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이야기]국학 운동의 부흥을 바라며

‘홍익인간’은 온세계 인류에 적용될 보편적 진리

“우리는 누구인가?” “무엇이 너와 나를 우리로 하나 되게 하는가?”

이런 지극히 소박한 질문에 대답을 찾아 떠나는 학문적 탐구가 국학이다. 그 답을 오늘에 살려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만들자는 노력이 국학운동이다. 이런 학문적 천착(穿鑿)에 특별한 영역은 없다. 흔히들 말하는 문사철(文史哲)만이 국학의 영역은 아니다.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분야가 모두 국학의 연구범위 속에 포함된다. 장영실의 과학적 발명이 국학의 영역이 아닐 수 없듯이 우리 조상의 발자취는 모두 국학의 탐구대상이다.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 이승헌 총장과 함께 50회에 걸친 글의 나침반은 “한민족을 한민족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였다. 광활한 만주벌판을 무대로 했던 고조선의 강역이 순수한 단일혈통의 부족만으로 이루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 때문에 혈통적 단일민족이라는 폐쇄적 민족주의를 경계했다.

단군신화는 한민족 평화의 단초

환웅과 3000의 무리가 출현한 목적이 ‘홍익인간’이었다. 이것은 다양한 부족간의 대립과 갈등구조를 해소키 위한 사회통합 정책이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것이 고조선을 2000여 년이나 지탱해온 것이다. 단군의 통치철학인 홍익과 이화의 정신은 천부경에 나타난 천지인(天地人)에 바탕한 것이었다. 하늘과 땅, 사람은 서로의 공통적 속성을 공유한 삼위일체로서 한민족 고유의 세계관, 인생관, 자연관, 종교관을 형성했다. 단군의 출생과 건국과정은 어떠한 폭력도 찾을 수 없는 한민족만의 평화적 이야기다. 그래서 국학이야기는 단군을 중심으로 전개할 수밖에 없었다. 동아시아 건국신화의 역사적 인식과 현대적 해석을 통해 고조선 건국의 의미와 해석을 시도했다. 단군설화가 왜 삼국유사의 첫 번째가 됐는지도 생각해 보았다.

지금은 갈등과 혼돈의 시대다. 그러나 우리를 하나로 묶어 끌고 갈 중심철학이 있다. 홍익사상이다. 한민족만의 문제해결의 열쇠가 아니다. 온세계 인류에 적용될 보편적 진리다. 천지의 기운이 뭉쳐 사람이 되었다는 천부경의 표현이다. 하늘은 땅과 사람, 땅은 하늘과 사람, 사람은 하늘과 땅의 속성을 골고루 지녔다는 말이다. 단군시대 지성인들의 사유의 체계는 오늘의 우리를 부끄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事人如天)’는 가르침, 民이 하늘이라며 평등을 외쳤던 동학혁명은 오늘의 정치, 경제, 사회를 끌고 갈 사상적 견인마가 됨직하다.

우리의 역사는 권력이 사람에게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우리에겐 ‘두레’의 협동정신, ‘가래질’의 조화정신이 있다. 그런 마음씨가 유물로, 글로, 풍속으로 남아 있다.

국학이야기

국학이 흥하면 나라가 흥하리라는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의 주인공답게 글을 썼다. 국학의 관점에서 재해석되어야 할 역사적 사실이 많음에도 지면의 한계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다만 국학에의 관심과 국학운동의 바람이 이번 연재를 통해 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이형래〈세계역사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