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은 방광과 요도 사이에 위치해 정액 일부를 만들고 정낭과 함께 정액을 저장하는 생식 기관이다. 대부분 전립선암은 기관 내의 샘을 분비하는 샘세포에서 발생한다. 한웅규 연세암병원 비뇨기암센터 교수(비뇨의학과)는 “전립선암은 나이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70대가 42.8%로 가장 많이 발병하며, 이어 60대가 32.7%, 80대 이상 15.6% 순이다.
한웅규 연세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전립선암 환자의 증상과 치료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제공
다른 고형암에 비해 전립선암은 암의 증식속도가 비교적 느리며 초기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늦는 편이다. 대개의 환자는 암이 일정 정도 이상 커지고 주변의 장기와 조직으로 침범하며 생기는 배뇨장애로 병원을 찾는다. 암이 요도를 압박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잔뇨감과 빈뇨증세 그리고 소변에 피가 비치는 혈뇨를 호소한다.
혈뇨를 제외하면 장년층 이상 남성에게 흔히 보이는 전립선비대증과 증상이 유사해 구별이 쉽지 않다. 한 교수는 “전립선암이 더욱 진행되면 콩팥에서 방광으로 오줌이 내려오지 못하는 요관 폐쇄로 옆구리 통증 유발과 뼈 전이로 인해 골반과 척추에서도 통증이 생기게 된다”면서 “적어도 50세 이상부터는 정기적인 전립선 검사를 통해 이를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단법으로는 혈액 채취를 통한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 직장 수지 검사, 경직장(항문 속으로 시행) 초음파 검사, MRI 검사 등이 있다. 치료는 암 병기와 종양의 분화도 및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한다. 표준치료는 수술로서 암 발병 전립선과 주변 정낭과 정관 등을 절제한다. 요즘은 로봇수술기를 이용한 수술이 보편적인데, 로봇 수술기에 내장된 카메라로 수술 부위를 확대해 배뇨 및 성 기능 담당 미세 신경과 혈관 등 주변 조직의 손상 없이 암 부위만 정밀하게 절제할 수 있다.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된 전립선암 환자들은 수술보다는 호르몬 치료와 방사선 치료, 항암약물 치료를 받는다. 이중 호르몬 치료법은 전립선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체내 생성 남성 호르몬을 차단 또는 기능을 억제한다. 이때 호르몬 치료로 인한 안면 홍조와 발기 부전, 여성형 유방, 골다공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부 환자들은 지속되는 호르몬 치료로 암세포에 저항성이 생겨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호르몬 치료는 지속하면서 항암약물 치료를 추가한다. 뼈 전이로 인한 통증 감소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같이 받기도 한다.
전립선암은 고지방, 고열량 식단이 가져오는 비만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적정 체중 유지와 균형 잡힌 식단이 암 예방에 필수적이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전립선암의 위험도를 낮춘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 명확한 근거 연구가 없고 때론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어 의사와 상의 후 복용하는 게 좋다. 남미에서 자생하는 톱야자 열매를 가공해 추출한 ‘소팔메토’의 효능을 자랑하는 많은 광고에 실제 효능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한 교수는 “국제적인 의학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과 미국의학협회지(JAMA) 발표 논문을 통해 소팔메토의 전립선비대증 개선 효과가 없음이 이미 밝혀진 바 있다”고 지적했다. 광고상의 효능을 과신해 장기간 복용하는 바람에 합병증으로 증상이 악화한 사례가 있는 만큼 배뇨장애 증상이 있다면 전립선암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일반 배뇨질환인지를 정확히 감별해야 한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박효순 의료전문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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