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郵政)이야기]비과세 통장 ‘ISA정기예금’ 출시

우정사업본부가 6일 ‘ISA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ISA계좌는 금융상품이 아니다. 여러 종류의 금융상품을 하나로 묶어서 관리할 수 있는 통합계좌다. 즉 하나의 계좌로 은행의 예금이나 적금은 물론 증권사의 주식, 펀드, 채권, ELS(주가연계증권) 등 다양한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종전에는 펀드, ELS 투자는 물론 예금과 적금도 별도의 계좌를 개설해야 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서너 개의 통장을 관리해야 하는 불편을 감내했다. ISA계좌를 개설하면 이들 계좌(통장)를 하나의 계좌에서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거기에다 발생한 수익, 200만원(서민형 250만원-총급여가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 종합소득이 3500만원 이하의 사업자)까지는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ISA계좌를 가입한 필자가 A펀드와 B펀드 두 개를 갖고 있다고 가정하자. A펀드에서 250만원의 수익을 냈고 B펀드에서 50만원의 손해를 봤다. 펀드투자에서 얻은 수익은 면세기준인 200만원이다. 따라선 한푼의 세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하지만 종전처럼 개별적인 펀드계좌를 갖고 있다면 A펀드에서 얻은 금융소득 250만원에 대한 세금(이자소득세, 세율 15.4%)이 부과된다. 38만5000원이다. ISA계좌를 개설했다면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손실’이다. 만일 A펀드 하나만 가입된 상태라면 비과세 기준을 초과한 50만원에 대해 9.9%의 세금(4만9500원)이 부과된다.

정진용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장(왼쪽)과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가 9월 5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우체국 ISA 정기 예금 판매서비스 업무협약(MOU)’ 뒤 사진활영을 하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이런 이유로 금융권은 ISA계좌가 저성장·저금리로 재산 형성이 어려운 국민들에게 재산 형성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정진용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장도 “우체국 ISA 정기예금은 저금리시대 예금고객들의 재산 증식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여러 금융기관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우체국 ISA 정기예금 판매채널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ISA계좌 개설이 시작된 것은 지난 3월 14일이다. 또 신탁업을 허가받은 금융사(시중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에서만 계좌 가입이 가능하다. 우체국은 자체적으로 ISA를 개설할 수 없다. 그래서 우정사업본부는 미래에셋증권과 ‘우체국 ISA정기예금 판매서비스 업무협약(MOU)’을 맺고 ‘ISA정기예금’를 출시하게 됐다. ‘우체국 ISA정기예금’에 가입을 원하는 고객은 미래에셋증권 창구에서 이 상품을 구매하면 된다. 최권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과 주무관은 “우체국 ISA정기예금은 ISA에 편입시킬 수 있는 하나의 금융상품”이라면서 “이자율도 시중은행보다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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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 현재 1년 기준 이자율은 1.45%로, 국민·하나·신한·농협은행보다는 약간 높다. 또한 우체국 ISA정기예금은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만일에 ISA계좌와 연계된 예·적금을 판매한 금융회사가 파산했을 경우 예금주는 5000만원까지만 원금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법에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우체국은 그 규모가 얼마가 되든 상관없이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전액을 보장한다. 그만큼 안정성이 높은 셈이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