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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넷]지진운, 정말 지진의 전조현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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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8월 11일. 일본 애들이 바짝 쫄고 있음. 아주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느낌. 하늘을 바라보니 모든 구름이 다 지진운처럼 보였음.” 일본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 누리꾼이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글에는 일본 전역에서 찍은 구름 사진이 붙어 있다. 구름 사진을 보면 조금 이상한 감은 있다. 불길한 느낌이랄까. 이른바 지진구름, ‘지진운(地震雲)’이다.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주장되는 지진운. 그러나 현재까지 이 주장은 과학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

인터넷 검색엔진에 ‘지진운’을 넣고 검색하면 수많은 게시물이 뜬다. 누리꾼이 불안해 하는 것은 이것이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비슷한 구름이 관측되었는데 그렇다면 혹시 한국도?

설명을 들어보면 꽤 그럴 듯하다. 지진을 앞두고 발생한 전자기장이 구름의 형성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보통 때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의 구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화제를 모았던 일본의 ‘지진운’ 사진은 솜사탕 모양으로 확실히 독특한 모양새다. 그런데 앞의 일본거주 누리꾼이 올린 구름은 역시 불길한 느낌이기는 하지만 모양은 또 다르다. 그렇다면 지진운의 패턴을 정의하자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FTA 괴담’, ‘광우병 괴담’이라며 보수언론들이 연일 괴담 타령을 하지만 괴담의 본고장은 역시 일본이다. 당장 일본 쪽 웹사이트를 검색해보면 동일본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전사태와 관련된 괴담이 차고 넘친다. 심지어 후쿠시마현의 한 지방의회 의원도 자신의 블로그에 “후쿠시마 사태를 정리하던 인부들 중 4300명이 죽었는데 일본 정부가 은폐하고 있다”는 ‘괴담’을 올렸다.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8월 12일, 일본 후쿠시마현에는 강도 6.0의 지진이 왔다. 그렇다면 하루 전날 사진으로 찍힌 ‘지진운’은 확실히 지진의 전조현상일까.

궁금했다. 구름 전공자를 찾아봤다. 연세대학교 대기학과의 염성수 교수는 구름물리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염 교수에게 물어봤다. “글쎄요… 학계에서 그런 주장이 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 주제를 다루는 논문은 확실히 없고요.” 다음은 공신력이 있을 만한 기관.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를 쫙 돌았다. 대부분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반응이다. 이럴 수가. 인터넷 검색도 안 해봤나. 국립기상연구소가 추천한 곳은 기상청 지진감시과다. “지진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규명되었다. 판의 움직임과 축적된 에너지의 방출이다. 하지만 문제는 알다시피 예측이 안 된다는 것이다.” 지진감시과 박종찬 사무관의 말이다. 지진운은 고사하고 공인된 전조현상 자체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지진을 앞두고 야생멧돼지가 피난갔다든가, 새들이 도망갔다는 이야기는 또 뭔가. “그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게 과학적으로 증명되려면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발생해야 한다. 지진과 동물들의 이상행동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중국 쪽에서 연구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적어도 국제학회에서 그런 연구결과가 나온 적은 없다.” 그렇다면 이건 뭘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2005년 일본 TV에서 방영된 지진운 특집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방영 내용은 지금도 유튜브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 사무관은 “확실히 일본은 대규모의 지진이 잦은 나라라 한국보다 연구자도 많고 관련 데이터도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연구결과는 아직 보질 못했다”고 덧붙였다. 

결론을 내려보자. 공식적으로 지진운이란 건 없다. 인터넷에 아무리 관련 사진이 넘치더라도 말이다. 그러니까 괜히 구름 보고 ‘쫄’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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