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세월호 인양도 전에 진상조사 끝?

정부, 특별조사위원회 6월말 종료 통보… 배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할 판

“6월은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달입니다. 이번 6월은 1987년 6월항쟁 29주기이기도 하고, 특조위로서도 중요한 시기입니다.”

6월 1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의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정례 브리핑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은 1987년 6월항쟁을 언급하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권 소위원장이 느닷없이 6월항쟁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가 세월호를 뭍으로 끌어올리기도 전에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종료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6월 30일을 특조위가 조사활동을 하는 마지막 날로 보고 있다. 반면 특조위는 실질적으로 활동이 시작된 시기부터 계산해 내년 2월 초까지는 조사활동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조위는 내년 2월 3일까지 연장 요구
정부는 6월 30일을 앞두고 특조위에 여러 차례 활동 종료를 예고하는 듯한 공문을 보냈다. 5월 27일, 행정자치부는 특조위에 종합보고서와 백서 발간을 위한 최소한의 정원안을 6월 3일까지 보내달리는 공문을 보냈다. 과거 진상규명 관련 위원회들의 사례를 따라간다면, 종합보고서 작성 관련 인원은 기존 정원인 120명보다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로비에서 검찰 관계자들에게 제지를 받고 있다. 이날 특조위 조사관들은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실지조사에 나섰으나 검찰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 연합뉴스

이어 기획재정부가 지난 7일 특조위에 종합보고서 관련 예산을 편성해 14일까지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현재 특조위는 올해 상반기 예산만 받은 상황으로 하반기에는 배정된 예산이 전혀 없다. 특조위는 그동안 기재부에 ‘조사활동’에 필요한 하반기 예산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조사가 아니라 종합보고서 관련 예산만 편성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특조위는 행자부 공문에 ‘특조위 활동기간은 내년 2월 3일까지이므로 정원을 정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회신했고, 오히려 특조위에 파견된 공무원들의 파견기간도 내년 2월 3일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6월 30일이면 특조위에 파견된 공무원들의 파견기간도 끝나고, 배정된 예산도 떨어진다.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법적 해석의 차이와 무관하게 특조위의 활동은 실질적으로 무력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가 되는 조항은 세월호 특별법 7조 1항이다. 이에 따르면 세월호 특조위는 ‘구성을 마친 날부터 1년간’ 활동할 수 있다. 또한 ‘한 차례만 활동기간을 6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이 조항에 나온 ‘구성’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특조위의 종료시간은 달라진다.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이 시행된 2015년 1월 1일을 특조위가 구성된 시점으로 봤다. 2014년 11월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그 다음 달에 국회와 유가족 등은 각자 추천하는 특조위원들을 모두 정했다. 세월호 특조위 17명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이미 준비가 돼 있었던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추천한 장완익 특조위원(변호사)은 “위원이 있다고 위원회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위원들도 (지난해) 3월이 되어서야 임명장을 받았고, 시행령은 5월에 가서야 만들어졌다. 위원회가 구성되려면 위원에 직원도 있고 예산도 확보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위원회의 ‘구성’ 요건을 완전히 갖춘 시기가 세월호 특조위 예산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지난해 8월 4일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애초 세월호 유가족들이 제출한 입법 청원안에는 이런 논란이 불거질 요소가 없었다. 2014년 7월, 세월호 유가족들은 대한변협과 민변 등의 도움을 받아 세월호 특별법 입법청원안을 만들었다. 이 청원안은 “위원회가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무처 조직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활동기간을 기산한다”고 못박았다. 입법청원안의 내용이 반영됐다면 사무처 직원들이 처음으로 출근한 지난해 7월 27일이나 예산이 배정된 8월 4일부터 특조위의 활동기간이 계산됐을 것이다.

활동기간 개시 시점 언제로 볼 것인가
법이 통과된 후 시행기간까지 위원회를 준비할 여유도 너무 부족했다. 과거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을 지낸 장완익 특조위원은 법 통과가 된 후 실제로 위원회가 가동하기까지 수개월은 걸린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친일재산조사위는 2006년 7월 13일에 출범했다. 하지만 법 통과는 2005년 말에 이뤄졌기 때문에 출범하기 전까지 상당한 준비기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세월호 특별법은 2014년 11월 중순에야 통과돼서 사실상 준비기간이 한 달여도 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실화해위원회(진화위)의 경우 세월호 특별법 입법청원안처럼 보다 명확하게 기간 계산시점을 명시했다. 진화위의 근거법인 과거사법에는 ‘위원회가 구성되어 최초의 진실규명 조사 개시 결정일 이후 4년간’ 활동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과거사법은 2005년 5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실제로 진화위가 출범한 것은 이듬해 1월이었다. 최초의 진실규명 조사 개시가 이뤄진 것은 법이 통과된 지 11개월 만의 일이었다. 진화위는 여러 한계점도 있었지만, 사전 준비가 비교적 충실했기 때문인지 1만여건 이상의 과거사 사건에 대한 진상을 밝혀내는 등 일정한 성과를 남겼다.

