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사부일체’의 개봉을 앞두고 이 영화에 출연한 정준호 등 출연진들이 방송3사의 오락프로그램을 장악했다. 영화홍보를 위해 배우들이 동분서주하는 셈인데, 방송사에도 그리 손해보는 일이 아님은 물론이다. 대부분 연예오락프로그램과는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 활동하던 배우들이라 이렇게 이해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섭외가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꼭 영화홍보에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가수들 역시 새 앨범을 발표하면 이런 식으로 연예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간접적으로나마 앨범의 발매를 알리곤 한다.
그러나 방송의 높은 시청률과는 별도로 때때로 시민단체나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받는다. 비난의 골자는 특정목적을 가지고 출연한다는 것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고, 공중파 방송이 공공연한 홍보의 장으로 변질된다는 것인데 과연 이것이 비난할 일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뿅망치를 맞고, 씨름을 하고, 풍선을 터뜨리면서 프로그램의 숭고한 취지를 되새기며 그 자체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은 한편의 코미디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영화배우나 가수들이 방송을 통해 활동을 알리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 사람들은 연예인들의 새로운 소식을 궁금해 하고 또 연예프로그램이 그런 것들을 소재로 만들어지는 것임은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니던가.
따라서 그게 자학이든 피학이든 외설이든 뭐든 오락을 컨셉트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방송윤리에 대해 성찰하는 자세로, 심의규정을 되새기며 뿅망치를 맞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억지다. 존재와 활동자체가 방송의 소재가 되는 연예인들이 스스로의 근황을 알리는 것 역시 하등 문제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문제는 영화 홍보나 음반홍보를 위해 나온 출연자들이 하고싶은 말은 제대로 못해보고 MC와 대화를 통해 에둘러 이야기하거나 아예 한 시간 내내 게임만 열심히 하다가 그대로 끝나버리는 경우다.
홍보하러 나왔으면 당당히 홍보하고 소개도 하고 그러면 왜 안 되는가. 결국 프로그램 끝에 10~20초 뮤직비디오를 붙여 내는 것은 차라리 안쓰럽기까지 하다.
<공연기획자> tak05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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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채 상병 의혹
‘이채양명주’ 의제로 올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