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넷]제노의 역습과 디제이 쿠

한 번쯤 쉬어가는 의미로 인터넷의 최근 트렌드를 소개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와췡제노와 디제이 쿠가 누굴까. 답: 가수 제노와 구준엽이다. 이들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와췡제노는 ‘17세 대전 소녀’로 공중파를 탄 뒤, 제노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한 여성 가수에게 붙은 별명이다. 2008년 상반기, 그녀가 야심차게 들고 나온 노래는 ‘Who are you? Sexy my boy’라는 댄스곡. 문제는 그녀의 ‘빤딱이’의상과 지극히 안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이었다. 게다가 노래 중간(보통 1분 45초 정도 진행한 후 나온다)에 난데없이 “베이비 와~ 베이비 와~ 베이비 와칭!”이라고 하는 가사가 있는데, 누리꾼은 이 대목이 인상 깊었나 보다(어떤 누리꾼은 이 가사가 ‘내일 비와~ 내일 비와~’로 들린다고 주장한다). 누리꾼은 소위 ‘플짤’, 즉 플래시 파일로 되어 있는 짤림 방지 이미지로 “베이비 와~와칭!” 하는 부분만 모아 보며 배를 움켜잡았다. 마지막 부분을 들리는 대로 써 ‘베뷔와아아아아췌잉!!!’이라고 만든 패러디 이미지도 함께 돌았다.

그런데 제노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와췡제노’를 비웃기 위해 TV에 모여든 누리꾼 앞에 제노는 안경을 쓰고 청순한 이미지로 급변신하여 나타난 것이다. “코디가 안티냐”는 비웃음을 흘리던 누리꾼은 갑자기 제노 오덕후(빠순이→박순희, MBC→마봉춘과 비슷한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보면 되겠다. 이 경우는 오타쿠)로 변신했다. 이 급반전을 두고 다른 누리꾼은 ‘제노의 역습’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디제이 쿠는 최근 인기몰이 중이다. 발단은 한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클럽디제이 솜씨’를 발휘한 구준엽씨의 모습을 누군가 역시 플짤로 만들어 올린 것. 이 누리꾼은 구준엽의 랩 발음을 흉내내 ‘아임클럽디제이 암고나매큐뭅 아임디제이쿠 암고매큐댄스’라고 적어놓았다. 그런데 이게 은근히 중독성이 있었다. 구준엽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게시판은 찾아온 누리꾼의 ‘아임클럽디제이 암고나매큐뭅 아임디제이쿠 암고매큐댄스’ 댓글 폭격을 맞고 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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