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병신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예정된 국가적 사업이나 의미 있는 행사는 무엇이 있을까. 해외까지 그 범위를 넓힌다면 수백개, 수천개의 행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대의 정치행사인 20대 국회의원 선거와 지구촌 최대 축제인 올림픽(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외에는 언뜻 떠오르는 게 없다. 이럴 때 그해의 우표 및 엽서 발행계획을 보면 어느 정도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다. 우표 및 엽서 발행 일정표는 또 다른 달력이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새해에 20회에 걸쳐 64종의 우표를 발행한다. 기념행사우표 5건, 특별우표 7건, 시리즈우표 6건, 연하우표 1건, 공동우표 1건 등이다. 엽서는 3회 3종을 발행할 예정이다. 한국의 과학 시리즈 두 번째 묶음, 현대 한국 인물(종교인) 시리즈,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시리즈 두 번째 묶음, 조선왕실의 인장 시리즈 두 번째 묶음, 유네스코 세계 유산 시리즈(백제역사 유적지구) 등 시리즈 우표와 우체국 문화주간 특별우표(세계의 우체통), 연하우표 등 연례적인 것을 제외하면 2016년 병신년을 주제로 한 우표와 엽서는 16가지다. 이를 통해 올해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와 흥미가 있을 것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표시리즈’ 첫 번째로 발행한 ‘남한산성’ 기념우표. / 우정사업본부 제공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의미 있는 기념우표다. 기념우표는 범국가적 행사를 기념하거나 우리나라의 역사·자연·문화·예술·인물 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발행하는 우표다. 올해 발행되는 기념우표 이미지 속에는 발전이나 완성, 그리고 자존과 공존 등의 의미가 함축된 게 많다. 한국 과학기술 발전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창립 50주년(2월 4일), 우리 고유 민족종교인 원불교 창립 100주년(4월 28일), ‘하나된 아름다운 세상’의 상징인 국립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5월 17일), 근대 미술계의 거장 이중섭 탄생 100주년(9월 1일) 등이 그것이다.
올해 발행되는 엽서 3종도 모두 기념엽서다. 우리나라 최초로 유엔기구 수장에 오른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 서거 10주년 기념, 2002년 6월 29일 북한의 기습도발에 단호한 응징을 했던 제2연평해전 승전기념, 한·중 교역의 관문이 된 평택항 개항 30주년 기념 등이 그것이다. 10년, 30년, 50년, 그리고 100년의 역사와 기념우표가 연결되면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7월 19일 우체국 문화주간에 발행하는 특별우표인 ‘세계의 우체통’도 눈길을 끈다. ‘거리의 작은 우편집중국’이라고 불리는 우체통은 각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우체통에 찍힌 우체국 마크, 우체통의 배색은 한 나라의 상징이기도 하다. 오렌지색 바탕에 회색 물방울 무늬를 한 핀란드 우체통, 투입구가 두 개인 빨간색 원형 모양의 영국 우체통, 영국 우체통을 모방한 홍콩의 초록색 우체통, 노란색 박스에 ‘LA POSTE’라는 파란색 글자와 제비로 디자인한 프랑스 우체통, 우리나라 우체통과 유사한 호주 우체통 등 여러 나라의 우체통 모양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국과 프랑스가 한·프랑스 수교 기념우표를 공동발행한다. 올해 발행하는 공동우표로는 이것이 유일하다.
올해의 뜨거운 소재는 스포츠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 우리나라 부산에서 개최되는 세계 여자월드컵 축구대회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이어진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2014년 FIFA 브라질 월드컵 기념우표,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때와 달리 기념우표 발행계획이 없다. 뿐만 아니라 국제행사와 관련한 기념우표도 다른 해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경기 고양시에서 열리는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5월 2일)를 기념한 우표가 유일하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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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채 상병 의혹
‘이채양명주’ 의제로 올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