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석]뮤지컬 '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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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는 정신적 피로와 우울증에 효과가 있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정동 팝콘하우스에서 공연 중인 창작 뮤지컬 [페퍼민트](권호성 연출)도 제목처럼 잠시 항우울제 역할을 한다. 작가의 1차 대본 완성 후 공동창작, 공개 워크숍 방식으로 대중의 소리를 수용하며 열린 제작구조를 시도했다는 [페퍼민트]는 대중적인 흥미에 접근하고자 한 의도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순정만화를 연상시키는 스토리 라인(귀신과 인간의 아름답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스타 시스템에 의거한 캐스팅(뮤지컬 스타 남경주와 인기가수 바다), 대중가요 작곡자였던 이두헌의 음악 등이 어우러져 공연은 관객에게 무리없이 스며들었다. 



사람들 사이의 진정한 사랑에 확신이 없어진 시대라 그런지, 언젠가부터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람과 실체없는 영혼 사이의 진정한 사랑이 이야기된다. 불가능한 사랑의 안타까움과 애절함이 극적인 재미를 더 해주기 때문이리라.



[페퍼민트]는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들로, 여자는 인기가수 바다로 남자는 바다가 어렸을 적 살던 집에 있던 '터주귀신'(남경주 분)으로 설정한다. 무대는 인기가수 바다의 쇼 무대와 혼자 외롭고 힘들어 하는 바다의 텅빈 아파트가 교차되고, 바다의 텅빈 공간은 그녀를 지켜보며 현실 저 너머에 살고 있는 터주가 문을 열고 바다의 현실 공간으로 건너옴으로써 사랑으로 채워진다. 둘의 사랑은 터주가 순간적인 실체로 바다와 만났다 죽음으로써 확인된다. 이들의 사랑 사이에 바다를 사랑하는 남자인 빈과 터주에게 경고하는 죽음의 메신저가 중간중간 장애로 다가오지만, 극의 진행을 위한 의도적인 배치로 자리한다.



이 작품에 가장 현실감을 갖고 작품에 윤활유 역할을 한 인물은 아파트 경비원 강철(임철형 분)과 바다의 코디네이터(김영주 분)로, 둘의 등장과 서로에 대한 호감, 사랑, 그리고 마지막 결혼 장면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은 주인공이 아니면서도 생생하게 살아 다가왔다.



공연에서 불리는 노래는 대중가요처럼 친밀하게 다가왔고, 특히 주제가인 〈푸른 숲 같은 사랑〉은 인상적이었다. 뮤지컬에 처음 출연하는 바다는 드라마틱한 음색을 갖춘 가창력과 뛰어난 춤 실력으로 뮤지컬 배우의 기본을 갖추고 있어 연기력만 보강된다면 뮤지컬 배우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이 공연의 큰 장점은 뮤지컬의 중심인 음악이 겉돌지 않는 노래 가사로 자연스럽게 공연에 녹아들었고, 문을 사용한 상징적인 무대장치와 조명이 환상적인 무대를 만드는 데 크게 공헌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던 수입 뮤지컬 작품과 특별히 차별화되지 않은 뮤지컬 문법을 사용해서인지, 내용과 이미지들이 어디선가 보고 들은 듯한 느낌이 든다. 공연은 10월 23일까지 계속된다.



임선옥〈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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