 이유는 ‘친권’이라는 막대한 권리를 가진 부모가 아동을 학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판명된 1만1709건 가운데 아동의 가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가 9378건으로 80.1%를 차지했다. 학대를 가한 가해자와 피해 아동의 관계를 살펴봐도 수치는 비슷하다. 부모가 학대 행위자인 경우가 전체의 81.8%였다.

3월 2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등 42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모여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지난 8월 2일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주택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던 ㄴ양(4)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진 사건과 지난 1월 경기도 평택시에서 용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락스와 찬물 세례를 받으며 학대를 당하다 숨진 ㄷ군(7) 사건 역시 아동의 부모가 학대를 일삼은 경우였다. ㄴ양은 양치 중 쓰러지기 전부터 약 보름간 어머니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다. ㄴ양의 어머니는 ㄴ양이 쓰러진 뒤에도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바닥에 부딪히게 하는가 하면, 머리·배·엉덩이 등 온몸을 발로 찬 혐의를 받았다. ㄷ군은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가 ㄷ군의 학대에 가담한 경우였다. 겨울철에 차가운 욕실에 감금된 채 3개월 넘게 학대를 받은 ㄷ군이 숨을 거두자 그 부모는 시신을 암매장하기까지 했다.

민법상의 친권은 ‘부모가 자녀를 보호·양육하고 그 재산으로 관리하는 권리·의무’라고 정의된다. 부모가 친권을 행사한다는 것이 미성년인 자녀의 복리를 위해서여야 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그러나 학대 아동에게 친권은 ‘덫’이기도 하다. 아동복지법에서의 ‘아동’은 18세 미만으로 정의되기 때문에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소년’까지 포함된다. 영아에서부터 고등학생 또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범위의 아동들이 친권이라는 명목으로 학대에 노출되기도 하는 것이다.

2013년 8월 경북 칠곡군에서 어머니가 딸 ㄹ양(당시 9세)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 역시 학대 가해자인 부모가 친권을 남용해 숨진 ㄹ양뿐만 아니라 그 언니인 ㅁ양(15)까지 더 큰 피해를 볼 뻔한 사건이었다. 어머니 임모씨(38)와 아버지 김모씨(40)는 경찰 수사과정에서 자신들의 학대행위를 부인하며 언니인 ㅁ양에게 “내가 발로 차서 ㄹ양이 죽었다”고 진술하도록 강요했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격리된 뒤 사실을 그대로 진술할 수 있게 되자 ㅁ양은 자신과 동생에게 가해진 부모의 학대를 털어놨다. 사건 발생일로부터 6개월가량이 지나서였다.

부모와 격리되고 비로소 사실 말해
ㅁ양은 “어머니 말대로 하지 않으면 또 학대를 당하거나 동생처럼 맞아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해 두려웠다”며 수사과정에서 거짓으로 자백한 이유를 밝혔다. 사실을 그대로 말해봤자 소용없을 것이라는 학습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동생 ㄹ양이 죽기 10개월 전인 2012년 10월에도 동생은 경찰에 학대사실을 신고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폭행을 가한 어머니만이 아니라 아버지까지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을 보고 당황한 ㄹ양의 진술 번복으로 부부는 풀려났다. 집으로 돌아온 부모는 두 자매를 다시 학대했다. 친권이라는 테두리 때문에 자매는 학대사실을 그대로 말해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동생이 죽고 자신이 그 용의자로 몰린 뒤에도 ㅁ양은 심리치료를 위해 입원하기 전까지 아버지와 함께 살아야 했다. 친권이 아버지에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로부터 격리되고서야 비로소 ㅁ양은 자신과 동생이 받은 학대를 말할 수 있었다.

