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축구장 ‘부산갈매기’ 고공비행

9경기째 무패 행진 질주… 사상 첫 무패 우승팀 탄생 주목

전기리그 종반부를 향해 치닫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는 부산과 인천이 돌풍을 이어가며 우승권에 근접해 있다. 하지만 포항이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고, 만년 2위팀인 울산과 부천도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걸린 전기 우승 사정권에서 마지막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올 K-리그 정규리그 챔피언은 전기·후기 우승팀과, 전·후기 통합순위 1·2위팀 등 총 4팀이 플레이오프전에 올라 단판승부를 거쳐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을 치러 최종 우승컵의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

프로야구는 비로 순연된 경기들이 생기면서 투수들에게 누적된 피로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기회가 주어졌다. 반면 타자들은 게임을 거르다 보면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애를 먹게 마련. 오락가락하는 장마철 비가 어느 팀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여름철 순위 경쟁에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패배를 모르는 축구장 갈매기

부산 아이파크가 정규리그에서 9경기 무패행진을 하며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전기리그 남은 3경기를 무패로 마감할 경우 프로축구 정규리그 사상 첫 무패 우승팀이 탄생하게 돼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신인 대우 로열스가 1997년에 우승한 이후, 리그에선 정상과 인연이 없었던 부산은 8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축구화 끈을 바짝 조여매고 있다. 부산은 올 초 하우젠컵에서 ‘꼴찌’라는 수모를 당했지만 전신인 대우 로열스는 우리나라 프로축구 3번째 창단 구단으로 그동안 정규리그 4회 우승과 컵대회 3회 우승을 차지한 전통과 관록의 팀이다.

3년째 팀을 이끌고 있는 스코틀랜드 출신 이안 포터필드 감독의 지도력이 이젠 ‘수확’할 시기가 됐고, 거물 스타선수가 없는 약점을 탄탄한 조직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산의 자랑은 탄탄한 수비력이다. 배효성, 박준홍, 김유진이 포진한 수비라인은 9경기에서 7실점만 허용, 포항에 이어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용병 골잡이 루시아노의 득점포가 맹위를 떨치고 있고, 서울에서 임대해온 ‘흑상어’ 박성배가 다시 살아난 위력으로 상대 문전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한 독특한 이름의 브라질 용병 뽀뽀가 허리에 포진, 공수를 조율하면서 팀을 1위에 ‘키스’시켰다. 뽀뽀는 어시스트도 4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미드필더 도화성은 5월 29일 부천과의 경기에서 프로축구 사상 최장거리인 65m 골을 성공시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전까지 최장거리 골은 수원의 고종수가 기록한 57m였다.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8강까지 진출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한편 K-리그 통산 최다골을 노리는 성남의 노장 김도훈은 6월 29일 현재 108골을 기록, 최다골 경신까지 3골만 남겨뒀다.

이번주 축구토토 스페셜게임 첫 경기는 수원 대 전남의 일전인데 양팀 사령탑의 대결이 눈길을 끈다. 수원 차범근 감독과 전남 허정무 감독은 올해 처음 실시한 올스타전 감독 팬 투표 중간집계에서도 중부팀과 남부팀의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선수시절부터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 라이벌 관계여서 양보할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된다.

나머지 대상경기는 부천 대 울산, 서울 대 포항의 격돌이다. 울산과 포항 두 팀 모두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라 놓칠 수 없는 한판이지만 원정경기라는 것이 부담이다.

老松의 신화는 계속된다

프로야구선수협회 초대회장을 기꺼이 맡으면서 맏형으로서 제 몫을 다하기도 한 송진우는 묵묵히 한눈 팔지 않고 야구 외길인생을 걷고 있어 후배들의 귀감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올해 부임한 한화 김인식 감독과는 동국대학교 시절 사제지간이다. 당시 감독과 선수로서 함께 여러 차례 우승컵에 입맞춤한 ‘추억’을 프로무대에서도 재현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토토

올 들어 어깨부상으로 인한 재활 공백 이후의 부진이 ‘세월의 무게인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지만, 17년 동안 보여준 성실한 자기관리 능력은 그의 ‘건재’를 믿게 한다. 우리나이로 불혹에 접어든 송진우 선수가 앞으로도 계속 ‘한국 야구의 소나무’로 남아 마운드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수 기자 jij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