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7월 30일엔 무승부 없다 여야 재·보선에 올인

지방선거서 승부 가리지 못한 새누리-새정연 최대 16곳서 연장전 사실상 ‘미니총선’…

김문수·임태희·김황식-손학규·정동영·김두관·천정배 등 스타급 정치인 총출동 채비

6·4 지방선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여야가 오는 7월 30일에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은 각각 9곳과 8곳에서 승리했다. 결과만 놓고 볼 때 여야 어느 쪽도 완승하거나 완패한 선거가 아니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지방선거의 연장전인 7·30 재·보선에 간판급 스타들을 총출동시켜 진정한 승자가 되겠다고 벼르고 있다. 황인상 P&C정책연구원 대표는 “7월 재·보선에는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수도권에서 여야의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며 “특히 여야에서 거물급 정치인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7·30 재·보선은 ‘미니 총선’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지역에서 실시된다. 이미 전국 12개 지역에서 선거 실시가 확정됐으며,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최대 16곳까지 선거지역이 늘어날 수도 있다.

(왼쪽부터)김문수 경기지사·김황식 전 총리·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왼쪽부터)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비서관·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새누리당 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로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은 서울 동작갑(정몽준), 경기 김포(유정복) 등 7곳이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반납한 지역은 수원정(김진표) 등 2곳이며,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 후보 단일화로 강운태 후보에게 자리를 내준 이용섭 전 의원의 광주 광산을도 재·보선 지역이다. 경기 평택을(새누리 이재영 전 의원)과 경기 수원을(새정치연합 신장용 전 의원)은 이미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의원직 상실이 확정돼 재·보선이 치러진다. 또한 서울 서대문을(정두언 의원·새누리) 등 4곳은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어 재·보선 지역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인천 서구강화을(안덕수 의원·새누리)과 계양을(최원식 의원·새정치연합) 등 2곳은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이번 재·보선의 승부처 또한 수도권과 충청권이다. 서울 동작갑, 경기 수원을·수원병·수원정·평택, 대전 대덕·충북 충주 등 7곳에서 지방선거에 이어 여야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수도권·충청 7곳 최대 승부처 될 듯
새정치연합에서는 대권주자였던 손학규·정동영·김두관·천정배 등 거물급들이 여의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7월 재·보선이 끝나면 다음 총선까지는 중앙무대에 복귀할 수 있는 선거 참여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들은 존재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금배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한양대 특임교수가 새정치연합 후보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해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왼쪽부터)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김두관 전 경남지사

(왼쪽부터)천정배 전 법무장관·이계안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김효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우선 손학규 상임고문은 수원에서 출마가 유력시된다. 손 고문은 지방선거에서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를 도왔다. 이에 따라 손 고문이 김진표 전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정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김진표 전 의원은 수원의 신도시인 영통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할 정도로 지역구를 잘 다져놓았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당이 어려운 만큼 손 고문이 쉬운 곳에 가지 말고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의 지역구였던 수원병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수도권인 경기 김포지역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대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지방보다 중앙에서 정치적 기반을 다져놔야 하기 때문이다.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법무장관도 정치적 재기를 위해 서울과 호남에서의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기 평택을에서는 이 지역 의원이었던 3선의 정장선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변수는 안철수계의 움직임이다. 새정치연합 주변에서는 이번 재·보선 공천자 절반 정도를 안철수계에 할애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안철수 공동대표가 공천지분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는 합당정신에 따른 지분 50%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이번 재·보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측근들이 모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계에서는 이계안 최고위원이 과거 국회의원을 지냈던 서울 동작을 또는 고향인 평택을을 노리고 있으며, ‘안철수의 입’이라 불리는 금태섭 대변인은 서울 동작을 또는 서대문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사 경선에 출마했던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도 수원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김효석 최고위원, 이석형 전 함평군수, 정기남 전 신당추진단 정무기획분과위원 등도 출마자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과반 무너진 새누리당 더욱 몸 달아

새누리당에서는 김문수 경기지사를 비롯해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문수 지사는 서울 동작을과 서대문을 중 한 곳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경기지역에서는 총선에 나올 수 없다. 이 지역 광역단체장인 김 지사가 재·보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 120일 전인 3월 30일까지 지사직을 사퇴해야 했지만 그는 6월까지 도지사 임기를 채운다. 수원에서의 ‘김문수 대 손학규’의 빅매치는 무산됐다. 다만 김 지사는 청와대로부터 총리직을 제안받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출마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혜훈 전 최고위원은 정몽준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동작을을 노리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집주소를 이 지역으로 옮기고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는 등 동작을 출마에 애착을 보여왔다. 나경원 전 의원은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 측으로부터 수원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당선자와 나경원 전 의원은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때부터 소장파그룹으로 함께 활동했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입’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사퇴하고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의 지역구였던 경기 김포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했던 친박(박근혜)핵심인 유정복 당선자의 지역구를 또 다른 친박 핵심인 이 수석이 물려받는 셈이다.

이와 함께 여권에서는 ‘MB맨’(이명박)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평택을에 예비등록을 마치고 표밭갈이를 시작했다. 친박계가 장악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임 전 실장에게 공천장을 줄지 관심거리다.

특히 새누리당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과반의석이 붕괴될 수 있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의 의석은 149석으로 과반의석(300석 기준 151석)이 붕괴된 상태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