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드네.” 한 포털에 개설된 반대운동 서명 게시판을 소개한 누리꾼의 평이다. 교황 방한 반대운동이다. 반응은 엇갈린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대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대부분은 “진짜 왜 저러지?”라는 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서명운동 주체는 ‘가톨릭반대운동연대’라는 포털 개설 단체다. 누가 주도하는 단체인지는 카페 소개 등에는 나오지 않는다. 댓글 등에 나온 단서를 통해 개설자를 추적해 봤다.
송춘길 목사다. 통화해 봤다. “나중에 다시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는데,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점잖은 목소리다. “아, 역사적으로 가톨릭의 부정, 부패, 타락상은 누구나 아는 사실 아닙니까.” 목소리의 톤이 조금 올라갔다.
한 포털 카페에 개설된 교황 방한 반대 서명운동 게시판. | MLBPark
그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개신교와 가톨릭은 이미 역사적으로 오래 전에 서로를 이단으로 규정하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교단의 일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개신교 내에서 가톨릭과 일치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그 양상이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교회를 일단은 일깨우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종교 다원주의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기독교가 유일사상인데 이것은 말이 안 돼요.”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가 목적하는 것은 가톨릭을 비방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고, 성경의 근간을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가만, 듣고 보니 이상한 말이다. 가톨릭 반대 차원에서 벌이는 운동인데, 가톨릭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니. 왠지 “술은 마시고 차는 몰았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같은 말들이 떠오른다.
듣기에 모순된 말처럼 들린다는 지적에 그는 천주교는 100% 우상숭배 종교이며, 그 근거는 건축물이나 성화(聖畵)에 의미 부여를 한 일, 사실상 제사행위인 미사를 드리는 것 등이라는 이야기를 잔뜩 쏟아놓고 다시 덧붙였다.
“가톨릭 교황이 온 기회를 통해서 한국교회가 일치운동을 벌이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죠. 더 이상 가톨릭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시간낭비입니다.” 뭔가 도돌이표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인 것 같은데요.” 반대운동에 대한 설명을 들은 한상봉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국장의 말이다.
“한국사회가 국교를 채택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신앙행위나 종교가 공존하는 이상 타 종교교단을 배제하고 차별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한국민의 정서에도 맞지 않다고 봅니다.” 송 목사가 말하는 가톨릭 이단 규정의 근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까.
“그건 표현양식의 차이가 아닌가요.” 한 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각각의 종교 전통에 따라 자기의 신앙을 표현하는 언어의 형식이 있고, 상징물을 통해서도 드러날 수 있는 각자의 역사성이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교황 방한 반대운동의 논리와 그에 대한 가톨릭계의 의견은 위에 제시한 바와 같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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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국민이 바뀌란 소리냐?
대통령 말씀에 또 답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