반면 새누리당에서 추천한 특조위원들은 ‘이미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영주 특조위원(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변호사)은 <주간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검찰과 감사원에서 다 조사했기 때문에 더 조사할 게 없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었다”며 “상임위원들이 이미 지난해 1월부터 월급을 받았고, 월급을 받았다는 것은 일을 했다는 것 아니냐”며 6월 30일에 특조위를 종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 위원은 “검찰에서 수사하면 두어 달이면 끝날 일을 1년 반씩 하는 조직이 어딨나. 관련자는 이미 다 구속돼서 조사를 받았는데 여기서는 정치투쟁만 하며 시간만 보냈던 거죠”라며 특조위의 진상규명 활동의 성과가 미미하다고 비판했다.

고 위원의 말처럼 세월호 특조위를 성과를 내지 못한 비효율적 조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조위에 애초 세월호 유가족들이 주장한 기소권과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특조위가 빠르게 진상규명에 나서긴 어려웠다. 하지만 과연 세월호 특조위가 효율적으로 진상규명을 할 수 있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장완익 위원은 “지난해 1월 15일쯤에는 임명장 받고 활동을 금방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새누리당에서 특조위 조직이 비대하다며 ‘세금 도둑’이라고 지적했고, 그래서인지 임명이 미뤄지다가 3월에야 임명장을 받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조위 구성 이후에도 파행 이어져
특조위의 파행은 계속됐다. 정부가 특조위원들이 아닌 공무원들이 특조위의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게 하는 시행령을 제출한 이후, 시행령 확정까지 두 달 정도 시간이 그냥 지나갔다. 5월에 시행령이 완성되고 나서야 특조위는 본격적으로 직원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당에서 추천한 조대환 당시 특조위 부위원장이 특조위를 또다시 ‘세금 도둑’이라고 비난하며 사퇴했다. 7월 27일부터 직원들이 처음으로 정상적으로 출근했고, 8월 4일 특조위 예산(예비비)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아무런 진상도 밝히지 못한 채 7개월이 지났다.

특조위는 예산을 받은 지 한 달 만인 지난해 9월부터 진상조사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9월 7일 이석태 위원장이 진상조사 개시를 발표하는 담화문을 낭독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위원장이 담화문을 읽기 직전, 여당에서 추천한 석동현 위원이 신상발언을 통해 “일신상의 사정”이라며 특조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석 위원은 새누리당 총선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11월에는 ‘대통령의 7시간’을 두고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과 다른 위원들의 대립이 심해졌다. 결국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은 ‘대통령의 7시간’을 조사하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원 사퇴했다. 특히 새누리당이 추천한 비상임 특조위원 4명은 올해 6월까지 단 한 차례도 특조위 회의에 나타나지 않았다.

검찰과 감사원의 조사로 진실이 충분히 밝혀진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장 위원은 “검찰과 감사원은 처벌과 징계를 전제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반면 특조위는 법적 처벌을 할 수 있느냐와 무관하게 전체적인 ‘진실’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다. 애초에 우리와 검찰은 목적과 방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 특조위는 일시적으로나마 기능을 정지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20대 국회 첫 본회의가 7월 5일에 잡혀 있기 때문이다. 특조위 별정직 공무원들 중 특조위 활동 연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다른 직장을 찾아 떠나간 사람도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1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해역에서 세월호 인양을 위한 선수들기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해수부, 세월호 인양 8월 이후 예상
세월호특별법 제47조에 따르면, 세월호 특조위는 ‘조사를 종료한 후 3개월 이내에 종합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종합보고서에는 과거 다른 진상규명 위원회들과 마찬가지로 세월호 특조위가 밝혀낸 사건의 진상이 담길 예정이다. 문제는 내용이다. 권영빈 소위원장은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상조사의 결과를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조위의 진상조사 범위는 크게 세 가지다. 특조위 조사1과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맡는다. 조사2과는 세월호 침몰 이후 탑승객 구조가 실패한 원인을 조사한다. 조사3과는 언론이나 인터넷에서 세월호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향한 명예훼손 문제를 다룬다. 세월호 특조위에서는 총 238건의 진상조사 신청을 받았다. 이 중 조사1과 71건, 조사2과 111건, 조사3과 12건이 각각 이첩됐다.

세월호 침몰 원인의 경우 현실적으로 세월호가 인양된 후 선체조사를 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조사방법이 없다. 그래서 두 차례 열린 청문회도 주로 구조나 언론보도 문제에 집중했다.

