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우승후보 누굴 꼽지, 고민되네!

프로농구 10개 구단 전력 백중세… LG·삼성·KCC 근소하게 앞서

2005-2006 KCC 프로농구가 10월21일 원주에서 동부와 오리온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열띤 경쟁에 돌입했다. 시험경기를 통해 드러난 10개 구단의 전력을 놓고 전문가들의 이번 시즌 전망은 한마디로 ‘춘추전국시대’라고 입을 모은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는 것이다. 새 감독을 맞이한 팀도 4개 구단이나 되고, 주전급들의 자리 이동도 많았다. 또한 수준급 용병들도 대거 입성했지만, 뚜껑을 열기 전에서 국내 적응을 장담하기 어렵다.

KTF·모비스·전자랜드 세 팀이 다소 처지고 나머지 7개 팀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호각지세여서 어느 시즌보다도 치열한 접전이 기대된다. 그 중에서 굳이 우승후보를 고른다면 LG·삼성·KCC의 전력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나아 보인다.
10개 구단의 올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KCC 국내 3인방 체력이 관건

지난 시즌 챔피언 동부는 게임 리더 신기성이 빠져 나간 자리가 너무 커보인다. 전창진 감독도 가드진의 효율적 운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만큼 마땅한 대안이 없다. 김주성과 자밀 왓킨스가 버티는 골밑은 여전히 최강이지만 전체적으로 게임을 조율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새 용병 마크 데이비스가 포인트가드를 겸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국내 프로무대에서 외국인 가드의 성공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고참 슈터 양경민이 제 몫을 다하고 김승기와 강기중이 신기성의 공백을 얼마나 줄여줄지가 관건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TG에 패한 KCC는 신선우 감독이 떠난 사령탑에 ‘농구 대통령’ 허재를 앉혀, 팀 색깔을 새롭게 칠했다. 베스트 5중 이상민·조성원·추승균·찰스 민렌드 4명은 몇 년째 호흡을 맞춰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국내 3인방이 노쇠해 팀의 강점인 속공이 얼마나 살아날지 주목된다. 새로 영입한 정통 센터 쉐런 라이트는 NBA 드래프트 전체 6순위로 지명받은 실력파고 시범경기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주전을 뒷받침해줄 식스맨이 취약한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새 주인을 맞은 KT&G는 지난 시즌 막판 15연승을 구가한 ‘단테 돌풍’을 이어갈 태세다. 1996년 미국 NBA에 지명됐던 실력파 단테 존슨의 국내 경쟁력은 이미 검증되었고, 양희승·김성철 쌍포가 건재하다. 여기에 민완가드 주희정이 가세, 새로운 날개까지 달았다. 홍사붕·은희석·윤영필등 백업 요원도 풍부해 다크호스로 꼽을 만하다.
KTF는 현주엽이 떠나고 신기성이 들어왔다. ‘포인트포워드’란 신조어를 만들 만큼 현주엽의 의존도가 컸는데, 그가 빠진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지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깊다. 포인트가드의 취약점은 신기성이란 대어를 데려와 해결했지만, 그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할 국내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시즌 시작하기도 전에 용병이 부상으로 교체된 점도 어수선하다. 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방성윤은 NBA에 도전중이어서 ‘그림에 떡’일 뿐이다.

서장훈이 버티고 있는 삼성은 더블포스트 용병으로 중국에서 활약했던 올루미데 오예데지를 선택했다. 또 지난 시즌 오리온스에서 뛰었던 득점왕 네이트 존스를 영입, 득점력을 강화했다. 그렇지만 주희정을 대신할 이정석과 강혁은 아직 미지수이고, 이규섭도 아직까지 제자리를 찾지 못해 보인다. 올 신인 김동욱에게 식스맨 구실을 기대하고 있다.

오리온스는 2001~2002시즌 우승, 2002~2003시즌 준우승 이후 우승권에서 멀어져 있다. 재치로 똘똘 뭉친 포인트가드 김승현이 노련미를 더해 가지만 성적이 뒤따라주질 않는다. 2명 다 새로 데려온 용병은 경력이 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시범경기에서 높은 득점력을 보여줬다. 슈팅가드 김병철은 아직 녹슬지 않았지만 신종석과 박재일이 교대로 나설 스몰포워드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LG 대대적 개편 ‘반란’ 꿈궈

지난 시즌 7위에 머물렀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속공에 주안점을 두고 스피드를 갖춘 용병들을 선발했다. 드래프트 2순위 재미동포 김효범도 기대를 모으고, 부상에서 회복한 김동우도 재기를 벼르고 있다. 지난 시즌 신인왕 양동근을 받쳐줄 만한 후보 포인트가드의 기량차가 크고, 우지원의 노쇠도 걱정거리다.

김태환 감독이 새로 부임한 SK는 복병이다. 베스트5 중 임재현·조상현·전희철 국내선수 3명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황진원·이정래·김재훈·박재헌 등 백업 요원도 짭짤하다. 용병들과 토종 선수들과 호흡만 잘 맞는다면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대대적으로 팀을 개편한 LG도 반란을 꿈꾼다. 최고의 대우를 해주면서 신선우 감독을 영입했고, 거금을 주고 현주엽을 데려왔다. 포인트가드 황성인이 이적 후 2년차로 접어들면서 팀 적응력을 높였고 조우현의 기량도 절정에 올라 있다. 용병 헥터 로메로는 베네수엘라 국가대표 출신이고 스페인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센터 트미트리우스 알렉산더는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현주엽과 조우현, 그리고 식스맨 김영만도 개인기에 능해, 신선우 감독이 추구하는 다양한 농구 전술이 충분히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자랜드는 국내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권을 맡겨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불명예를 씻겼다는 각오다. 제이 험프리스 감독은 포인트가드의 중책을 새내기 정재호에게 맡겨 선수들간 경쟁을 유발,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3년차 용병 앨버트 화이트와 ‘람보 슈터’ 문경은으로 하위권을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스포츠토토

한편 지난 시즌 농구토토 스페셜게임에서 거의 매 라운드에 한 번씩은 10만배가 넘는 초고배당이 터졌고, 수요일 발매보다는 토요일에 고배당이 많이 나온 것으로 집계되었다.

<김성수 기자 jij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