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척추관 협착증 최소 침습적 치료

얼마 전 내원한 64세 여성 백모씨. 지난 몇 년 동안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고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껴왔다. 혈액순환의 문제인가 싶어 사우나를 찾거나 집에서 찜질을 하곤 했다. 하지만 통증은 잦아들지 않았고, 최근에는 걸어다닐 때도 다리 저림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허리 질환인 ‘척추관 협착증’이었다.

진료를 하다 보면 백씨처럼 다리 문제인 줄 알고 관절클리닉을 찾았다가 다시 척추클리닉으로 진료를 보러 오는 환자분들이 종종 있다. 다리에 극심한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허리 쪽에 있는 다리나 엉덩이로 가는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허리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의외로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허리 질환을 가진 환자 중에서 백씨처럼 다리 저림이나 엉덩이 저림 등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척추 뼈와 인대가 굵어져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과 저림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허리를 펴고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이 마비되고 터질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가만히 누워 있으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착각해 질환을 방치하기 쉽다. 특히 척추관 협착증은 고령 환자들을 가장 불편하게 하는 질환으로 꼽히는데, 길을 가다 허리를 구부린 채 걷고 있는 분들의 경우 척추관 협착증 환자일 확률이 높다.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척추 질환은 단계적으로 치료가 이루어져 가능한 한 수술 없이 치료하지만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자신의 뼈,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 침습적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허리 수술은 무조건 안 하는 게 좋다는 인식으로 고통을 참는 분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존 치료 방법의 단점을 개선한 척추 내시경술이 척추 질환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흉터가 작아 회복 속도가 빠르고, 입원 기간이 짧다는 점과 고령자나 만성질환 환자도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초기의 척추관 협착증이라면 운동을 제한하고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속도가 늦어지거나 수술치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한재석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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