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팬들의 아우성 “본프레레 짐 싸”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선수 탓”만 하는 무책임한 감독 질타 한목소리

한국축구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본프레레 감독의 지도력으론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교체를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다. 동아시아축구대회 직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본프레레의 경질을 찬성하는 의견이 압도적이어서 축구협회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와 두산이 벌이는 2위권 싸움이 흥미롭다.
축구협회 커져가는 고민 한국 축구대표팀이 8월17일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3승1무1패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치르는 아시아예선 최종 경기지만 본프레레 감독의 운명이 걸린 한 판이다. 동아시아축구대회에서 졸전 끝에 꼴찌로 추락한 한국팀 본프레레 감독에 대한 경질 여론이 들끓자 축구협회가 일단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 이후에 모든 걸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축구협회는 월드컵이 10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팬들의 비난을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사우디와의 경기에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인다면 협회도 본프레레를 감쌀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사실 팬들의 본프레레의 교체 요구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2002 월드컵 이후 축구팬들의 눈높이는 이미 업그레이드 된 상태인데 반해, 그간 한국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여간 속터지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해 7월 부임 이후 지금까지 통산전적 10승8무5패를 기록, 수치상으론 무난해 보이지만 상대팀의 면면을 보면 ‘빛 좋은 개살구’임을 알 수 있다. 총 23번의 경기 중 당시 세계랭킹에서 한국보다 상위 팀은 독일·스웨덴·일본 3개국에 불과하다. 반면 비교 거론되는 히딩크는 부임 13개월 동안 성적이 8승7무8패였지만, 당시 세계랭킹이 한국보다 낮았던 상대국은 4개국뿐이었다. 한 감독은 강팀에 패해도 “나를 믿고 따르라”했고 또 다른 감독은 약팀에 죽을 쑤고도 선수들 정신력만 탓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히딩크와 구별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전술의 부재’다. 특히 현 한국팀에는 확실한 게임 리더가 없는 상태다. 그라운드에서 게임 전체를 지휘하고 공수를 조율할 ‘정신적 지주’가 없어 벤치의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 그런데도 본프레레는 감독으로서 ‘자신의 색깔’을 팬들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감독으로 전술이 없을 리 없겠지만 아무리 ‘머릿속 전술’이 좋아도 그라운드에서 실행이 안 된다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사령탑으로서 비전이나 계획이 없다는 혹평까지도 터져 나온다.

그리고 부진한 게임의 원인을 늘 선수들에게 전가하는 책임감 없는 행동도 문제다. 작년 10월 월드컵 예선 레바논과 1대1로 비긴 후 “전술적으로는 완벽했으나 선수들의 정신자세가 해이했다”고 변명에 급급했다. 올 3월 사우디에 0대2로 패하자 또 선수들의 정신력을 들먹였다. 이렇게 선수들 탓만 한다면 누가 벤치를 믿고 따른단 말인가?

혹자는 그래도 월드컵 본선 행을 이끈 감독이니 그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한국축구 수준으로 아시아에 주어지는 4.5장의 월드컵 티켓 획득은 사실 그렇게 ‘넘기 힘든 산’은 아니다. 문제는 본선이다. 2002년 같은 ‘4강 신화’는 아니더라도 본선에서 최소 16강에는 들어야 팬들도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SK 뒷심이 무섭다 후반기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가 창단 후 최다연승을 달리면서 선두 삼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두산과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삼성과는 3게임차여서 요즘 같은 분위기라면 코리안 시리즈 직행도 노려볼 만하다.
지난 5월 말 한때 꼴찌에서 허덕이던 SK가 이렇게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저력은 공수의 밸런스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는 것이다. 8월10일 현재 팀 타율 1위와 팀 방어율 2위를 자랑하고 있고, 실책도 61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다.

새 용병 투수 크루즈는 5연승을 구가하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또 다른 용병 차바치의 공백까지 메우고, ‘어린 왕자’ 김원형도 10승을 따내며 예전의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난 5년간 통산 2승에 불과하던 신승현이 어느새 10승투수 반열에 올라서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점이 구원투수 방어율이다. 삼성과 두산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기록중인 구원투수 방어율이 팀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맏형 조웅천이 ‘뒷문’을 굳건히 지키고, 중간계투진은 베테랑 위재영을 필두로 정우람 이영욱이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 잠수함 투수 정대현이 가세, 불펜의 부담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한 이승호와 엄정욱의 복귀도 예고돼 있어 ‘잘 나가는 마운드’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타격에서는 시즌 초반부터 리딩히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재현이 여전히 고감도 타격감각을 보여주고, 국내 최초로 ‘200홈런-200도루’클럽에 가입한 박재홍이 찬스 때마다 한방을 터뜨린다. 정경배 김태균 김민재 등 ‘외인부대’로 구성된 하위타선도 상대투수들이 쉬어갈 수 없게끔 괴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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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두산과 벌이는 2위 싸움은 프로야구 원년 OB의 창단멤버인 김경문 감독과 조범현 감독의 대결이라 흥미를 더해준다. 선수 시절에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OB의 안방을 번갈아 지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는데, 감독으로서의 대결은 어떻게 결말이 날지 궁금하다.

<김성수 기자 jij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