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과학
2018.10.22ㅣ주간경향 1298호
시로 여는 한 주
도반(道伴)
이상국(1946~ )
글자작게 글자크게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비는 오다 그치고
가을이 나그네처럼 지나간다
나도 한때는 시냇물처럼 바빴으나
누구에게서 문자도 한 통 없는 날
조금은 세상에게 삐친 나를 데리고
동네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사준다
양파 접시 옆에 묵은 춘장을 앉혀놓고
저나 나나 이만한 게 어디냐고
무덤덤하게 마주 앉는다
사랑하는 것들은 멀리 있고
밥보다는 짜장면에 끌리는 날
그래도 나에게는 내가 있어
동네 중국집 데리고 가
짜장면을 시켜준다

깨달음의 길을 함께하는 동반자를 도반(道伴)이라 한다. 휘이 둘러봐도 함께할 이 없는 날은 내 반쪽이 길을 함께하는 도반(道半)이다. 슬몃 내가 나를 끌고 짜장면 집에도 가고 주머니 털어 탕수육도 시켜보면 어떨까. 내 도반을 위하여.

김시언 시인 2013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도끼발>(2015)이 있음.

<이상국(1946~ )>

이미지
“채 상병·김건희 특검, 여당이 먼저 해결책 내놔야”
“채 상병·김건희 특검, 여당이 먼저 해결책 내놔야”
삼성생명법, 22대 국회서 다시 살아날까
삼성생명법, 22대 국회서 다시 살아날까
알리부터 철강·전기차까지···중국 재고떨이에 몸살
알리부터 철강·전기차까지···중국 재고떨이에 몸살
[오늘을 생각한다]
[오늘을 생각한다]
2024년, 기후소송 불붙는다
주간경향 네이버채널 설정하기
  1. 그 한 사람이 있는가?
    그 한 사람이 있는가?
  1. 올라가는 온도, 치솟는 밥상 물가
    올라가는 온도, 치솟는 밥상 물가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