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

연극/뮤지컬/오페라/국악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연극 : 복서와 소년 - 60세 차이 외톨이들의 티키타카

▲연극 | 복서와 소년
일시 11월 27일~12월 26일 / 장소 학전블루 소극장 / 관람료 3만5000원

[문화캘린더]연극/뮤지컬/오페라/국악

서울 외곽에 있는 허름한 요양원.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학교폭력 가해자로 몰려 사회봉사활동을 하러온 고등학생 ‘셔틀’이 요양원 가장 안쪽 구석 독방에서 페인트를 칠한다. 독방에서 생활하는 이는 파킨슨 환자 행세를 하는 왕년의 복싱 세계챔피언 ‘붉은 사자’. 서로의 존재가 불편하고 불쾌한 두 사람은 작은 일에도 사사건건 대립하며 날을 세운다. 어느 날, 붉은 사자가 복싱 챔피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셔틀은 진짜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에게 복싱을 알려달라 부탁한다. 이에 그는 셔틀에게 한가지 부탁을 하는데….

2012년 초연 당시 학전 김민기 대표와 정재일 음악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2014년 공연 이후 7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고독한 70대 후반의 전직 복서 붉은 사자와 반항심 가득한 10대 고등학생 셔틀이 등장하는 2인극이다. 독일 청소년 연극상을 받은 <복서의 마음>을 원작으로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 새로이 번안·각색한 이 작품은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며 버림받았던 외톨이들이 진심이 담긴 소통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변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회의 주변부에서 소외된 인물들의 삶을 비추며,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는 인생에 대한 진중한 의미를 담은 작품의 메시지는 김민기 대표의 날카롭고 섬세한 연출과 함께 깊은 울림을 준다. 또 한편으로 서로의 언어가 외계어처럼 느껴지는 70대 노인과 10대 소년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내면서 드러나는 60세 차이 티키타카 브로맨스 코드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부드러운 분위기 역시 자아낸다. 02-763-8233

▲뮤지컬 | 은하철도의 밤
일시 11월 30일~2022년 1월 30일 / 장소 드림아트센터 4관 / 관람료 6만원

[문화캘린더]연극/뮤지컬/오페라/국악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 원작인 동명의 소설을 각색한 창작 뮤지컬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년 ‘조반니’가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 ‘캄파넬라’의 도움을 받아 사라진 아버지를 찾으러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1577-3363

▲오페라 |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
일시 12월 1일 / 장소 국립정동극장 / 관람료 1만원

[문화캘린더]연극/뮤지컬/오페라/국악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두달 전 완성한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인다. 1791년 초연 이래 2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작품으로 연출과 대본을 각색해 60분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02-751-1500

▲국악 | 정오의 음악회
일시 12월 2일 /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 /관람료 R석 3만원 / S석 2만원

[문화캘린더]연극/뮤지컬/오페라/국악

해설과 함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미는 국악 브런치 콘서트로, 이번 공연에선 아나운서 이금희가 해설을, 지휘자 이승훤이 지휘를 맡는다. ‘발라드의 여왕’ 왁스와의 협연 무대 등 국악관현악으로 연주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02-2280-4114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이미지
탄핵 이후 준비해야 할 것들
오늘을 생각한다
탄핵 이후 준비해야 할 것들
밤새 뒤척인다. 겨우내 마음 편히 잠을 자지 못해 머리에 스모그가 낀 듯 무겁다.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린다. 이상기온이 일상이 돼간다. 기후변화의 징후인 3월 중순 눈 쌓인 풍경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불길하다. 자연 시스템의 불안정성만큼이나 정치와 사법 시스템 또한 아슬아슬하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일만 년간 이어온 기후 안정성과 40여 년이 채 안 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기간으로는 비할 데 아니지만, 우리 삶에 당연히 주어지는 조건으로 여겨졌던 점은 흡사하다. 이번 겨울 기후환경이든 정치체제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기후위기와 정치위기라는 무관해 보이는 두 위기는 사실 그 원인 면에서도 맞닿아 있는데, 효율과 성과가 최우선시되는 과정에서 다른 중요한 가치는 간과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는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법을 배웠지만,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데 게을렀고, 정치적 다양성과 세대 간의 이해를 구현하지 못했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방식의 성장이 우리 사회를 갉아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