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우정 한류’ 아시아 넘어 중남미까지

우정사업본부가 최근 동남아·중남미 등의 국가와 우정 분야 협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지난 3월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우정공사(VN Post)와 양국 간 우정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뒤이어 3월 14일(한국시간)에는 코스타리카 산호세로 날아가 코스타리카 우정당국 및 전자정부센터와 3자간 MOU를 체결했다.

한국에 있어 베트남은 우편물 교류 면에서 11번째로 물량이 많은 주요 국가이고, 코스타리카는 최근 우편업무 전산화 등 약 150억원 규모의 우정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잠재적 고객이다.

우정사업본부의 이런 교류·협력 활동은 한국 우정IT 기업의 베트남 및 코스타리카 진출 지원 전략의 일환이다. 우정사업본부는 2006년부터 세계 우정당국과 MOU를 통해 국내 우정IT 기업의 외국 진출을 적극 지원해왔다.

국내 우정IT 산업은 우정사업본부가 1990년부터 추진한 전국적 우편집중국 건설, 웹 기반 우편물류시스템(PostNet) 구축, 인터넷 우체국(ePost) 운영 등 우정 현대화 사업을 계기로 크게 도약했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가운데)과 코스타리카 우정공사 알바로 코히 고메즈 사장 (맨 왼쪽), 코스타리카 전자정부센터 마르틴 빈다스 가리타 사무총장이 지난 3월 14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우정IT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IT 코리아’가 자랑하는 한국 우정IT의 핵심은 PostNet으로, 우편물 접수에서 배달까지의 전 과정을 정보화하고 내·외부 시스템과의 연계가 원활하도록 웹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집배원들에게 ‘손 안의 컴퓨터’라고 불리는 PDA를 보급해 우편물 배달의 전 과정을 관리하고 배달 예정 시간과 배달 결과 정보를 고객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주기도 한다.

또 GIS/GPS 기반의 ‘우편물류 종합상황실’을 통해 우편 물류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면서 장애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우정IT 분야의 이런 선도적 기술과 장비는 외국 우정청과 우편사업자의 관심사가 돼왔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에는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한국 우정IT 시스템과 우편 장비는 주로 아시아·유럽·미국 등에 수출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우정사업본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몫을 차지한다. 2005년부터 외국 우정청과 만국우편연합(UPU) 등 국제기구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2006년부터는 민간 기업연구소와 합동으로 국내 우정IT 기업의 해외진출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2009년 국내 SI 기업이 카자흐스탄에 59억원 규모의 우편물류시스템을 수출,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끔 한 것이 한 가지 예다.

이번 코스타리카 우정·전자정부센터와의 MOU 체결도 국내 우정IT 기업의 중남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 그동안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9개 국가와 MOU를 체결한 바는 있지만 중남미 국가와는 코스타리카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 우정 현대화 프로젝트는 2012년 국내 우정IT 기업이 수행한 정보화 컨설팅을 기반으로 시작됐으며, 한국의 우정IT 기술력이 인정받아 추진됐다고 한다. 참고로 지난해 한국 우정IT 기업의 우정정보시스템 및 장비 수출액은 약 166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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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국내 우정IT 시스템과 장비는 기술력이 우수하다”면서 “코스타리카 시장을 시작으로 중남미 시장에 국내 우정IT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수출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