친권이라는 명목으로 학대를 받은 것이 의심되는 아동을 친권자와 함께 있게 하면 2·3차 피해를 방치하는 셈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친권자가 아동학대를 가한 사람이라고 의심되면 즉시 격리한 뒤 아동에게 심리치료 등 긴급조치를 하면서 학대가 벌어진 상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동학대예방센터 관계자는 “학대를 당한 아동에게 가정 내에서 다시 학대가 벌어지는 것을 막을 아무런 예방대책도 없이 아동을 가정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면서 “수사 등 사실확인 과정에서 경찰이나 관련기관이 본의 아니게 친권자의 입장에 기우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친권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동학대가 있었는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보건복지부 산하의 공공기관인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아동 관련 전문가들이 연결되면 사실을 밝히고 사태 해결에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피해아동에 대한 응급조치를 비롯해 필요한 경우 학대 행위자에 대해서도 필요한 임시조치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학대 피해아동이 일정기간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에 들어가더라도 아직까지 법적 뒷받침이 부족해 지원활동이 여의치 못한 데 있다. 시설에서 아이를 실제로 보호하고 양육하고 있음에도 친권은 여전히 부모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의 치료나 새로운 번호의 휴대전화 개통 등의 필수적인 조치에도 친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일부 가해 부모의 경우 자신과 피해아동을 격리한다는 데 분노해 시설 담당자에게 폭언과 협박을 일삼는 경우도 나타난다.

보호시설 가려면 가해자 친권 동의 필요
아동학대 신고 및 확인 건수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어, 피해아동 보호시설이 맡아야 할 역할도 역시 커지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접수한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2012년 1만943건, 2013년 1만3076건, 2014년 1만7791건, 2015년 1만9209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제 아동학대로 확인된 건수도 2012년 6403건, 2013년 6796건, 2014년 1만27건, 2015년 1만1709건 등으로 늘고 있다. 보호가 필요한 피해아동이 늘어나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수도 큰 폭으로 늘어 2003년 19곳에서 지난해 55곳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심각한 수준의 학대를 받아 이곳에서 6개월 이상 장기적인 보호를 받아야 하는 아동들이 보호시설에서의 생활을 위해 번번이 가해자인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친권 행사라는 명목으로 부모가 학대받은 자녀에 대한 치료나 교육 등을 거부·방치해 또 다른 학대가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친권을 도입하는 쪽으로 민법이 개정된 것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16일부터 시행된 민법 개정안에 따라 친권을 ‘일시정지’하거나 ‘일부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또 친권상실 등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이 이전까지는 검사와 친족에게만 있었지만, 개정 이후 학대당하는 자녀 본인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도 포함됐다. 이전까지는 부당한 친권행사에 대한 대응조치로 친권상실 제도만 두고 있었다. 아동학대나 친권의 부당한 행사가 있어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시킬 정도가 아니라면 국가가 개입하여 아동에 대해 후견적 보호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학대 재발을 막기 위해 부모의 친권을 상실케 하거나 제한하면 친권은 법적으로 지정된 후견인이나 아동보호시설로 넘어갈 수 있다. 양 부모 가운데 한 명만 학대를 저질렀다면 남은 한 명이 친권을 유지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한부모가정에서 학대가 벌어지거나 부모가 둘 다 학대를 저질렀을 때에는 피해아동이 친권자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보호시설 등에서 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나설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된다.

친권을 제한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보다 손쉬워져 아동학대가 가정 내에서 되풀이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게 됐지만, 전문가들은 아직도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미성년 학대 피해아동이 민법대로라면 친권상실을 청구할 수 있게 됐지만 가정소송법 상에서는 미성년이라 직접 친권상실 청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경찰이나 학교, 지역기관 등에 학대 피해를 신고해도 때때로 ‘얼마나 말을 안 들었으면 부모님이 그렇게까지 하겠냐’며 학대에 둔감한 인식이 남아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최후의 방법으로 피해아동 본인이 직접 친권상실·제한 등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법의 뒷받침이 갖춰지지 못한 것이다.

8월 2일 어머니에게서 학대를 받은 ㄴ양이 병원에 실려와 응급치료를 받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 영상 캡처. / 연합뉴스

