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대하는 기자의 자세라고 해야 맞는 것 아니냐. 빨리 안 해준다고 이곳저곳 찔러서 우선적으로 하게 해? 기자가 벼슬이냐.” 지난주, 이 코너에서 다룬 ‘스미싱 사건에 대한 경찰의 자세’ 기사에 달린 포털 댓글이다.
수십건씩 밀려 있는 경찰업무 중 기자가 ‘압력’을 행사해서 사건을 다루는 우선순위를 바꾸게 했다는 것이다. 글쎄. 보는 관점에 따라 그렇게 비칠 수 있다. 하지만 기자가 문의한 것은 앞선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대포통장이나 명의도용으로 순간적으로 치고 빠지는 스미싱이나 피싱 사건에서 초동 대응을 하지 않으면 범인을 잡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이다.
그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 4월 2일 경찰이 신종 스미싱 수법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주에 다룬 김씨 사건의 경우, 신고와 고소는 사건 발생 당일에 이뤄졌다. 하지만 앞선 기사에서 밝힌 것처럼 사건을 배정받은 담당형사가 김씨에게 연락을 취한 것은 9일이 지난 후였고, 실제 김씨가 경찰에 출두해 의견을 제시한 것은 최초 사건이 발생한 지 11일 뒤였다. 영장 청구 뒤 경찰이 은행에 의뢰해 해당 계좌를 살펴본 결과 돈이 들어가거나 나온 경우는 없었다고 하지만, 만약에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미 돌이킬 수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스미싱 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한 현역 경찰의 말에 따르면 ‘타인 휴대폰 번호를 도용해서 돈을 요구하는 것’은 스미싱이라기보다 전통적인 경제범, 사기에 가깝다. 그런 종류의 사건은 통상적으로 경찰 내에서도 경제팀이나 지능팀에서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후 사건은 어떻게 되었을까. 금정경찰서 관계자와 통화했다. 6월 28일 영장이 발부되었고, 관련해서 “돈을 보내라”고 한 우리은행 명의자 조사도 했다. “일단 계좌의 명의자가 ‘본인이 보낸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정말 그 진술이 맞는지는 앞으로 수사를 더 해봐야 한다.” 사건이 언제 종결될지는 아직 모른다. 보통 고소사건의 경우 2개월 안에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2개월이 넘어가면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아 연장수사도 가능하다.
최초 고소인에게는 중간 중간에 사건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최종 종결되는 경우 어떻게 종결되었는지 통보하게 된다. 수사 결과 만약 입금하라고 했던 통장 명의자가 실제로 빌려준 것으로 판명나면 전자금융법에 의해 처벌된다. “물론 명의자는 선의의 피해자일 수 있다. 그런 경우는 처벌받지 않는다.” 금정서 관계자는 더 할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뢰인도 빠른 조사를 원하고, 때마침 사건 진행 추이에 대한 문의도 있으니 수사를 진행한 것인데, 누군가의 압력에 따라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보기엔… 조금 그렇다.” 사건 당사자인 김씨는 이렇게 말했다. “난생 처음 경찰서에 가봤다. 경찰서 벽에 붙어 있던 ‘믿을 수 있는 경찰, 보호하는 경찰’이라는 문구가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김씨가 말하고 싶은 바가 무엇인지는 경찰 스스로 잘 알지 않을까.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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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채 상병 의혹
‘이채양명주’ 의제로 올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