정부에서 특조위에 종합보고서 작성기간에도 선체조사만큼은 협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장완익 위원은 “정부에서 시행령을 개정해 종합보고서 작성 기간 동안 선체조사를 도와주겠다는 말도 있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려면 조사관들이 두 달 이상 현장에 상주하면서 뭍에 올라온 세월호를 조사해도 모자란데, 해수부가 주관하는 선체조사에 2~3명 정도 참관하는 수준이라면 진상규명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이 8월 이후로 연기되면서 세월호 특조위가 세월호가 인양되기도 전에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해수부는 16일, 세월호 선체 훼손 등의 이유로 8월 이후에나 인양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9월이 지나서야 세월호가 인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조위 내부에서 ‘입장 발표’ 외에 특별한 대응 움직임이 없는 점은 아쉽다. 이미 활동 종료 논란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국회에 2016년도 예산안을 제출했을 때부터 예상된 일이었다. 특조위 내부에서도 ‘6월 30일 활동 종료’에 대한 논의가 오간 바 있다. 유가족이 추천한 이호중 특조위원(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5월 2일 특조위 비공개 회의과정에서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을 경우를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꺼냈다. 이 위원은 <주간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연히 6월 말 종료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이번에 특조위가 종료되더라도 특조위가 나중에 다시 만들어질 경우를 생각해야 하지 않나”라며 “이번 특조위에서 받아들인 안건들을 다음 번 특조위가 그대로 가져간다든지 하는 것 등은 법 조문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은 “당시에 비공개로 이야기한 부분이고, 완전히 합의되지 않는 내용도 있어서 더 이상 말씀드리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과거 위원회들 “시작은 야심찼지만 끝은 미미하더라”

세월호 특조위 이전에도 과거사나 군대 내 의문사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려는 차원의 정부 위원회는 여럿 있었다. 2000년 10월에는 군사독재 기간 중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의문사 사건을 전반적으로 조사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가 설립됐다. 참여정부 기간인 2005년과 2006년에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반민규명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진화위), 군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군의문사위) 등이 문을 열었다.

의문사위는 인민혁명당 사건이 중앙정보부의 조작 간첩 사건임을 밝혀내 훗날 재심에서 인혁당 관련자들이 무죄를 받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1970년대 대전교도소에서 교도관들이 다른 재소자들을 시켜 좌익 수형자에게 폭력을 휘둘러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도 밝혀냈다. 반민규명위는 국가 차원에서 친일파 1005명의 명단을 확정하고, 최종 보고서에 그들의 행적을 낱낱이 적었다.

참여정부 당시 세워진 위원회들의 종료시한은 대체로 이명박 정부 기간에 도래했다. 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는데도 정부가 급하게 위원회의 문을 닫아버렸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반민규명위의 경우 성대경 위원장이 2009년 11월 활동 종료 행사에서 직접 “40년간의 일을 마무리하기에 4년 6개월이라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화위는 법적으로 정해진 기간을 다 쓰지 못했다. 2006년 4월 첫 조사를 개시한 진화위는 최초 4년간 활동한 후, 최대 2년간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0년 2월 진화위는 2년이 아닌 2개월의 활동 연장을 결정했고, 진화위는 종합보고서 작성기간을 포함해 2010년 12월 말에 해산했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과거사는 계속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진화위도 인권위처럼 상설기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이명박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폭력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은 과거사 진상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전쟁 충북유족회 등은 충북 청주시에서 진화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국전쟁 당시 보도연맹원들이 20만명가량 학살된 것으로 추산되지만, 진화위에서는 5000여명에 대한 사실만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대 국회에서 과거사법을 개정해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희생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이루어져 한다고 말했다.

군의문사위의 경우 관련법 개정으로 조사기간이 늘어났다. 2006년 1월 출범한 군의문사위는 법적으로 최대 3년의 활동기간이 보장돼 있었다. 그러나 2008년이 다 돼가도록 군의문사위에 접수된 600건 중 진상을 밝혀낸 것은 절반이 안 되는 246건에 그쳤다. 유가족 단체는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을 통해 군의문사위의 활동기간을 연장하려 했고, 2008년 12월 12일 군의문사위의 활동기간을 1년 연장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군의문사위 활동기간 연장 운동에 나섰던 이정호 국군사상자 유가족연대 대표는 “애초에 위원회를 만들었을 때 충분한 기간 동안 확실히 조사를 해서 유가족들도 납득할 수 있게 철저히 진상을 밝혀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2기 군의문사위에서는 위원장의 직급이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격하됐다. 활동 종료 시한이 다 돼서야 법이 개정되는 바람에 조사 노하우를 갖춘 1기 군의문사위 직원 중 상당수가 새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이 대표는 “2기 군의문사위가 유가족들을 배려해서인지 마지막 1년 동안 앞서 3년간 내린 것만큼 순직권고를 많이 내렸다.

그리고 국방부는 군의문사위가 부실조사에 근거해 순직권고를 남발했다며 권고를 대부분 무시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2009년 군의문사위의 순직권고를 받아들인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국회가 군에서 의문사를 당했거나 자살한 사람도 순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군인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였다.

이 대표는 “유가족들이 조금이나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6년이란 세월이 더 걸렸다. 그 기간 동안 자식들 시신을 국군병원 냉동실에 놔둘 수밖에 없었던 유가족들의 마음은 어땠겠느냐”며 “위원회에 충분한 시간도 주지 않고는 ‘조사가 부실하다’는 핑계로 유야무야 넘어가려고만 한다면, 군대 내 의문사나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잘못이 반복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백철 기자 pudmak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