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열심히 준비한 당신, 두드려라

올 하반기 주요기업 채용현황 및 공략법… 열린채용 노리고 면접준비 철저히 해야

지난 9월 12일 성북구청이 국민대에서 개최한 취업박람회에서 대학생들이 구직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올 하반기에도 취업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평균 1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일 하반기 채용시장. 바늘구멍보다 통과하기 어렵다는 관문이 취업자를 기다리고 있다. 환율하락과 고유가로 직접적 타격을 받은 업종이 늘면서 업종별 편차도 클 것으로 보여 구직자들은 경기상황을 지켜보며 취업전략을 세우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잡코리아(www.jobkorea.co.kr)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국내 대기업 매출액 상위 500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 하반기 500대기업 일자리 기상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이들 기업의 신규채용 규모는 1만4790여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채용실적 1만5471명보다 4.4%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대상 기업 중 54.8%(245개사)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25.3%(113개사), ‘채용계획 미정’인 기업이 19.9%(89개사)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올 하반기 업종별 채용 증감률을 살펴보면 ▲자동차(24.9%) ▲건설(21.7%) ▲운수(18.4%) ▲금융·보험(11.8%) 등의 업종에서 작년보다 채용을 늘릴 것으로 나타난 반면 ▲섬유·의류(-59.0%) ▲유통(-32.3%) ▲서비스(-28.6%) 등에서는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금융 ‘맑음’ vs 유통·무역 ‘흐림’

업종별 채용규모는 ▲전기·전자(3995명) ▲금융·보험(2175명) ▲IT·정보통신(1329명) ▲식음료·외식(1230명) ▲건설(1021명) 등으로 집계됐다.

올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 대다수는 ‘10월 이후’에 공채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기업 중 하반기 공채를 10월 이후 진행하는 기업이 36.9%(128개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수시채용이 35.7%(124개사)로 나타났다. 시기별로는 ▲9~10월 채용계획을 세운 기업이 30%로 가장 많았고 10~11월 채용을 진행하겠다는 기업도 22.7%에 달했다. 이외에도 ▲11~12월(18.9%) ▲6~7월(8.2%) ▲7~8월(4.7%) ▲8~9월(1.3%)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공채 없이 수시채용만으로 인력채용을 진행하겠다는 기업도 14.2%로 조사됐다.

올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는 그룹사별 채용현황을 살펴보면 삼성그룹은 하반기 4500명가량을 뽑고 LG그룹 2200명, SK그룹이 800명을 신규채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동부그룹 650명, 한진그룹 640명, 두산과 롯데그룹 각 600명, 한화그룹이 500명 정도를 채용할 예정이다. 유통무역 분야는 불황 등의 이유로 채용을 하지 않는 기업이 늘 것으로 예상됐다.

9~10월 공채시기 잘 체크토록

한편 하반기 채용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하반기 이후 경제상황 불투명성’을 가장 많이 꼽은 반면 채용을 늘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확보’를 꼽았다. 아울러 청년실업이 해소되지 않는 원인을 ▲지속적 경기침체(33.3%) ▲고학력 근로자 과잉(25.7%) ▲기업의 고용흡수력 둔화(14.9%) ▲3D업종에 대한 기피(12.9%) 등이라고 답했다.

기업마다 취업 전형과 시기 등이 크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 취업을 위해선 맞춤형 취업전략이 필수다. 올 하반기에는 열린 채용이 확산되면서 서류전형이 완화되는 대신 면접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또 수시채용에서 정시채용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기업 공채가 가장 집중되는 시기는 9~10월로 하반기 공채의 30%를 차지한다. 올 하반기 공채로 신입직원을 채용하는 기업은 40.8%, 부분적으로 공채를 시행하는 기업은 21.8%로 과반수(62.6%)의 대기업이 공채로 신입직원을 채용할 예정. 따라서 수시채용보다 공채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취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반면 외국계 기업의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은 수시로 채용정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실제 잡코리아 조사결과 올 하반기 외국기업 중 77.2%는 결원 발생 시 수시로 인력을 충원하는 ‘수시채용’ 형태로 인력을 뽑을 예정이라고 밝혀 대조를 이뤘다.

하반기 채용시장의 특성은 업종별 채용규모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채용규모가 높은 업계에 집중해야 취업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올 하반기 업종별 채용규모는 ▲전기·전자 ▲식음료·외식 ▲금융·보험 ▲건설 ▲IT·정보통신 업계가 상대적으로 높다.

가산점 항목 챙겨라

채용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항목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취득하자.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을 주거나 우대하는 항목으로는 직무분야 자격증(42.1%)이나 외국어자격증(40.5%)이 가장 많았다. 또 ▲인근에 거주(27.3%)하거나 ▲인턴경험(24.8%) ▲해외유학 연수경험(19.8%)에 가산점을 주거나 우대하는 기업도 상당했다. 한편 면접전형에서는 ▲공모전 수상경력(71.1%)을 참조하거나 ▲사회봉사활동(67.8%) ▲인턴경험(65.3%) ▲기업체험 프로그램(62.0%)에 대해 고려하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다. 지원하는 직무와 기업의 산업분야에 따라 상당한 차이점을 보이므로 지원기업별 가산점 항목에 대해 사전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면접 대비하라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44.6%가 영어 인터뷰를 시행하고 있으며 26.2%는 직무별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행하지 않는 기업은 27.7%로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외국계 기업의 경우도 입사지원 시 토익 점수 제한을 두고 있다는 기업은 30.5%로 10개 기업 중 3개 기업에 불과했으나 영어면접을 시행하는 기업은 78.7%로 10개사 중 8개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진출로 해외근무지 채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올 상반기 잡코리아가 자사 사이트에 등록된 최근 해외근무 인력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32.7% 증가했다. 이에 맞춰 구직자들의 외국어 실력도 나날이 향상돼 최근에는 2개국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하는(bilingual) 구직자도 증가하고 있다. 취업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원활히 수행할 정도의 글로벌 마인드와 함께 외국어 회화실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실무형 인재가 되자

열린 채용의 확산으로 서류상 스팩만 화려한 서류형 인재보다 풍부한 실무경험 지식을 갖춘 실무형 인재가 선호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사회경험과 직무경험을 살려 기업의 열린 채용을 공략하자. 특히 공기업의 경우 올 하반기 학점제한을 두지 않는 기업이 90.5%, 토익·토플 등 어학점수의 제한이 없는 기업은 31.7%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취업시장의 높은 문을 체감하는 여성구직자나 지방대학 출신 구직자들은 열린 채용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

실제 공기업의 22.2%가 여성고용 목표제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듯이 최근 공기업을 중심으로 채용할당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증권예탁원은 양성(여성·남성)이나 출신지역(서울경기·지방) 중에서 특정 성의 비율이 무조건 20%를 초과하도록 하는 제도인 ‘2020 채용목표제’를 2004년 말부터 시행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도 여성채용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채용 시 지방대생을 우대하고 있다.

조명

이외에 SK그룹은 지방 소재 대학 출신자를 각 사별로 20% 이상 뽑는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으며, 여성인력은 30%선을 뽑을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코오롱그룹도 전체 채용규모의 30%를 여성으로 충원하고 있다.

변지성<잡코리아 팀장> press@job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