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광고 따라잡는 모바일 광고

국내 매출의 32.7%로 매년 10% 이상 성장… 내년 초엔 넘어설 전망

하루 평균 3시간. 한국인들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깨어 있는 시간의 4분의 1에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기기 의존도가 가장 높은 20대는 하루 4시간이다. 손바닥 위 화면에서 세상과 만나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소비자들을 찾는 광고도 늘어난다. 전 세계 모바일 광고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올 2분기에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순이익은 49억 달러, 한국 돈으로 약 5조500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43%나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끌어 낸 것은 알파벳 매출의 99%를 차지하는 구글, 그 중에서도 구글의 모바일 광고다. 구글의 광고매출은 지난해 2분기 대비 19.5%가 늘어난 191억4000만 달러(약 21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컨설턴트 콜린 길리스는 “모바일 광고비가 아직 데스크톱에 비해 낮은 편이기는 하나 최근 실적은 (광고시장에)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에 말했다.

스마트폰 사용자 비중이 구글보다 높은 페이스북은 2분기 광고매출(62억 달러) 중 무려 84%가 모바일에서 나왔다. 월 이용자가 17억1000만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모바일 사용자가 15억7만명(91.9%)에 달한다. 아직은 PC보다 단가가 낮은 모바일이 사업영역의 대부분인데도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늘어난 21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화면에 뜨는 모바일 광고들.

검색광고는 모바일이 66%로 더 많아
국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올 2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는데, 해외 매출과 함께 효자 노릇을 한 것이 모바일 광고다. 7229억원을 기록한 광고매출에서 모바일 비중은 52%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면 연말 혹은 내년 초에는 모바일 광고가 PC 광고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8일 실적발표에서 “검색광고 중 PC가 33%, 모바일이 66%지만 매출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은 PC가 더 크다”면서도 “사용기기에 따라 매출은 변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올 하반기나 내년 초엔 모바일이 (매출을) 역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모바일 광고시장이 304억 달러 규모(전체 디지털 광고의 52.4%)로 비중이 대폭 늘어나면서 처음으로 PC를 앞섰다. 모바일의 광고 점유율은 올해 62.6%로 더 커질 것이며, 2017년에는 67.4%, 2019년 69.9%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지난해 모바일 광고시장이 1조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1조743억원)이다. 비중도 32.7%로 미국 수준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어 연말에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교보증권 이성빈 연구원은 “LTE 보급이 확대되는 한편 이용 가능한 콘텐츠도 늘어나면서 모바일 트래픽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광고기술도 발전해 모바일 광고의 효율성이 개선되면서 PC 수준으로 광고단가도 올라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이 온라인 장악력을 높여가는 것과 맞물려 모바일 광고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모바일에서 광고가 어떻게 발전할지 방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첫째는 동영상이다. 영상을 접하는 매체가 전통적인 TV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다. 영상을 보는 사용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광고는 문자나 그림, 배너 등이 아닌 다양한 방식을 접목시켜볼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에서 게임 ‘헤일로5’를 새로 선보이며 진행했던 시연 장면을 예로 들었다. 6시간짜리 실시간 게임 방송을 통해 엄청난 판매를 일으킨 것이다. 360도 촬영카메라를 통해 현장을 실시간 방송했던 미국의 코첼라 페스티벌에서도 수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집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선 광고 효과도 크다. 구글은 유튜브에 실시간 방송(라이브스트리밍)을 확장하면 연간 100억 달러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최근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다른 모바일 광고법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오래될수록 사용자들은 익숙한 앱이 고착화되기 때문에 신규 앱을 설치하도록 유인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최근 경쟁이 가열된 게임업계에서는 앱 설치를 위한 마케팅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는 “(관련 모바일 광고 증가로) 올 1월 광고를 통한 앱 설치가 안드로이드에서 전년 대비 200% 늘었다”며“ 앱 설치를 독려하는 광고시장은 연 10억~30억 달러 규모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소개한 전략은 회원 가입을 해 로그인을 하고 앱을 사용하도록 모바일 광고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 정보를 정확히 알게 되고 ‘타깃 광고’가 가능해진다. 목표로 한 소비자에게 정확히 노출시키는 광고는 단가를 올릴 수 있는 좋은 이유가 된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타깃 광고의 단가는 10~20% 높다”며 “광고 효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자나 그림, 배너보다 동영상이 효과적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사용기반이 빠르게 옮겨간 한국은 모바일 광고의 잠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특히 웹툰과 웹드라마와 같은 콘텐츠 생산이 많아진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월 평균 페이지뷰가 2010년 9억6000만건에서 지난해 50억건으로 5배 넘게 늘었다. 한 달 평균 이용자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만 1700만명, 전 세계 접속자로 따지면 2700만명에 달한다. 연재물을 보러 온 이용자들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단순히 검색을 할 때보다 한결 더 길다. 인기 웹툰은 대부분 빅배너 광고상품이 붙는데, 1000회 노출에 3000원 수준인 단가를 환산해보면 전체 웹툰의 20%만 적용해 계산을 해도 분기에 90억원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정용제 연구원은 “(콘텐츠가 확대되면) 판매 가능한 광고상품 또한 늘어날 것”이라며 “그래서 모바일에서 동영상 콘텐츠가 활성되는 것은 전통 매체보다 경쟁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경우 동영상 광고가 전년보다 34% 성장하며 시장이 78억 달러 규모로 커져 전체 인터넷 광고의 13.3% 정도를 차지한다. 한국의 경우 동영상 광고가 1183억원 수준으로 전체 인터넷 광고의 3.6%에 불과하다.

올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주춤했던 카카오는 광고매출이 13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줄었지만 모바일 광고는 627억원으로 4% 늘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실적을 발표하며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과거에는 홈페이지로 연결시키는 것이 광고의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앱을 설치하거나 주문·구독·예약 등 다양한 목적이 있다. 무차별로 하는 광고보다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보미 경향신문 산업부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