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쎄’ 초슬림 담배의 최강자

해외누적판매량 13년 만에 1400억 개비 넘어 수출 효자상품으로

KT&G의 토종 담배 브랜드인 ‘에쎄’가 수출 효자상품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에쎄의 해외 누적 판매량이 해외시장에 첫선을 보인 지 13년 만에 1400억 개비를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해외에서 판매된 에쎄는 모두 1397억 개비로, 이를 길이로 환산할 경우 지구를 349바퀴 돌 수 있다. 달과 지구 사이를 18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에쎄는 현재 유럽, 중동, 러시아 등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내서도 담배 판매량의 26% 차지
1996년 처음 국내에 출시된 에쎄는 2001년 600만 개비를 첫 수출했다. 이후 매년 수출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해외진출 5년 만인 2006년에 연간 수출 100억 개비를 돌파했다. 2011년에는 210억 개비를 판매해 해외시장 개척 10년 만에 연간 200억 개비 해외판매 시대를 열었다. 이 같은 증가세에 힘입어 에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초슬림 담배로 자리매김했다.

에쎄 덕분에 KT&G의 담배 수출은 우리나라 농수산식품 수출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KT&G는 “담배 수출이 한 해 5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획득해 국가경제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면서 “이런 판매 뒤에는 KT&G 판매량의 40%가 넘는 에쎄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쎄는 국내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판매된 에쎄는 총 227억 개비로, 국내 담배시장 판매량의 26%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팔리는 담배 4갑 중 1갑이 에쎄인 셈이다. 에쎄가 잘 팔리면서 초슬림 담배 비중도 지난해 32%로 대폭 늘어났다.

KT&G 신탄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초슬림 담배 ‘에쎄’

1996년에 에쎄가 처음 국내시장에 출시될 때만 해도 에쎄 같은 초슬림형 담배는 낯선 제품이었다. KT&G는 이 틈새시장을 겨냥해 과감하게 에쎄를 시장에 선보였다. 당시 웰빙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들이 얇고 부드러운 초슬림형 담배를 찾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에쎄는 우리나라 담배시장의 판도까지 확 바꿔놓았다.

처음에 출시된 ‘에쎄 클래식’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2006년에는 대나무 활성숯 이중필터를 사용한 ‘에쎄수’가 시장에 나왔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 초슬림 캡슐 담배인 ‘에쎄 체인지’가 출시됐다. 현재까지 판매 중인 에쎄 제품은 모두 22종에 이른다. 그동안 에쎄의 끊임없는 ‘진화’는 국내 시판 중인 100여개가 넘는 담배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브랜드라는 결과를 낳았다.

1988년 국내 담배시장이 개방된 이후 국내 토종 담배회사인 KT&G가 줄곧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것도 에쎄의 선전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KT&G는 “에쎄는 KT&G가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면서 “세계적으로 담배시장을 개방한 나라 중 로컬 기업이 6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사례는 KT&G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쎄를 생산하고 있는 KT&G의 신탄진 공장은 최근 3년 5개월에 걸친 증설 및 자동화 시스템 구축공사를 마침으로써 최첨단 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 초슬림 담배공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에 따라 연간 350억 개비를 생산하던 규모가 850억 개비로 확대되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