자녀가 직접 신청할 수 있게 해야
제도상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법무부도 학대받는 미성년 자녀가 부모를 상대로 직접 친권의 상실이나 정지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가사소송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현행법은 미성년자의 특별대리인이 이를 청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법적으로 선임된 미성년후견인이나 아동학대 사건을 담당하는 지자체 담당 공무원 등이 지자체장의 이름으로 청구를 사실상 대리해 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지자체에 따라 아동보호 관련 조직과 관리규정 등이 달라 일관적이지 못하고, 아동복지심의위원회 등 아동복지법에 규정된 기구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는 점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김희경 세이브더칠드런 사업본부장은 “아동학대 문제를 전담하는 상시적 컨트롤타워가 필요한데, 올해 정부 차원의 아동학대대책추진협의회가 설치됐지만 상설기구도 아니고 고정적 예산도 없어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부모가정에서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아 숨진 ㄴ양의 사례 역시 정부의 아동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벌어진 희생이다. ㄴ양이 보육원에서 어머니에게로 인계되는 과정부터 이후까지 관할 지자체인 인천시는 ㄴ양의 생활환경을 심사해야 했지만 전혀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센터의 사회복지 담당자나 지역 통·반장에게도 ㄴ양이 학대를 당한 사실은 전달될 수 없는 체계였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보육교사나 의료인, 구급대원 등과도 접촉할 일이 없었던 탓에 정부의 아동보호 정책의 사각지대에서 ㄴ양은 눈에 띄지 못하고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이미 2013년의 ‘서현이 사건’에서 정부는 학대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아동보호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학대 피해아동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이 사건에 충격을 받은 민간의 아동전문가들이 조사 및 대책위원회를 꾸려 자체조사를 벌인 뒤 발표한 ‘이서현 보고서’에서 이미 최소한의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후로도 정부는 대대적인 대책 마련에 실패했다. 이양 사건에서도 전문가들은 잦은 이사 때문에 아동보호기관의 관리망에서 벗어난 사실을 지적하며 피해아동에 대한 관리가 이전 기관에서 신규 기관으로 긴밀히 이어지도록 공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개선 필요사항을 적시했다.

또 보고서는 학대 행위자가 기관의 개입을 거부할 때 강제할 수 있는 조치의 필요성과 아동학대 신고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못한 문제는 이후 그대로 반복됐다. 아동학대 고위험가정에 집중적으로 가정방문을 실시하는 등의 방안은 해외에서도 예방에 주효하다는 분석이 있어 보고서에도 올라갔지만 여전히 이행되지 않았다. 당시 전문가로 위원회에 참여한 울산대 오승환 교수는 “사건 발생 3년 전인 2010년에 이미 포항에서 이양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가 이뤄졌지만 이후 사건이 일어날 때까지 울산 울주군에서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며 “작성된 보고서를 통해 이미 정부에 촉구한 내용들이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 우리 사회가 무엇을 했나 하는 무력감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모교육’을 국민의 의무로

아동학대나 가정폭력과 사회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모교육’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성가족부에서는 부모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다수의 지자체에서는 부모교육 관련 조례를 제정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을 교육해 아동학대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정부의 ‘부모교육 대책’은 관계부처인 여성가족부와 교육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결혼 전, 임신·출산기, 자녀학령기 등 연령에 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생애주기별 부모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초·중·고 교과 교육과정에 부모교육 관련 내용을 반영하고 대학 교양과목으로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한편, 내년부터 군 장병에게도 예비부모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정부 차원의 계획과는 별도로 경기·경남·대전 등에서는 지자체 자체 조례를 바탕으로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자녀 발달단계별 양육방법과 부모와 자녀 간 이해·소통 증진방법, 올바른 자녀교육관 형성 등이 교육 주제다.

부모교육의 필요성은 자녀를 학대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자녀에 대한 무지와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잘못된 인식에 있다는 분석에 근거를 두고 있다. 아동학대 가해자들의 특성을 분석한 보건복지부의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가해자 3만454명 중 33.1%(1만76명)가 ‘양육 태도와 방법이 부족하다’는 특징을 보였다. 보고서는 체벌 등을 자신만의 양육방식이라고 고집하는 것이 부모의 권리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인식도 문제로 지적했다. 부모가 필수적인 양육 기술이나 아동발달에 관한 지식을 갖추고 있지 않을 때 아동을 학대할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아동이 가장 밀접하게 관계 맺는 부모와의 가정 내 관계에서부터 사회적 안전망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를 막으려면 부모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면서도 부모교육이 보다 효과적이려면 부모·예비부모의 계층에 따라 그에 걸맞은 맞춤형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대 가해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가장 큰 또 하나의 특징이 ‘사회·경제적 스트레스가 크다’(20.5%)는 점이기 때문이다. 소득이 낮거나 한부모가 자녀를 돌봐야 하는 등 부담이 크고 사회적인 지원은 받기 어려울수록 육아과정에서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질 수 있어 이들 계층의 현실에 맞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길혜지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사회적 고립 및 경제적 어려움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측면에서의 스트레스 역시 아동학대의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복지 증진을 위한 다각도의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