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펫의 이중생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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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도 반려동물과 함께 ‘펫팸족’

<미니언즈>를 제작한 일루미네이션이 만든 또 하나의 대표작이 <마이펫의 이중생활>이다. ‘내가 없는 사이 내 반려동물들은 무얼하고 있을까’라는 기발한 상상이 빚어낸 작품이다. 크리스 리노드 감독이 3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반려동물의 사생활을 더욱 세심하게 담았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2>은 인간이 모르는 사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꾸려가는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유니버설 픽처스

<마이펫의 이중생활 2>은 인간이 모르는 사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꾸려가는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유니버설 픽처스

케이티는 남편과 아기 리암과 함께 삼촌네 농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물론 반려견인 맥스와 듀크도 함께다. 농장을 지키는 양치기 개 루스터는 맥스에게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그 사이 반려토끼인 스노볼은 용감한 강아지 데이지와 함께 서커스단에 잠입한다. 폭행을 당하고 있는 새끼호랑이를 구하기 위해서다. 천신만고 끝에 새끼호랑이를 탈출시키지만 서커스 단장인 세르게이가 손 놓고 있을 리 없다. 늑대들을 시켜 새끼호랑이를 다시 잡아간다. 새끼호랑이를 구출하기 위해서는 무시무시한 늑대와 맞닥뜨려야 한다. 작은 강아지, 맥스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영화 속에는 정말 많은 반려동물이 뉴요커와 동거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다섯 집 건너 한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운다.

반려동물이 급증하면서 ‘펫코노미’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펫코노미는 애완동물(Pet)과 경제(Economy)를 조합한 단어로 반려동물과 관련된 산업 혹은 시장을 말한다. 동물병원과 동물보험은 대표적인 펫산업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먹을거리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전용사료는 물론 홍삼까지 나와 있다.

케이티는 시골 가족여행에 맥스를 빼놓지 않는다. 맥스와 듀크를 가족처럼 여기는 케이티는 전형적인 펫팸족이다. 펫팸족은 ‘Pet’에다 ‘가족’을 뜻하는 ‘Family’가 더해진 단어다. 펫밀리(Petmily)라고도 한다. 만약 케이티가 리암을 낳지 않고 맥스와 듀크와 살았다면 ‘딩펫족(Dinkpet)’으로 불릴 뻔했다. 딩펫족이란 아이 없이 애완동물을 기르며 사는 맞벌이 부부를 말한다.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인 딩크족(DINK·Double Income, No Kids)과 펫(Pet)의 합성어다.

펫코노미가 커지면서 새로운 직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과도하게 짖는 등 문제행동을 보이는 반려동물은 반려동물행동교정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씨가 유명하다. 반려견의 교육과 산책을 돕는 도그워커, 가정을 방문해 반려견을 보살펴주는 펫시터, 우수한 반려동물종을 번식시키는 브리더도 주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2025년이면 교사보다 도그워커가 더 유망해지고, 가정의 반려동물 지출 비용이 자녀 교육 비용의 3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정부가 반려동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반려동물보유세’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뜨겁다. 해마다 버려지는 유기반려동물은 12만 마리로 이들을 공공시설에 수용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독일은 훈데스토이어(강아지세)를 연간 100유로(약 13만원)가량 부과하고 있다. 네덜란드·오스트리아·싱가포르 등도 등록·면허세, 혹은 보유세를 낸다. 녹색당은 “기금을 마련해 사회적으로 동물돌봄을 해결하겠다는 구상에 찬성한다”며 “단 세금이라는 단어가 반감을 줄 수 있는데다 동물을 물건이나 재산으로 여길 수 있어 ‘보유세’라는 단어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보스 베이비>에서 반려동물은 아기의 적이다. 반면 <마이펫의 이중생활 2>에서는 아기의 친구다. 과연 펫코노미과 엔젤산업(영유아 관련산업)은 공존할 수 있을까.

<박병률 경제부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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