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출범하는 새 방심위도 여야 구도 바뀔 가능성 낮아… “야당, 자신 몫 포기하는 자세로 싸워야”
“오죽했으면 우리가 정치심의는 거부한다고 안 들어갔겠습니까.” 지난해 12월 2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야당 추천 심의위원들은 TV조선의 <돌아온 저격수다> 심의를 앞두고 퇴장했다. 방심위의 JTBC 9시 뉴스에 대한 경고 결정과 TV조선 심의에 대한 ‘이중잣대’ 논란이 벌어진 직후였다.
“<돌아온 저격수다>라는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구성 자체가 보수쪽에 있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다시 들어가 ‘인원 구성부터 공정성 위반이다’라며 심의규정 9조 2항을 읽어줬습니다. 그런데 무조건 아니라고 합니다. 여당위원 세 명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 경향자료사진
전원회의 여 6대 야 3, 방송소위에서 3대 2. 다수결 구도는 변함이 없었다. 장낙인 위원은 “다수결로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야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한숨을 쉬었다.
<주간경향>은 인턴기자들과 함께 인터넷에 공개된 방심위 전체 회의록, 소위 회의록을 검토했다. 전체 회의록 중 박근혜 정부 시기로 제한했는데도 막말 사례가 쏟아졌다. 회의록에 적힌 내용은 적나라했다.
모 위원이 직원들에게 ‘이 새끼 저 새끼’라고 막말했다는 증언도 고스란히 회의록에 남아 있었다. 회의 주제와 상관없이 상대방 위원의 국적을 거론하며 “한국 사람도 아닌 사람이…”라고 말하는 위원도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거의 발언이 없다가 표결에만 참여하는 위원도 있었다. 한 위원의 전언. “모 위원의 경우, 아예 회의장에서 헤드폰을 끼고 앉아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의견을 말하라고 하면 뻔뻔하게도 ‘자료를 읽어오지 않아서…’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심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방심위의 6대 3 구도였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구도가 3기에서 되풀이된다면 많은 문제가 되풀이될 것은 확실하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말이다.
그는 야당이 이 문제를 보는 시각을 바꾸지 않는 한 ‘민주적 심의’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의 영향으로 방심위가 바뀌었으면 벌써 바뀌었을 것”이라며 “야당, 구체적으로 민주당이 야당 추천 몫 3인을 포기한다는 각오로 싸우지 않으면 지금의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 2012년 8월 최민희 민주당 의원 등 18명이 공동발의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법안의 핵심은 여야 동수 구조다.
즉 여당 추천위원 4명, 야당 추천위원 4명, 그리고 양자 합의 추천위원 1명으로 방심위 위원을 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당이 내놓은 법률개정안을 포함해 법안이 언제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민언련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신태섭 동의대 교수(광고홍보학)는 “6대 3의 숫자를 조정해 5대 4가 되더라도 다수를 새누리당이 가지고 간다면 지금과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한다. 신 교수가 보기에 현재 방심위의 논의구조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다수 독재’다.
“민주주의는 다수든 소수든 다수결로 하더라도 소수의 의견과 절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것을 부정하고 ‘다수니까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그런 현실이 있는 한 숫자를 조정하는 것으로는 제도적 개선이 불가능하다.”
언론시민단체가 제시하는 대안은 지금의 방심위 심의구조를 해체하고 언론중재위원회처럼 자율적 민간심의기구로 대체하는 것이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가장 큰 문제는 지난 2007년부터 방송 장악을 정권 창출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실천에 옮겨온 현 여권”이라고 말했다.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려는 정치세력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손현진 인턴기자 bbpie55@gmail.com>
<조창훈 인턴기자 mrjoch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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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국민이 바뀌란 소리냐?
대통령 말씀에 또 답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