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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막말 김구라’ VS ‘개념 김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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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구라(본명 김현동)씨가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02년 인터넷방송 ‘김구라·황봉알의 시사대담’에서 일제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간 할머니들을 ‘창녀’라고 표현한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 4월 16일 “인터넷 방송으로 말했던 내용들이 지금 다시 문제가 되는 것을 보면서 입 밖에 나온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며 “자숙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이 방송에서 서울 천호동의 성매매 종사자 여성들이 경찰의 성매매 단속에 항의하는 뜻으로 전세버스를 타고 국가인권위원회로 제소하러 간 뉴스에 관해 “창녀들이 전세버스에 나눠 탄 것은 옛날 정신대 이후 최초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구라

10년 전 김씨의 발언이 다시 화제가 된 것은 ‘김용민 막말’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씨가 4·11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와의 인연을 밝힌 뒤 김 후보의 막말 논란이 전개됐고, 다시 불똥이 김씨에게 튀어 과거 인터넷 방송 시절의 막말 내용이 화제가 된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한동안 김씨를 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지는 양상을 보였으나 김씨가 과거 ‘개념’ 행동을 한 행적도 밝혀지면서 김씨의 잠정은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김씨의 ‘개념’ 행동이란 2002년 주한미군 장갑차에 한국인 여중생 2명이 희생된 사건에 대해 미국에 항의하는 뜻으로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피켓 시위에 참여한 것을 뜻한다. 또 김씨가 2007년 한 케이블TV 방송 프로그램에서 일본의 극우성향 논객인 구로다 가츠히로 산케이신문 지국장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놓고 설전을 벌인 내용도 알려져 김씨를 동정하는 여론도 커지는 상황이다.

1970년 인천에서 태어난 김씨는 1993년 SBS 공채 2기 개그맨으로 선발됐으나 장기간의 무명 기간을 거쳐 2000년 무렵부터 인터넷방송을 중심으로 신랄한 독설과 욕설을 퍼붓는 캐릭터를 만들어 활동해 왔다. 주로 정치인과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풍자 개그로 인기를 얻은 김씨는 공중파 채널에 입성할 당시에도 과거의 ‘욕쟁이’ 경력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에 한 일이니 용서 바란다”며 여러 차례 공개사과를 해 왔다. 이번 파문으로 김씨는 8개 프로그램의 진행자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다.

한편 방송인 김미화씨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구라야, 은퇴하지 마라…. 할머니들께 가서 큰절 올리고 안아드리자”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김씨에게 사과를 권유했다. 김미화씨는 이 트윗을 놓고 벌어진 또다른 논란에 대해 “할머니들께 여쭤보고 올린 글”이라고 답했다. 김씨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과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은 상태다.

김씨의 현재 상태를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김씨의 휴대전화를 대신 받은 김씨의 부인 이모씨는 “자숙하는 중에 드릴 말씀이 뭐가 있겠냐. 죄송하다”는 말만 남기고 통화를 끊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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